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무섭다. 특히 여름밤은 열대야로 습하고 더운 공기에 잠을 설치기 쉽다. 안 그래도 불면증으로 잠을 잘 못 자는 노인들에게 여름 밤은 괴롭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보다 활동량이 적고, 신체 정신적인 질환으로 수면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다. 지난 해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수면장애로 고통을 받는 전체 환자 35만7천명 중 60세 이상이 절반에 육박하는 44.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60세 이상만 입소가 가능한 시니어 레지던스 더 클래식 500에서는 입소민들을 대상으로 ‘열대야, 노인들 숙면관리’와 관련하여 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연을 진행했다.
-노인이 잠을 못 자는 건 당연? 열대야 불면증인지 질환인지 확인해야
노인이 되면 잠이 줄어든다는 말이 있다. 실제55세 이후가 되면 ‘수면호르몬’이라고 불리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어들고, 수면습관도 젊을 때와 다르게 변화한다.
특히 노인들이 잠을 못 자는 이유는 신체적인 변화와도 연관이 있다. 우선 노인은 젊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적기 때문에 밤에 자야 할 수면 요구량도 줄어든다. 또한 노인들의 경우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약물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고혈압과 심혈관계 질환 시 복용하는 약물 중 베타차단제 약물은 멜라토닌의 합성과 분비를 저해하여 수면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게다가 만성질환인 요실금이나 치매, 통증, 고혈압 등 노인성 질환들로 인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여름밤 열대야와 같은 환경적인 요소가 더해지면 불면증이 심한 노인들은 더욱 잠을 이루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건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승호 교수는 “노인들에게 불면증은 흔히 있는 질환이지만, 수면에 대하 너무 과도하게 집착하면 오히려 불면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며, “열대야로 인한 일시적인 불면증은 간단한 방법으로도 완화 할 수 있지만 만성불면증의 경우에는 신체적인 문제와 함께 정신건강의학적 질환일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을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60세 이상 노인, 자기 전 온욕과 우유는 불면증에 효과? 냉방기 틀고 자면 큰 일?
노인들의 여름 밤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내온도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침실 온도는 25 ℃ 전 후, 습도는 60 % 가량이 쾌적한데, 잠을 자기 1~2시간 전 에어컨이나 선풍기로 미리 방 온도를 조정해 놓는 것이 좋다. 다만, 너무 덥다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켜고 자면 노인의 경우 젊은 사람과 달리 혈액순환 장애나 폐렴과 같은 질병이 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잠을 자기 전 온수로 여유롭게 목욕을 하는 것도 불면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목욕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일정시간이 지나면 체온을 낮춰주어 잠을 잘 이룰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적당한 운동도 잠을 자는데 도움을 주는데, 노인의 경우 가벼운 걷기나 스트레칭 정도가 좋다. 무리해서 과도하게 운동을 하거나 자기 직전에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잠을 자는 데 방해를 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자기 전 식사를 하면 소화를 하느라 몸에서 열이 나므로 좋지 않지만 따뜻한 우유 한 잔 정도를 마시는 것은 수면에 좋다.
하지만 건국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승호 교수는 “열대야 불면증은 무엇보다 규칙적인 수면습관과 일상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밤에 잠을 못 잤다고 늦잠으로 보충을 하면 불면증이 지속될 수 있으므로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노인들의 불면증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불면증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체중이 줄고 신체적인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에 내원하여 검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