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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보령제약 그룹 회장 자서전/50/상(賞)을 받는 일과 공존공영의 정신

지난 세월 동안 보령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그러한 공존공영의 정신이 밑거름되었음은 물론이다. 묵묵히 땀 흘려 일해 온 직원들의 노력과 의약계 모든 분들의 격려와 성원이 보령을 만든 힘이었음을 생각하면 나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상을 받는 일은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더구나 그것이 자신이 추구하는 영역과 목표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럴 경우 상은 자신의 맡은 바 책임과 의무에 더욱 큰 소명감을 가지게 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까닭이다.


나 또한 지난 세월동안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상을 받은 기억이 있다. 그 때마다 약업인이자 경영인으로서, 또 이 나라와 우리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어깨가 무거워지는 경험을 했다. 따라서 ‘나에게 있어 수상(受賞)이나 수훈(受勳)은 항상 그 정도밖에 못하느냐’는 채찍질이자 ‘보다 값진 일을 해내야 한다’는 숙제였다.


우선 가장 기억에 남는 상은 19983년 3월에 받았던 ‘약(藥)의 상’이었다. 약업신문사(藥業新聞社)가 주관하는 이 상은 매년 약업계에 지대한 공적을 남긴 인사를 선정하여 수여하는 것으로서, 국내 약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부족하기 이를데 없는 나에게는 분명 벅찬 상이었지만 창립 20주년을 눈앞에 두고 나름대로 제약인으로서의 자세를 거듭 확인하고 종업원들의 복지후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던 나에게는 퍽 고무적인 격려를 준 상이었다.

김승호 회장이 1985년 보건의 날에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고 있다.


1984년에는 수출과 관련한 상을 연이어 수상한 해로 기억에 남는다. 당시 어려운 국내 경제 여건 속에서 완제 의약품을 수출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체 정비가 잘 되지도 않은 형국에서 국제무역환경의 어려운 조건을 극복하기란 경험이 많은 대기업들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여건 속에서도 우리는 겔포스를 비롯하여 인삼 제품과 앰피실린 등을 꾸준히 선적하는 등 험난한 수출 장벽을 뚫고 보령의 완제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었다.
특히 겔포스는 대만 수출에 이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홍콩 등지로 계속 수출되어 국산 완제품 수출 부문에서 가장 큰 액수의 실적을 올렸다.


이렇듯 해외시장개척과 수출의약품의 다변화 노력을 인정한 정부는 1984년 1월에 보건사회부 수출 유공자 표창을 수여했다. 또 같은 해 11월 수출의 날 기념식에서는 겔포스의 수출 공적을 인정, 수출 100만불 탑을 수여했다.


수출에 관한한 우리의 최대 효자 상품은 역시 겔포스였다. 겔포스는 완제의약품 수출에 있어서 단연 독보적인 존재로서,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지 2년만인 1986년 전체 수출액 250만 달러를 돌파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250만 달러의 수출실적은 당초 목표보다 70만 달러를 초과달성한 것으로서, 1984년의 연이은 수출관련 수상이 우리에게는 적지 않은 동기부여가 되었던 셈이다.


이 때 250만 달러 중에서 독일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 수출한 항생제와 원료가 차지하는 금액이 100만 달러에 달해 당시 주로 원료를 수출하던 국내 의약품업계에 ‘완제의약품을 통한 국제경쟁’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주었다.
이듬해인 1985년 4월 제 13회 보건의 날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비록 내가 개인 자격으로 훈장을 목에 걸고는 있었지만, 나는 모든 약업인들과 보령가족을 대신해서 그 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1986년 12월에는 프랑스정부로부터 국가훈장 은장(銀章)을 받았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이 한불 수교 100주년 기념심포지엄 첫날에 수여한 이 훈장은 그동안 양국간 의약품 산업의 호혜적 발전과 공동개발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한 것으로서, 국내에서 이 훈장을 받은 경우는 내가 처음이었다. 따라서 이 상 역시 내가 개인적으로 받은 것이라기보다는 모든 의약인을 대신해서 수훈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김승호 회장이 1986년 한불수교 100주년을 맞아 프랑스정부로부터 국가훈장 은장(銀章)을 받았다.


나는 국민훈장과 프랑스 훈장을 받는 자리에서 “공존공영(共存共榮)이야말로 나 자신과 보령제약의 철학이었다”고 말했다. 보령의 현재를 있게 한 힘이 바로 ’더불어 살고자 하는’ 정신에서 비롯되었음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다.


과거란 미래를 전제로 한 것일 때만 그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성공은 성공대로, 실패는 실패대로, 지난 과거는 미래를 위한 시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성실, 인내, 노력이라는 사훈(社訓)을 내걸고 나름대로 회사 경영에 힘써 왔지만,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바로 공존공영의 정신이 그것이다.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기업은 사회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더구나 보령이 국민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제약업체이고 보면 그 당위성은 더욱 커지는 것이다.


그러나 공존공영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진정한 공존과 공영을 위해서는 사랑과 관용의 마음이 앞서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직원을 내 가족같이, 직원은 회사를 내 집같이 아끼고 사랑할 때 비로소 기업의 성장이 가능한 것이며, 그 바탕 위에서만이 사회에 대한 책임과 의무도 가능한 것이다.


지난 세월 동안 보령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그러한 공존공영의 정신이 밑거름되었음은 물론이다. 묵묵히 땀 흘려 일해 온 직원들의 노력과 의약계 모든 분들의 격려와 성원이 보령을 만든 힘이었음을 생각하면 나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따라서 내가 받은 여러 상은 바로 그 공존공영의 정신 아래 있었던 모든 분들을 대신하여 수상한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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