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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단체

아무 증상 없는 빈혈, 치료해야 하나요?

피 검사 후 빈혈이라는 결과를 받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만성적인 빈혈의 경우 뇌심혈관질환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이에 따라 사망위험 또한 높아진다. 빈혈로 판정되면 꾸준하게 철분제를 복용해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쁘게 직장생활을 하는 30대 초반의 여성이 건강검진 결과지를 들고 상담하러 왔다. 이 여성의 피 검사상 헤모글로빈 수치는 9g/dL였으며, 혈액 내 페리틴 수치는 1ng/mL로 매우 떨어져 있었다. 철 결핍성 빈혈이므로 철분제를 복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더니 질문을 던진다. “약간 창백한 것 외에 불편한 증상이 없는데, 굳이 소화장애가 생길 수 있는 철분제를 먹어야 하나요?”

<열 명 중 한 명은 빈혈>
빈혈은 적혈구를 통해 온몸에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생기는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WHO)는 남자 성인의 경우 혈색소 농도가 13g/dL, 여자 성인의 경우 12g/dL, 임산부는 11g/dL미만인 경우를 빈혈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만 10세 이상 인구의 빈혈 유병률은 11.6%이며, 20~30대 여성의 경우에도 열 명 중 한 명은 빈혈을 가지고 있다.

젊은 여성에서는 철 결핍성 빈혈이 가장 흔하다. 철분은 적혈구 내의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으로, 철분이 부족해지면 적혈구 생산이 줄어들고, 폐에서 산소가 결합할 헤모글로빈이 부족하기 때문에 산소가 각 조직으로 충분히 공급되지 못한다. 

월경량이 많은 여성의 경우 반복적인 출혈로 인해 체내의 철분이 과하게 손실되어 철결핍성 빈혈이 잘 나타날 수 있다. 또 임신 중인 여성은 태아와 태반 형성에 철분이 필요하며, 출산 과정에서 출혈로 인해 철분 필요량이 전보다 늘어나는데 만약 임신·출산 기간 중에 철분제 보충을 적절히 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철 결핍성 빈혈을 갖게 된다.

<빈혈과 뇌심혈관질환의 상관관계>
만성적으로 빈혈에 적응된 환자들은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약간 창백한 피부를 더 선호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러한 20~30대 여성에서 철 결핍성 빈혈을 치료하지 않으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건강검진 빅데이터를 활용해 뇌심혈관질환이 없는 우리나라 20세부터 39세까지의 젊은 여성 80만 명을 대상으로 헤모글로빈이 12.0g/dL 미만인 경우 빈혈, 12~13.9g/dL인 경우 정상 범위, 14.0g/dL 이상인 경우 헤모글로빈이 높은 군으로 구분해 10년 후 뇌심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헤모글로빈 농도가 정상범위를 벗어나 빈혈을 가진 20~30대 젊은 여성의 경우, 10년 뒤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뇌혈관질환 및 총 사망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헤모글로빈의 2년간 변화와 심혈관질환 및 총 사망위험의 관계를 확인한 결과, 빈혈인 여성이 2년 후 정상범위 헤모글로빈 농도로 개선되었을 때 2년 후 총 사망위험이 20%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철분제 복용의 중요성>
보통 건강한 젊은 여성의 경우 빈혈이라 하더라도 철분제 복용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복용을 거르는 경우가 많아 빈혈의 개선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기저질환이 없는 젊은 여성의 빈혈도 개선이 되면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뇌혈관질환 및 총 사망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30대에서의 정기적인 헤모글로빈 선별검사가 의미 있으며, 철 결핍성 빈혈으로 진단된다면 철분제의 꾸준한 복용이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철 결핍성 빈혈의 경우 철분약제를 복용하면 1~2개월 이내에 정상수치로 회복되지만, 이후에도 철분제를 적어도 4~6개월간 복용해야 충분한 철분이 몸에 저장되어 적혈구의 생성이 원활해지며, 향후 빈혈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특별한 증상없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빈혈이 발견되면 의사와 상담하여 원인을 찾고, 필요한 경우에는 철분제를 복용해 정상 헤모글로빈 수치를 회복하는 것이 심뇌혈관 건강뿐 아니라 사망률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

 (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2023년 5월호/ 글 :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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