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 검사의 모든것...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사용범위 넓어

  • 등록 2022.01.03 09: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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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과,안과서도 사용
PCR 기술 앞에선 완전범죄 없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와 더불어 코로나19 종식이 더욱더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향후 1~2년 동안 코로나19가 팬데믹에서 주기적 감염병을 뜻하는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을 전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모두에게 익숙한 PCR 검사는 코로나19를 진단 및 추적하는데 쓰이는 표준 검사이나, 정확히 PCR 검사가 왜 그렇게 효과적인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검사를 받아본 대다수의 사람들도 그저 코로나 음성과 양성을 식별할 수 있는 검사로만 알고 있을 뿐이다. 

기본적으로 PCR 검사는 인공적으로 유전자를 증폭하는 일종의 분자 진단 검사이다. 공식 명칭은 중합 효소 연쇄 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이며 유전자 증폭 기술이라고도 한다. 아주 적은 양의 DNA를 단시간 내에 수천 배로 증폭시켜 유전자 분석을 가능케 하는 검사 방법이다. 

PCR을 통한 유전자 증폭 과정은 총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단계는 변성(Denaturation) 단계로 본래 이중나선으로 된 DNA를 단일 가닥으로 분리하는 과정을 말한다. 유전자를 복제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DNA가 한 가닥이어야 한다. 다음 단계는 결합(annealing) 단계로 단일 가닥 DNA를 다시 두 가닥으로 만드는 단계이다. 이 과정에서 복사를 시작할 위치를 정해주는 프라이머가 각 DNA 끝에 붙어 이중 가닥 DNA로 만든다. 마지막 신장(Elongation) 단계에선 중합 효소(Polymerase)에 의해 DNA 합성이 진행된다. 이렇게 한 사이클을 거치면 DNA의 양은 2배, 4배, 8배씩 2의 n승 개로 늘어나며 이중 가닥 DNA가 생성된다. 유전자 분석을 위해선 일정 양 이상의 DNA가 필요하지만 DNA 전체를 증폭하기에는 그 크기가 너무 크고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PCR을 통해 원하는 DNA의 특정 부위만을 증폭시킴으로써 유전자를 더욱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증폭을 통해 병원균이 감지되면 진단하려는 질병이 있음을 의미하며 만약 프라이머가 이중 가닥으로 증폭하지 않는다면 검사 결과는 음성을 뜻한다.


PCR 검사의 활용도는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현재 코로나 검사뿐 아니라 유전물질을 조작하여 실험하는 거의 모든 생명공학 분야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나아가 감염성, 유전 질환 진단 그리고 범인 식별과 같은 법의학 분야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비뇨기과에서 특히 익숙한 PCR검사
감염성 질환진단의 대표적인 예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코로나19 진단검사인 Real-time RT-PCR이다. RT-PCR은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원인인 SARS-CoV-2에서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유전자를 검출해 감염 여부를 신속히 진단할 수 있다. 코로나19 전후에도 PCR 검사는 비뇨기과에 가면 쉽게 접할 수 있는 검사이다. 매독, 임질과 같은 성병 감염이 의심될 경우 STD(Sexually Transmitted Disease)-PCR이란 성인성 질환 유전자 검사를 통해 성병원인균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성병뿐 아니라 전립선염 같은 질환도 소변이나 질 분비물을 이용하여 PCR 검사 진단이 가능하다. 특히 전립선염은 남성 비뇨생식기질환의 25%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성인 남성의 일생 중 50%가 전립선염 증후군을 경험한다고 하니 남성들에게 PCR 검사는 이미 익숙한 검사라 할 수 있다.

PCR로 지키는 소중한 눈 
PCR 검사는 유전적 질환 진단에도 활용된다. 신생아 같은 경우 선천성 기형, 대사증후군, 발달지연 등이 의심되면 검사할 수 있으며 성인의 암과 감염의 진단에도 쓰인다. 안과 질환에도 쓰이는데 한 가지 예시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들 수 있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각막 혼탁과 관계된 유전성 질환으로 손상된 각막에 단백질이 침착되어 시력이 저하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유전적 질환인 만큼 증상이 나타나기까진 환자 스스로 질환 여부를 알기는 어렵다. 만약 이 질환 여부를 모른 채 라식이나 라섹과 같은 시력교정술을 받는다면 시력이 심각하게 손상되거나 잃을 수 있다. 따라서 각막이상증 유전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PCR 검사는 시력교정술을 받기 전 누구에게나 필수다. 이러한 PCR 검사는 흔히 아벨리노 검사라고도 불리며 유전자 질환 분석진〮단 전문 기업인 아벨리노에 의해 세계 최초 개발 및 상용화되었다. 우리나라 안과에서는 각막 유전자 검사의 절반 이상이 이 아벨리노 검사를 사용하며 공식 명칭은 유니버셜 테스트(Universal test)이다. 아벨리노는 PCR 검사를 기반으로 한 안과 유전자 질환 진단 역량을 바탕으로 2020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로부터 긴급사용승인(EUA)을 받고 CLIA 인증을 받은 실험실에서 코로나19 진단 테스트(AvellinoCov2)도 개발한 바 있다. CLIA(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 인증이란 질병의 진단, 예방, 치료를 목적으로 한 검사기관에 대한 정확도와 신뢰성을 부여한다. 

PCR 기술 앞에선 완전범죄란 없다
법의학 분야에서 활용되는 PCR 검사도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으로 범죄 과학수사에서 범인 검거를 위해 쓰이는 DNA 수사기법을 들 수 있다. 범죄 현장에선 DNA 분석을 통한 증거물 확보가 사건의 열쇠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극미량의 DNA만으로 용의자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PCR 검사의 활용도는 굉장히 높다. PCR 검사는 장기 미제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과거엔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미량의 DNA를 분석할 수 없어 해결되지 못했던 미제사건들이 최근 들어 수사를 재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1980년대 대한민국을 수년간 공포에 떨게 했던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이 33년 만에 밝혀질 수 있었던 이유도 PCR 검사 덕분이었다. 29년 전 피해자 속옷에 진범의 땀이 묻었고, 그 안에 섞여 있던 미량의 DNA를 분석해 진범의 신원을 파악했다고 한다. 이러한 PCR 기술 기반으로 분석 가능한 DNA 정확도 또한 99.9%에 가까워 더 이상의 완전 범죄는 없다고 볼 수 있겠다.
노재영 기자 imph7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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