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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 자서전/13/동영제약 인수,보다 큰 걸음을 위한 첫 걸음마

동영제약을 인수하고 난 후 나는 약전품 생산을 통해 제약인으로서의 첫 걸음마를 내딛었다. 그러나 스스로 제약인으로서의 다짐을 추스르고, 아울러 업계의 동향을 파악한 값진 시간이었기에, 곧 첫 걸음마를 떼고 당당히 큰 걸음을 뗄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동영제약을 인수한 직후 제약업계는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우리를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관심 속에는 제약업에 뛰어든 ‘보령’의 향후 행보에 대한 경계심 또한 없지 않았던 듯 하다.
도매업이 쇠퇴기에 접어든 이후 당시 제약업계는 소매약국과의 직거래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었다. 따라서 보령약국과 보령약품을 통해 든든한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에게 경계의 눈이 쏠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정작 제약업계 진출의 꿈을 이루고 나자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조심스러웠다. 이제까지는 남의 물건을 사다가 나름대로 장사수완을 발휘하여 손님을 끌면 되는 일이었지만, 제약업이란 것은 글자 그대로 ‘약을 만드는’일이 아닌가.


물론 약국이나 약사들도 올바른 약을 공급하고 오.남용(誤濫用)을 막아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약을 만들어서 공급하는 입장에 있다는 점에서 제약업체의 책임은 보다 원천적이고도 중대한 것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약은 사람의 질병을 고치고 고통을 덜게 하는, 때로는 원초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가장 소중한 의미를 지닌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나는 당장에 뛰어난 약효의 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해서 제약인으로 크게 성공하겠다는 식의 욕심은 결코 부리지 않았다. 비록 짧은 연륜을 가진 회사이긴 했지만 ‘동영’이라는 상호 그대로 사용한 것도 그 때문이었고, 새로운 제품 대신 동영의 기존 제품으로 생산을 시작한 것도 그런 까닭이었다.
그동안 동영에서 생산해온 제품들은 이른바 약전품(藥典品)들이었다. 약전품은 국가가 그 제조방법이나 원료, 쓰임새, 성징(性徵), 순도 등 일정한 처방기준을 정해 놓은 약품을 말한다.


김승호 회장이 제약회사를 설립한 후 처음으로 생산된 오렌지 아스피린. 김회장으로서는 오렌지 아스피린이 남다른 의미를 지닌 약품이 아닐 수 없었다.


동영의 상호로 연지동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한 것은 1964년 1월 2일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한 달 후, 내 손을 거쳐 처음으로 생산된 약품이 세상에 나왔다. 바로 ‘오렌지 아스피린’(Orange Aspirin)이었다. 이 제품은 김영일(金英一)이 생산부장으로 취임하여 만든 첫 작품이기도 했다.


나로서는 오렌지 아스피린이 남다른 의미를 지닌 약품이 아닐 수 없었다. 늦겨울 추위가 매서웠던 그 해 2월, 500밀리그램짜리 100개씩으로 포장된 오렌지 아스피린을 보면서도 사실 나는 내가 제약인의 한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는 없었다.


다만 이제 내 손으로 만들어진 저 제품들이 한 알 한 알 소비자들에게 복용되리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앞으로 내가 만들 모든 약품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했다.


첫 생산된 오렌지 아스피린을 출고하면서 나는 이런 겸심을 되뇌어 보았다. 결코 장삿속으로만 약을 만들지는 않겠다. 나아가 많은 사람들의 질병을 낫게 하고, 고통을 덜게 해줄 수 있는 그런 제약인이 되겠다.....
오렌지 아스피린의 뒤를 이어 나온 약품이 ‘A.P.C', '산토닌 정(錠)’, ‘치아민정’, ‘에페드린정’, ‘설파다이아진’등이었다.


이들 제품 역시 동영제약의 이름으로 발매된 약품들로서, 처음엔 주로 보령약국을 통해서만 판매되었다.
하지만 보령약국을 통해서만 보급된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약전품들은 일단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아스피린과 페나세틴, 카페인을 배합하여 만든 ‘A.P.C'는 기존의 오렌지 아스피린과 더불어 널리 애용되던 가정 상비약으로서, 60년대 당시에는 이름만 들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세균성 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던 ’설파다이아진‘역시 발매 당시부터 크게 각광을 받았다.


일단 성공적인 출발이 내게도 적지 않은 기쁨인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내가 더욱 큰 기쁨으로 여긴 것은 이들 약전품의 생산과 판매를 통해 당초 기대보다 빠른 시일 내에 제약업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당시 국내 제약업체들은 주로 항생제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였고, 따라서 어떻게든 특색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안간힘을 쏟고 있었다. 또한 소위 ‘활성비타민’이라고 하는 드링크류가 각광을 받던 개발품이었는데, 삼성제약의 ‘구론산 바몬드’가 그 대표적인 경우였다.


제약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채 뒤늦게 사업을 시작한 나로서는 일단 이러한 업계의 동향을 예의주시해 볼 필요가 있었다.
당장 변변한 경험이나 설비도 없는 마당에 시류에 휩쓸려 남들처럼 항생제, 드링크제, 비타민류 등으로 승부를 거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따르는 일로 여겨졌다.


실제로 당시 업계에서는 성공을 예상하고 자신있게 출발했다가 좌초한 업체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요컨대 나에게는 ‘제약’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거듭 거듭 인식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렇다고 생산하는 제품도 없이 동영제약을 마냥 놀리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 때 내게 시간을 벌어준 것이 바로 일련의 약전품이었다. 그렇다고 이들 약전품들의 품질이나 효능에 대해서 관심을 쏟지 않았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단지 약전품은 정부에서 마련한 일정한 처방 기준이 적용되는 제품들이므로, 자체 개발한 신약에 비해서는 부담이 적은 것이 사실이었다. 내게 있어서 초창기 약전품의 생산은 업계의 흐름을 진단해 보는 시약(試藥)과도 같았던 것이다.


당장 신약 개발로 승부를 걸지 않더라도 내게 상대적인 여유를 준 또 다른 요인은 주력 판매업체인 보령약국이 있다는 점이었다.
1964년 당시 보령약국은 이른바 ‘종로5가 약국거리’의 터줏대감과도 같은 존재였다. 김경호를 비롯해 6명의 약사와 20여명의 관리직 직원이 근무하고 있던 보령약국은 여전히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새로운 제품개발로 무리한 승부를 걸지 않아도 좋을 만큼 다소간 자금의 여유가 있었던 것이다.


동영제약을 인수하고 난 후 나는 약전품 생산을 통해 제약인으로서의 첫 걸음마를 내딛었다. 그러나 스스로 제약인으로서의 다짐을 추스르고, 아울러 업계의 동향을 파악한 값진 시간이었기에, 곧 첫 걸음마를 떼고 당당히 큰 걸음을 뗄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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