2026년 새해를 맞아 많은 이들이 금연과 다이어트를 새해 목표로 내세우지만, 상당수는 몇 달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한다. 이는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비만과 흡연이 이미 ‘만성 질환’의 영역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실패를 자책하기보다, 의료진과 함께하는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취업포털 설문조사에 따르면 새해 결심을 한 사람 중 약 80%가 3개월 이내에 목표를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 통계에서도 전문가 도움 없이 혼자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4% 미만에 그친다. 다이어트 역시 미국 UCLA 연구팀의 메타분석 결과, 시도자의 약 95%가 요요 현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같은 수치는 다이어트와 금연이 단순한 생활습관 교정이 아닌, 의학적 관리가 필요한 질환임을 보여준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이유정 교수는 “다이어트 실패는 나태함이 아니라 우리 몸의 항상성(Homeostasis)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식사량을 급격히 줄이면 뇌는 생존 위기로 인식해 기초대사량을 낮추고 식욕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킨다. 이로 인해 무리한 절식은 요요 현상을 유발하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
병원 치료는 이러한 항상성을 거스르기보다 완만하게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혈액 검사와 체성분 분석을 통해 인슐린 저항성 등 비만의 의학적 원인을 파악하고, 개인 상태에 맞춰 식욕 억제제나 대사 촉진 약물을 처방해 체중 감량 부담을 줄인다. 최근 주목받는 GLP-1 계열 치료제 역시 의료진의 정밀한 용량 조절이 병행돼야 안전성과 효과를 확보할 수 있다.
금연 역시 의지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흡연은 니코틴이 뇌의 보상 회로를 지배하는 대표적인 중독 질환으로, 금연 시 뇌 신경회로 변화로 극심한 불안과 초조함이 나타난다. 이유정 교수는 “강한 의지로도 뇌가 보내는 화학적 신호를 혼자서 이겨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금연 클리닉에서는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하는 전문 의약품을 통해 흡연 욕구를 줄이고, 담배 맛을 느끼지 못하게 해 금단 증상을 완화한다. 여기에 식후, 스트레스 상황 등 흡연 유발 요인을 분석한 맞춤형 행동 요법을 병행해 성공률을 높인다. 재흡연이 발생하더라도 실패로 규정하지 않고 약물 조정과 상담을 통해 다시 금연 궤도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다이어트와 금연을 ‘단기 승부’로 접근하는 방식 자체가 실패를 부른다고 지적한다. 한 달에 수 kg을 빼거나 무조건 참는 방식은 신체 반발을 키워 우울증, 탈모, 체중 급증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진정한 성공은 목표 달성이 아닌, 그 상태가 일상으로 유지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026년의 건강 목표는 ‘속도’보다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초기에는 약물 치료로 변화를 시작하고, 중기에는 생활 습관 교정, 후기에는 유지 관리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이 핵심이다. 의료진은 이 과정에서 감량 속도와 약물 용량을 조절하며 환자가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유정 교수는 “건강에는 벼락치기가 없다”며 “혼자 버티는 싸움이 아니라, 전문가와 함께 가는 긴 여정으로 접근할 때 다이어트와 금연은 실패가 아닌 성공 경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