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나크리가 물러가면서 연일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열대야로 인해 밤 잠을 설치는 사람들도 많다. 시원한 바닥에서 잠을 청하거나 밤새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잠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처럼 더위를 피하기 위한 사소한 행동이 척추 관절에 통증과 피로감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잠 못 드는 열대야라고 차갑고 딱딱한 바닥에서 자면 안돼
밤새 더위 때문에 침대에서 뒤척이다가 거실로 나와 차가운 바닥에서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맨 바닥은 일시적으로 더위를 식혀주지만 오랜 시간 동안 차갑고 딱딱한 바닥에 누워있을 경우 예상치 못한 허리 통증을 동반하게 된다.
우리 몸의 척추는 옆에서 봤을 때 S자의 완만한 곡선을 그리면서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중 허리뼈(요추)는 옆에서 봤을 때 앞으로 볼록한 전만의 곡선을 그리고 있는 형태가 건강한 상태다. 바닥에서 자주 잠을 청하면 이 곡선이 흐트러지면서 요추 주위에 큰 무리를 준다.
또한 누워 있는 바닥의 온도가 낮을 수록 경우, 엉덩이, 허리부분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근육이 경직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무더위에 숙면을 취하고자 술을 마시고 바닥에서 자는 경우는 최악의 조건이 완성되는 셈이다. 술은 디스크에 혈액공급을 방해하고 알코올 분해과정에서 단백질이 소화되면서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연세바른병원 하동원 대표원장은 “차가운 바닥은 척추 주변을 보호하는 근육과 인대를 단시간에 굳게 해 척추를 압박하고 딱딱한 바닥은 허리를 충분히 받쳐주지 못해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며 “아무리 바닥이 시원하다 하더라도 최소 3cm이상의 매트릭스나 요를 깔고 그 위에 누워야 허리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에어컨 찬 바람이 관절에도 냉방병 유발해
지나친 에어컨 사용은 퇴행성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뭄에 여름철 더위에도 실내 온도를 적당히 조절하는 것이 필수다. 에어컨의 찬 바람은 냉방병뿐 아니라 관절 통증도 유발하기 때문이다.
적정온도 이하로 오랜 시간 틀어 놓은 에어컨의 차가운 바람은 신경을 자극하고 조직을 수축시켜 관절 주위의 혈액 순환을 방해한다. 이는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골막에 염증을 유발시킨다. 평소 목이나 허리 질환, 관절염이 있는 사람이 특별한 외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부쩍 통증이 심해 졌다면 에어컨을 의심해 봐야 한다. 찬바람을 과도하게 쐴 경우 낮은 기온과 기압 때문에 통증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연세바른병원 이용근 대표원장은 “30~40대 젊은 세대의 경우, 낮은 기압과 에어컨 바람 때문에 척추나 관절에 통증이 생겨도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병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장시간 낮은 온도에 노출되는 것은 피하고 잦은 환기와 적정 시간 에어컨 사용을 통해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름철 손발 차가운 사람은 선풍기도 무섭다?
무더운 여름에도 유독 손발이 차가운 사람이 있다. 수족냉증의 주원인은 혈액순환 장애이며 주로 여성들에게 많이 보인다. 주로 겨울에 나타나지만 에어컨이나 지나친 냉방으로 인해 여름철에도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평소 요통을 자주 느끼고 여름에도 손발이 시리고 저리다면 단순 냉방병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 내벽이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에 압박을 가해 통증과 마비를 불러 일으 키는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주로 바르지 못한 자세, 잘못된 식습관 등을 오랫동안 이어온 중년층 환자들이 많다.
척추질환으로 인해 수족냉증이 나타났다면 이미 증상이 많이 진행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보통 손이나 발이 저린 것은 흔한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허리나 목, 어깨 쪽에 통증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수족냉증이 오래 지속된다면 척추질환일 수 있으니 병원을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