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위험한 출산

  • No : 2716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6-06-28 12:06:34

문종의 왕비인 현덕왕후는 세자빈 시절 단종을 낳은 바로 다음 날 별다른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출산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23세 4개월 때이다. 한명회의 셋째 딸로 예종의 왕비인 장순왕후는 세자빈 시절 인성대군을 낳은 뒤 닷새 만에 산후병으로 요절했다. 16세 10개월 때이다. 이때 아버지가 된 예종의 나이는 11세 11개월이었다. 중종의 제1계비인 장경왕후는 아들(인종)을 낳고 엿새 만에 역시 산후병으로 별세했다. 23세 7개월 때이다.

  

인조의 왕비 인렬왕후는 결혼생활 25년을 통해 6남 1녀를 낳았다. 왕후는 41세 5개월 때 마지막 출산을 하고 나흘 뒤 세상을 떠났다. 소생 중 소현세자는 33세, 효종은 40세, 인평대군은 36세까지 살았다. 30세에 낳은 용성대군은 5세 때 죽었고, 그 뒤로 출산한 2남 1녀는 3개월도 살지 못했다. 근대 이전, 출산연령과 자녀 수명의 상관관계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출산과 관련된 사망을 모성사망이라고 하며, 모성사망비는 출생아 10만 명당 사망하는 산모 수이다. 요즈음 한국의 모성사망비는 11명이며, 다른 선진국들도 대체로 10명 내외이다. 하지만 소말리아 등 일부 국가는 지금도 1,000명이나 된다. 근대 이전의 관련 자료가 비교적 충실하게 남아 있는 스웨덴의 경우, 1700년대 모성사망비는 오늘날의 소말리아와 비슷했다. 


-출산, 기쁨과 축복이 되지 못하고 


조선 왕비 46명 중 출산과 관련해서 4명이 사망했다. 즉 왕비들의 사망원인 가운데 출산후유증이 9%이다. 행장류 자료를 이용한 김두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조선시대 양반여성 193명 중 출산과 관련한 사망자는 25명으로 13%에 이른다. 이것만으로 보면 왕비들의 모성사망은 양반여성들보다는 조금 낮다.

  

모성사망을 조금 더 검토해보자. 왕비 46명이 출산한 자녀는 모두 109명이며, 이 출산 때문에 4명이 사망했다. 행장류 자료의 양반여성들은 모두 838명을 출산했고, 모성사망은 25명이다. 출생아 10만 명당으로 나타내면 왕비는 3,670명으로 양반여성 2,983명보다 더 높다.

  

왕비와 양반여성들의 자료를 종합하면, 조선시대 최상위 계층 여성들의 10% 내외가 출산 때문에 사망했고, 출생아 10만 명당으로 나타내면 3,000명가량이다. 요컨대 출산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성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문제였다.

  

왕비들이 낳은 자녀 109명 중 수명을 알 수 있는 사람은 모두 104명이다. 여기에서 피살당한 8명을 제외한 96명의 수명 평균은 27세이다. 왕자는 28세, 공주는 26세이다. 왕의 수명 평균 45세, 왕비 51세에 비해 각각 17세, 25세나 짧다. 15세를 넘긴 왕자들은 평균 41세, 공주들은 42세로 아버지, 어머니와의 차이가 각각 4세와 9세로 크게 줄어든다. 사실 왕과 왕비의 수명은 전근대 시절치고는 대단히 긴 편이다. 같은 시기 중국과 유럽 왕가와 비교해도 길면 길지 짧지 않다. 왕과 왕비가 윤택한 생활을 하고 보살핌을 잘 받은 덕분이기도 하지만, 더욱 중요한 이유는 이들 모두 사망률이 극히 높았던 영유아기를 넘긴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15세를 넘겨 생존한 경우는 왕자 67%, 공주 58%이다. 행장류 자료로 연구한 결과는 남녀 모두 50%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듯이 왕비 소생들이 양반여성의 자녀들보다 생존력이 높았다. 두 자료를 종합해볼 때 조선시대 사람들의 15세 생존율은 50%를 넘지 못했고, 평균수명은 27세 이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민중들의 건강 수준이 왕자, 공주나 양반 자녀들보다 나았을 리 없기 때문이다. 


