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소변 변화나 눈·다리 부종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나 일시적 증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신장에서 혈액을 여과하는 핵심 구조인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사구체신염일 수 있으며,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사구체는 신장에서 혈액을 걸러내는 기본 단위로, 한쪽 신장에 약 100만 개씩 양쪽을 합쳐 약 200만 개가 존재한다. 사구체신염은 면역 기능 이상 등으로 사구체에 염증 반응이 발생해 혈뇨, 단백뇨, 부종, 신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군을 통칭한다.
원인은 대부분 면역학적 기전에 의해 발생하며, 대사 장애, 혈류 이상, 독성 물질, 감염, 유전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질환의 형태와 경과도 원인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음상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사구체신염은 하나의 질환이라기보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군”이라며 “같은 사구체신염이라도 원인과 형태에 따라 치료 방법과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감기나 상기도 감염 후 혈뇨가 반복되는 ‘IgA 신증’이 있으며, 하루 3g 이상의 심한 단백뇨와 전신 부종이 동반되는 경우는 ‘신증후군’으로 분류된다. 소아나 젊은 성인에게서는 연쇄상구균 감염 이후 혈뇨와 부종, 고혈압이 나타나는 ‘급성 감염 후 사구체신염’이 흔하다. 이 밖에도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 급격히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급속 진행형 사구체신염이나, 증상 없이 소변 검사에서만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진단은 소변 검사와 혈액 검사를 기본으로 하며, 필요 시 신장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특히 성인에서 단백뇨가 지속되거나 원인 없이 신기능이 빠르게 악화하는 경우 조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내린다. 음 교수는 “신장 조직 검사는 원인을 규명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시행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예후를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지며, 단백뇨 감소와 신기능 보존을 목표로 한다. 필요에 따라 스테로이드 등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고, 고혈압이 동반되면 혈압 조절이 필수적이다.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는 단백뇨를 줄이고 신기능 악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부종이 심한 경우 저염식과 이뇨제를 병행하며, 환자에게는 저단백·저염식이 권장된다.
사구체신염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신부전으로 진행해 회복이 어려워지고, 심한 경우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등 신대체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음 교수는 “진통제 복용이나 민간요법을 임의로 시행해서는 안 된다”며 “소변 이상이나 부종이 지속된다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신장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