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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보령제약그룹회장 자서전/34/전국으로 확대된 보령의 무대

우리는 당장의 이익 추구보다는 장기적인 신뢰구축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예전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알게 된 거래처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에 힘입어 우리는 결국 지방 영업소 개설로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부가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창사 10년을 맞은 1973년을 전후하여 매출이 크게 신장된 것은 이와 같이 지방에서의 영업성과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도 했다.


용각산의 성공 이후 보령제약이 꾸준히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영업사원들의 눈부신 활약이 있었다. 이들 영업사원들의 활동영역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제기된 과제가 바로 지방 영업소 설치 문제였다.
당시 영업이 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방영업에 투자할 인력과 관리비부담 때문이었다.


지방에 영업소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십 종 이상의 제품이 있어야 했고 그에 따른 사원보강과 경비지원이 이루어져야 했는데, 당시 보령제약의 영업품목은 용각산을 비롯한 생약제제 몇 품목밖에 되지 않았고, 과감히 지방영업에 투자할 정도로 사세가 확장되어 있지도 않았다.



                                     1970년대 초 보령제약의 전국영업소 현황. 


하지만 용각산 이후 구심과 기응환, 그리고 헤파리겐과 바파린의 발매가 이루어졌을 무렵 나는 다시 한 번 모험을 걸었다. 장차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꿈을 품고 있는 우리가 당장 좁은 국내 시장조차 두려워하고 부담스러워한다면 그 자체가 어불성설(語不成說)이 아닌가.
1969년 12월 맨 먼저 지방 출장소를 개설한 곳은 서울에 이어 두  번 째 큰 시장인 부산이었다. 이어 1970년 8월에 강원도 원주출장소를, 1972년 10월에 광주출장소를, 그리고 이듬 해 1월에 대구출장소를 연이어 신설했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일원에 우리의 영업망이 구축된 것이다.
개설 초기에 각 지방 영업소는 여러 고충을 겪어야 했다. 당시 지방 영업의 형태는 모두 소매약국을 대상으로 한 직거래였는데, 기존 도매상들의 터전에서 새로운 거래처를 개설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부 지방의 업자들은 우리가 과거 보령약국이 시도했던 방식대로 다시 가격인하를 통한 파격적인 영업을 시도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가져 보령제약의 지방출장소에 대해 노골적인 견제를 보이기도 했다.

신입사원 공개경쟁시험을 치르고 있는 지원다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약품가격의 안정과 출하조절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실제로 일부 업체의 경우 특정 의약품이 인기를 얻게 되면 대량으로 출하물량을 늘려 가격체계와 유통질서를 어지럽히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당장의 이익 추구보다는 장기적인 신뢰구축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예전의 우려가 기우였음을 알게 된 거래처들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에 힘입어 우리는 결국 지방 영업소 개설로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부가적인 효과까지 얻을 수 있었다. 창사 10년을 맞은 1973년을 전후하여 매출이 크게 신장된 것은 이와 같이 지방에서의 영업성과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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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영 칼럼/ 현장 외면한 응급의료 개혁은 실패한다 아무리 선의로 출발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면 그 정책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특히 응급의료처럼 생명과 직결된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이 추진하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도 그렇다. 정책의 목표는 ‘응급실 뺑뺑이’ 해소라는 좋은 취지로 보이지만, 현장을 배제한 채 설계된 제도는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광주광역시의사회·전라남도의사회·전북특별자치도의사회는 지난 5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응급실 뺑뺑이라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한 진단 없이, 현상만을 억지로 통제하려는 전형적인 전(前) 정부식 정책 추진”이라며 “시범사업안이 강행될 경우, 이미 뇌사 상태에 가까운 응급의료 전달체계에 사실상의 사망 선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응급실 뺑뺑이’는 단순히 이송 절차가 비효율적이어서 발생한 현상이 아니다.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 줄어들었고, 응급실 문을 열어두고도 환자를 받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된 결과다. 그런데도 이번 시범사업은 그 원인을 진단하기보다, 광역상황실 중심의 병원 지정과 사실상의 강제 수용이라는 방식으로 현상만을 통제하려 한다. 이는 응급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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