-요절했기에 험한 일 당하지 않은 왕비들  
 
 ‘자식을 앞세우는 일’보다 더 큰 비극은 없다고들 한다. 자녀를 낳은 왕비 28명 중에서 25명은 자기 눈으로 자식의 죽음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러한 불행을 당하지 않은 왕비는 신덕왕후(태조 비, 1356~1396), 장순왕후(예종 비), 장경왕후(중종 비) 등 3명뿐이다. 신덕왕후도 명이 그리 길지 않았지만, 장순왕후와 장경왕후는 앞에서 보았듯이 각각 16살, 23살 때 출산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 험한 꼴을 보지 않았을 뿐이다. 태어난 지 닷새 만에 어머니를 잃었던 인성대군은 2년 뒤에 어머니 장순왕후를 뒤따라갔다.

  

폐비 신씨(연산 비)는 7자녀 모두, 순원왕후(순조 비)는 5자녀 모두, 정희왕후(세조 비)와 소혜왕후(덕종 비)는 3자녀 모두를 앞세웠다. 고종의 왕비 명성왕후는 다섯 중 넷을 첫돌이 되기 전에 땅에 묻었다. 자녀를 가장 많이 두어 다복했다는 소헌왕후(세종 비)도 셋을 자신의 손으로 장사지냈다.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온다.

  

조선시대 3대 여성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허난설헌(1563~1589)은 스물도 채 안 된 나이에 어린 딸과 아들을 연이어 잃었다. 두 아이 모두 돌이나 되었을까 말까 했을 때이다. 그리고 몇 해 뒤 26세의 나이로 아기들이 먼저 간 길을 좇아갔다. 일반 민중들의 사정은 어땠을까? 황 상 익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다산연구소 제공


네티즌 의견 0

0/300자

의료기기ㆍ식품ㆍ화장품

더보기
종근당건강, 체지방 감소 다이어트 유산균 ‘지엘핏 다이어트’ 출시 종근당건강(대표 김호곤)은 체지방 감소 기능성 다이어트 유산균 ‘지엘핏 다이어트’를 6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지엘핏 다이어트는 종근당건강이 다이어트 전문병원 365MC와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으로 체지방 감소와 장건강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듀얼 케어 유산균이다. 체지방 관리에 도움을 주는 락토바실러스 복합물과 장건강을 위한 핵심 균주인 B.lomgum NBM7-1을 함유하고 있으며,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체지방률 및 체지방량 모두 유의적으로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제품에 함유된 락토바실러스 복합물(HY7601+KY1032)은 체중, 체질량지수, 복부피하 지방면적, 총 복부지방 면적, 체지방률, 체지방량 등 체지방 개선을 평가하는 지표에서 국내 개별인정형 유산균 중 가장 많은 10개 항목을 인정받았다. B.lomgum NBM7-1는 유산균 최초이자 유일하게 배합된 균주로 종근당바이오가 자체 개발하여 특허를 획득하며 우수성을 입증 받았다. 특히 이 제품은 유산균이 위산에 의해 분해되는 것을 막고 장까지 안전하게 도달하도록 장용성 캡슐 제형으로 구성됐으며, 제품 포장에 습기차단 캡과 알루미늄 용기를 적용하여 실온에서도 보장균수가 유지되는 것이 특징이다. 종근

제약ㆍ약사

더보기
동아쏘시오홀딩스, 그룹 임직원 가족 초청 에버랜드 나들이 동아쏘시오홀딩스(대표이사 사장 정재훈)는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동아쏘시오그룹 임직원과 가족을 용인 에버랜드에 초청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구성원의 행복한 몰입을 바탕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및 가족 친화 경영 실천, 임직원과 자녀 등 가족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했다. 3일 오전부터 임직원과 가족 등 800여명은 에버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타고 사파리를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울러 동아쏘시오그룹 임직원 대상 경상북도 상주에서 즐기는 힐링캠프 ‘:D FAMILY CAMPING FESTIVAL(디 패밀리 캠핑 페스티벌)’을 5월 4일부터 6일까지 2박 3일간 실시한다. 참여한 임직원과 가족들에게 웰컴 기프트 및 어린이날 선물을 전달하고, 굿모닝 보물찾기, 버블매직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소중한 추억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동아쏘시오그룹은 연간 휴무 및 패밀리데이 일정이 담긴 연간 휴무일을 미리 공지하여 직원들이 휴가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도록 한다. 또 여름, 연말 휴가 기간 직원과 가족들의 휴식 공간과 재충전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리조트 추첨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22년 가족친화 우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