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3 (월)

  • 구름많음동두천 18.7℃
  • 맑음강릉 14.0℃
  • 맑음서울 19.6℃
  • 맑음대전 19.7℃
  • 맑음대구 18.1℃
  • 맑음울산 15.0℃
  • 맑음광주 20.9℃
  • 맑음부산 17.2℃
  • 맑음고창 16.2℃
  • 맑음제주 16.5℃
  • 맑음강화 15.5℃
  • 맑음보은 19.0℃
  • 맑음금산 19.2℃
  • 맑음강진군 19.7℃
  • 맑음경주시 15.1℃
  • 맑음거제 15.9℃
기상청 제공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자서전/08/ ‘약국거리’와 자전거 부대

현금을 주고 약을 사다보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할 수 있었고, 이것은 결국 약품의 단가를 낮추어도 적정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가격 뿐 아니라 품목이나 물량에 있어서도, 외상 거래를 하는 다른 약국들보다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었다.

차츰 대형 도매약국으로서의 기반을 잡아가던 1958년 2월, 때마침 동생 김경호(金暻浩)가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였고, 졸업과 동시에 보령약국의 새 식구가 되었다.

특히 내 자신이 약사출신이 아니라는 한계를 갖고 있었던 터라, 동생의 가세는 약국의 입장에서나 내 개인의 입장에서나 또 다른 의미와 힘이 되는 일이었다.

한편 당시 제약업계에서는 신약(新藥)생산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였는데, 1955년 5,300만원에 불과했던 전체 신약 생산총액은 1956년에 1억원, 1957년에 1억3,000여만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1958년에는 미국 국제협력기금(ICA)의 원조 자금이 유입되면서 의약품 국산화 선풍이 일기 시작했으며, 보건사회부도 이에 힘입어 완제의약품의 국산화 대체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국산의약품 보호정책에 적극성을 보였다.

이러한 업계의 변화는 약국 경영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다. 그 가장 대표적인 것이 주로 완제 수입의약품을 취급하던 대형 도매상들의 퇴조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도매상들의 부도나 파산 소식이 들려온 것이 바로 이 때였다.
이렇게 되자 제약회사들이 자기 회사의 생산제품을 국내에 소비시키기 위해 도매상 위주였던 그 동안의 영업정책을 수정, 소매약국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제약회사들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대규모 거래에 있어서 유리한 파트너가 도매상들이긴 했지만, 도매상들이 자신들의 판매에 유리한 품목을 우선하기 때문에 기타 수많은 생산품목들은 외면당하는 게 보통이었다.
따라서 생산품목 전반에 걸쳐 영업을 해야 하는 제약회사들로서는 비록 소규모 거래라 하더라도 점차 소매약국과의 거래 형태를 개선해 가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더욱이 도매상들이 연일 예기치 않은 부도 사태를 맞고 있는 형편이었으므로 약품을 공급하는 제약회사 측에서는 도매상과의 거래 자체가 그만큼 위험스럽게 여겨지게 되었다.
이 같은 업계의 동향이 일단 내게는 좋은 기회로 여겨졌다. 소매약국에 대한 제약회사들의 판매 강화정책을 잘만 활용한다면, 보령약국의 입지 구축은 물론 장차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판로 개척을 위한 제약회사들의 접근이 활발해지기 시작할 무렵, 나는 이에 때맞추어 약국 경영을 보다 합리적으로 바꾸는 데 주력하였다. 그 중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한 것이 제약회사들과의 현금거래였다.
당시 많은 소매약국들은 외상으로 약품을 구입하여 이를 판매한 다음 그 수입금으로 결재를 하는 영업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업계 전체적으로 보편화되어 있던 이 외상 거래방식은 현금회전율이 낮은 단점이 있지만 약국의 입장에서는 자금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내가 처음부터 현금 거래를 택한 것은 현금결재를 통해 제약회사로부터 보장받을 수 있는 일종의 특혜에 눈을 돌렸기 때문이었다.
현금을 주고 약을 사다보면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할 수 있었고, 이것은 결국 약품의 단가를 낮추어도 적정 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계산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다. 가격 뿐 아니라 품목이나 물량에 있어서도, 외상 거래를 하는 다른 약국들보다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었다.

내 생각은 적중했다. 재래적인 관행을 과감히 깨뜨리자마자 대량 구매와 판매가 가능해졌고, 현금회전율도 그만큼 높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예전과 달리 보다 융통성 있게 약품 단가를 책정하여 적당한 이윤을 붙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물론 보령약국의 이런 영업방식에 대해 반발과 질시를 보내는 업자들도 없지는 않았다. 이른바 ‘덤핑’판매에 대한 의혹이었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내가 손해를 보고 장사를 하고 있지 않은 이상 덤핑 판매를 하고 있다거나 업계의 질서를 흐린다거나 하는 오해는 곧 해소될 거라고 믿었으며, 내 영업 방식이 당시 소매약국이 취할 수 있는 최선의 경쟁력 확보 방안이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주위 약국들이나 업계의 오해는 얼마 되지 않아 불식되었고, 오히려 우리와 같은 영업방식으로 전환하는 약국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 보령약국 뿐 아니라 많은 소매약국들의 영업활동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하였다.

