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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보령제약그룹회장 자서전/12/동영제약 인수를 통해 제약인의 길로

기회를 잡고, 그 기회를 실현할 준비를 갖추는 일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 때가 종로 5가에 처음 자리를 잡은 지 6년째, 내 나이 31세였다. 조그만 구멍가게 수준의 약국에서 대형 소매약국으로, 그리고 다시 도매업으로 숨가쁘게 지내온 그 6년만에 나는 ‘제약업’과 첫 인연을 맺을 수 있었으며, 그것은 분명 내가 꿈꾸던 기회였다. 이제 그것이 진정한 기회였음을 입증하기 위해 내 모든 땀과 노력을 쏟는 일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회는 쉽게 오지 않을뿐더러, 일단 왔다가도 잠시 한 눈을 팔면 그대로 놓치기 쉬운 법. 나 또한 제약업 진출 결심을 굳히자마자 곧 뜻하지 않은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다.
문제는 신규허가를 얻어낼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50년대 후반부터 제약업계가 꾸준히 늘어나자 보건사회부에서는 새로운 허가 신청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그 증가추세는 기존의 업체를 위협하거나 과잉생산을 우려할 정도에 지나지 않았지만, 정책적으로 결정해 놓은 사항을 달리 어찌 해볼 도리가 없었다.
게다가 보사부는 당시 482개소에 달하던 의약품 생산업소에 대한 대대적인 시설정비를 단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이 신규허가를 내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내게 다가온 기회가 잠시 멀어진 것일 뿐, 결코 그 기회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었고, 그만큼 더 노력해서 그 기회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당장 제약업 허가를 받을 수는 없었지만 나는 언제라도 제약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자금이나 인력 등 회사설립에 필요한 준비작업에 오히려 더욱 박차를 가했다.


동영제약의 사옥이 된 신화운동구점의 3층 건물. 동영제약은 3층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해를 넘긴 어느 날 멀리 부산으로부터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부산 지역에 있는 동영(東榮)이라는 상호의 제약회사가 경영부실로 새로운 경영주를 찾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동영제약은 50년대 말 의약품 국산화의 물결을 타고 설립된, 연륜이 불과 몇 년 밖에 되지 않는 회사였다. 연륜이 짧다 보니 약품다운 약품도 제대로 생산해내지 못한 채 문을 닫게 된 처지였다.
이왕애 ‘제약업’이라는 더욱 큰 길로 나서기로 한 마당에, 언제가 될지 모르는 정부당국의 정책변경을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는 자칫 기회를 놓칠 수도 있는 일이었고, 설사 기회를 잡는다고 해도 시간이 갈수록 그 기회를 잡기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따라서 신규허가 취득 대신 이미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는 회사를 인수하여 그 기회를 앞당겨 실현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생각이었다.

1963년 10월 1일, 나는 우선 보령약품을 법인체로 개편하여 보령약품주식회사를 설립하고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 동안의 도매업 형태를 법인화함으로써 개인사업의 한계를 벗어나고, 장차 제약업 진출을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하자는 계산이었다.
이어 한 달 후인 11월 11일, 자본금 50만원을 투자해 정식으로 동영제약을 인수했다. 상호는 따로 정하지 않고, 동영제약주식회사라는 상호를 그대로 인수했다.

동영제약을 ‘인수’했다고는 해도 그것이 기존의 설비나 인력 등을 고스란히 넘겨 받는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당시 동영제약은 설립 몇 년만에 도산 위기에 빠진 회사였으므로 사실상 그 회사로부터 인수할 것이라고는 ‘동영제약’이라는 상호, 그리고 제약업 허가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동영을 인수한 직후 나는 곧 제약회사 사무실을 개설하고 공장 설립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업무 효율상 사무실은 가급적 보령약국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일 년 전에 보령약국의 창고로 사용하기 위하여 매입한 약국 건너편의 3층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종로 4가 1번지 건평 47.5평 건물로서, 1층에는 운동구점이 들어서 있었고, 동영제약은 그 가운데 맨 윗 층에 자리를 잡았다.

문제는 공장이었는데, 변변한 생산제품도 갖지 못한 상태에서 당장 큰 돈을 들여 대규모 시설과 설비를 갖추는 일은 아무래도 위험이 따르는 일이었다. 고민 끝에 우선 공장을 꾸며 놓은 곳이 종로구 연지동 193의 7번지, 바로 우리 집이었다.

겨우 50여평 정도의 집안에다 설비를 들여놓았지만, 설비라고 해봐야 이런 저런 기계들을 내 손으로 조립해 놓은 것들이었다. 그러니 애당초 공장이라거나, 제약업이라거나 하는 말 자체가 남부끄러울 정도였다.
아울러 사생활 침해는 둘째 치고 당분간 매일 매일 공장 직원들 사이에서 부대껴야 할 아내와 가족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오히려 하루 빨리 공장이 제  모습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온갖 궂은 일을 마다 하지 않았고, 이제 갓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된 어린 딸 아이(은선 : 恩璿)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비록 좁은 집안에다 미비한 설비를 갖춘 수준이었지만, 1963년을 보낸 그 겨울의 나는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었다. 기회를 잡고, 그 기회를 실현할 준비를 갖추는 일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 때가 종로 5가에 처음 자리를 잡은 지 6년째, 내 나이 31세였다. 조그만 구멍가게 수준의 약국에서 대형 소매약국으로, 그리고 다시 도매업으로 숨가쁘게 지내온 그 6년만에 나는 ‘제약업’과 첫 인연을 맺을 수 있었으며, 그것은 분명 내가 꿈꾸던 기회였다. 이제 그것이 진정한 기회였음을 입증하기 위해 내 모든 땀과 노력을 쏟는 일만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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