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저효율 구조에 갇혀 있던 제약바이오 산업에 AI가 도입되면서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 분야는 후보 물질 발굴부터 전임상·임상시험, 안전성 관리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데이터 처리와 반복적인 검증 과정이 필요해 고도화된 AI에 대한 수요가 높다. 여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동물실험 의무 폐지 정책 기조가 더해지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및 관련 핵심 역량을 지닌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반 신약개발 시장은 2024년 2억5000만 달러에서 2034년 28억 달러 규모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
제이앤피메디는 AI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 플랫폼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Maven Clinical Cloud)와 약물감시(PV) 솔루션 ‘메이븐 세이프티(Maven Safety)를 통해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리드하고 있다. 메이븐 클리니컬 클라우드는 데이터 수집, 입력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와 이상 패턴을 탐지하고, 연구자에게 실시간 수정 가이드를 제공한다. 또한, 임상 데이터를 자동으로 검토 및 정제해 CDISC(SDTM/ADaM) 등의 글로벌 임상 데이터 표준에 맞춰 변환함으로써 FDA, EMA, MFDS 등 주요 규제기관의 제출 요건을 충족하도록 지원한다.
메이븐 세이프티는 FDA 최신 규제 요건에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국제 표준 기반의 약물 이상반응 보고·안전성 데이터 관리 플랫폼이다. AS2 프로토콜은 데이터 암호화, 서명, 수신확인 등을 통해 안전한 데이터 교환을 보장하며, 제출 이력 추적과 변조 방지 기능을 통해 FDA 감사 등의 규제 대응에도 유리하다. 한편, 제이앤피메디의 AI 기술력과 잠재 성장성을 높이 평가한 네이버는 지난해 8월 전략적 투자를 결정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공동 추진하는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JW중외제약이 최근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로 발굴한 대사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연구가 '2025년도 제2차 국가신약개발사업-신약 R&D 생태계 구축 연구(후보물질)' 과제에 선정됐다. 제이웨이브를 활용해 구조 기반 모델 고도화와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함으로써 단기간에 유효물질(hit)을 최적화하고 새로운 기전의 선도물질을 확보했다. 기존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합해 구축한 제이웨이브는 약물 탐색부터 선도물질 최적화까지 신약후보물질 발굴 전주기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해당 플랫폼은 500여종의 세포주·오가노이드·질환 동물모델 유전체 정보와 4만여 합성 화합물 데이터 등 방대한 생물·화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모델 20여종을 적용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2025년도 K-AI 신약개발 전임상·임상 모델개발 사업’ 신규 과제에 참여하는 공동 연구기관으로 지정됐다. 이번 국책과제는 임상 데이터를 전임상 단계로 환류시키는 ‘역이행 연구 설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역이행 연구는 임상 시험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전임상 단계로 환류시켜 신약개발의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접근을 말한다. 과제 수행은 병원·제약사·학계가 협력하는 다기관 공동연구 형태로 진행되며 한미약품은 삼성서울병원이 주관하는 ‘역이행 연구 설계 AI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한다. 한미약품은 항암제·대사질환 등 다년간 축적한 연구 데이터를 제공하고, 세포 기반 실험·동물모델 분석·오믹스(유전체·단백질 등) 데이터 등 신약개발 기반 역량을 활용해 새로운 멀티모달 데이터를 생산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