그 이전까지 도매상들의 영향력에 눌려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한데다 품목이나 물량, 자금 면에서 명백한 한계에 머물러 있었던 소매약국들이 대형화 및 합리화의 틀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현재 종로5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약국거리’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였다.

한편 당시 보령약국 성장에 결정적으로 공헌한 또 다른 요인은 이른바 ‘자전거부대’로 불리던 중간도매상들이었다. 이들이 약품의 운반수단으로 이용하던 것이 주로 자전거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이들 중간도매상들은 약국에서 필요로 하는 물품들이라면 언제 어느 때고 신속하게 조달해 주는 역할을 했다. 특히 초창기부터 ‘없는 약품이 없는 약국’을 만들고자 구색 맞추기에 중점을 두었던 나로서는 이들의 도움이 절대적 이었다. 약국 개업 초기에 손님이 찾는 약품을 구하려고 직접 자전거를 몰고 다니며 서울 시내를 누비던 내 역할을 바로 이들이 대신해주었던 것이다.

아침 일찍 문을 열자마자 우리 보령약국 주변은 이들 자전거부대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이들로서도 제약회사에서 약을 사다가 변두리 약국에 파는 것보다 언제나 현금으로 약을 구입해주는 보령약국과의 거래가 더 많은 이윤을 보장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나는 짐자전거 뒷자리에다 대나무로 엮은 상자나 빈 약품 박스를 싣고 힘차게 페달을 밟던 자전거 부대를 잊을 수 없다. 물론 그들을 두고 기업인으로서의 사명감이나 국민건강에 기여한 공로 같은 것을 운운하는 것은 지나친 얘기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에게는 어떤 언덕이라도 오를 수 있는 열정이 있었고, 그 열정이 어떤 형태로든 지금 우리 제약업계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들 자전거 부대 중에 지금 약업계의 중진으로 성장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그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지 않은가.아직도 내 귓전에는 약품을 구입해오던 그들의 힘찬 페달 밟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배너
배너

배너

행정

더보기
심평원, ‘보건의료빅데이터‧AI 활용 창업경진대회’ 수상팀과 「KIMES 2026」 참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 이하 심평원)은 지난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41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에 참여해 ‘보건의료빅데이터‧AI 활용 창업경진대회’ 수상기업들을 위한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주요사업 홍보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이번 전시회에서 별도의 부스를 마련해 2024∼2025년 창업경진대회 수상기업들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소개했으며, 이를 통해 참관객과 구매자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었다. ‘25년도 창업경진대회 우수팀 ’케어마인더‘는 병실 내 입원 환자의 음성 요청사항을 인공지능(AI)이 분석하여 간호사에게 업무를 자동 분장해주는 ’AI RAG 스마트베드‘를 선보였다. ’24년도 창업경진대회 최우수팀 ‘마고’는 녹음된 음성 답변을 통해 사용자의 감정과 우울감을 파악하고 맞춤형 건강 및 생활 권고를 제공하는 ‘음성 AI기반 모바일 정신건강 관리 플랫폼’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아울러, 심평원은 그간의 창업경진대회 수상기업을 대상으로 홍보부스 제공뿐 아니라 창업 컨설팅, 투자유치 기회 제공 및 보건의료빅데이터 제공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후속 지원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심평원은 주요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의료·병원

더보기
한쪽 눈떨림 얼굴 전체로 확산ⵈ 놓치기 쉬운 신경질환 ‘반측성 안면경련’ 눈이 계속 떨리면 대부분 ‘피곤해서 그렇다’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쪽 눈떨림이 반복되고 점차 얼굴 한쪽으로 퍼진다면 피로에 의한 단순한 눈떨림이 아니라 신경에 이상이 생긴 ‘반측성 안면경련’일 가능성이 있다. 반측성 안면경련은 한쪽 얼굴 근육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수축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눈 주위가 떨리는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볼, 입꼬리, 목덜미 등 한쪽 얼굴 전체로 경련이 확대될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외과 정문영 교수는 “반측성 안면경련은 단순 근육 문제라기보다 신경과 혈관이 서로 접촉하면서 발생하는 ‘신경혈관 압박 질환’이다. 뇌간에서 나오는 안면신경이 주변 혈관에 의해 지속적으로 자극받으면 신경이 과도하게 흥분해 얼굴 경련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물게 종양이나 혈관 기형이 신경을 압박해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구안와사와 같은 안면신경마비 후유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중년 이후 여성에서 호발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 환자 약 2만 명… 동양에서 더 흔해반측성 안면경련은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많은 환자가 겪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10만 명당 약 10명 정도 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