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관절 수술 후 발생하는 감염의 최대 난제로 꼽혀온 ‘바이오필름’ 문제를, 추가 수술 없이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항생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인공관절 감염에서, 병원에서 이미 사용 중인 두 가지 소독제를 병용하는 것만으로 세균막 제거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정형외과 박경순·이찬영 교수와 Wan Le 연구원으로 구성된 고관절팀은 인공관절 감염의 주요 원인균인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포비돈-요오드와 과산화수소를 함께 적용했을 때 단독 사용보다 세균 제거 및 바이오필름 파괴 효과가 현저히 향상됐다고 밝혔다.
인공관절 감염은 세균이 삽입물 표면에 바이오필름을 형성하면서 항생제 치료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 때문에 현재 임상에서는 수술 후 1개월 이내의 급성 감염을 제외하면, 감염된 인공관절을 제거하는 수술이 일차적으로 권고된다. 하지만 인공관절 제거 수술은 환자에게 신체적·정신적 부담이 크고, 회복 기간도 길어 이를 대체할 치료 전략에 대한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임상에서 이미 안전성과 활용 경험이 축적된 소독제에 주목했다. 실험 결과, 포비돈-요오드와 과산화수소를 병용할 경우 세균 생존율이 크게 감소하고, 인공삽입물 표면에 단단히 형성된 바이오필름 구조 역시 효과적으로 붕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경순 교수는 “인공관절 감염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매우 어려운 질환으로, 바이오필름이 형성되면 강력한 항생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연구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하지 않고도, 기존에 사용하던 소독제의 조합만으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 연구를 통해 임상 적용 가능성이 검증된다면, 인공관절을 제거하지 않고도 감염을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논문은 ‘포비돈-요오드와 과산화수소 병용은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개별 소독제보다 바이오필름 제거 효과를 향상시킨다(Povidone-Iodine and Hydrogen Peroxide Combination Improves the Anti-Biofilm Activity of the Individual Agents on Staphylococcus aureus)’라는 제목으로 분자·의생명과학 분야 국제 SCI(E)급 학술지인 국제 분자과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과학적 타당성과 임상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인정받아 최근 2025년 대한고관절학회 국제학술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