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환자가 직접 병원 의료서비스를 평가하는 환자경험평가가 지난달부터 시작되면서, 의료계 전반으로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 도입이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환자경험평가는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투약 및 치료과정 등 환자가 병원에서 받은 의료서비스 경험에 대해 직접 평가하는 새로운 의료기관 평가 방식이다. 전화 설문조사로 의료진의 서비스, 투약 및 치료과정, 병원 환경, 환자 권리보장 등 총 24개 문항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다. 이번 평가는 상급종합병원 등 500병상 이상 의료기관 95곳에서 1일 이상 입원하고 퇴원한 지 8주 이내인 19세 이상 환자 15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들은 IT 기술을 통한 병원 이용환경 개선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며, 환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진료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어 각고의 노력을 기울리고 있다
부산대병원∙경북대병원∙한양대병원은 데이타뱅크시스템즈의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엠케어’를 도입해 긴 대기시간, 번거로운 이용절차로 환자들의 불편함이 큰 기존의 진료 환경을 개선했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간편하게 진료를 예약할 수 있으며, 병원에서는 비콘을 활용한 위치 기반 서비스를 통해 이동 동선에 따라 진료 예약부터 진료비 수납까지 모든 과정을 맞춤형 메시지로 안내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정보로 진료비를 간단하게 납부할 수 있는 모바일 간편결제는 물론 진료비 내역에 대한 조회도 가능하다. 특히, 주요 보험사와 함께 모바일 앱으로 실손 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해 내로 론칭하여 병원 이용객의 편의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생체인증 기반의 본인인증 서비스를 도입하여 고령의 환자들도 복잡한 로그인 절차 없이 손쉽게 진료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데이타뱅크시스템즈 관계자는 “시뮬레이션 결과 엠케어 서비스 도입시 진료 대기시간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진료 환경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다른 수도권 주요 대학병원이나 지역 거점 병원에서도 엠케어 도입이 적극적으로 논의되며 도입 시기 또한 구체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지난 6월부터 국내 최초로 모바일 앱을 통해 담당 의사의 회진시간을 환자에게 알려주는 ‘회진알림서비스’를 도입했다.
회진알림서비스는 담당 의사가 회진 전 한림대의료원의 고객가이드 앱을 통해 회진시작 문자를 입원환자들에게 전송하는 서비스다. 환자들은 불규칙한 회진 시간으로 인해 겪게 되는 불필요한 기다림이나 치료 경과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회진 시간을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놓치게 되는 불편함을 예방할 수 있다.
이번 회진알림서비스는 환자의 네임카드나 병동 부착물을 통해 회진정보를 제공하던 ‘회진예고제’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환자와 보호자 모두 만족감을 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주대병원은 지난 5월부터 암 진단을 받거나 암으로 의심돼 처음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위한 ‘암신환 동행 서비스’를 도입했다. 암 전문 코디네이터가 환자와 같이 다니며 1:1로 모든 과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암 환자 간호경력 3년 이상인 암 전문 코디네이터가 환자를 일대일로 지원하는데, 예약일에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발렛파킹 서비스를 시작으로 당일 이뤄지는 모든 진료과정을 암신환 코디네이터와 동행하며 도움을 받게 된다. 서비스 대상은 대장암 위암, 간암, 폐암 등 전체 암 환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10대 암이다.
암신환 동행 서비스는 암 진단을 받았거나 의심 소견이 있는 환자가 병원에서 진료와 검사, 치료받기를 원하는 경우 전화예약센터(1688-6114) 또는 암신환 전용예약번호(31-219-4115~7)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각종 질병과 검사, 진료과정, 수술 안내 및 원무 행정 등을 환자들이 알기 쉽도록 맞춤형 애니메이션으로 안내하는 ‘하이차트 애니메이션 설명처방서비스’를 도입했다. 의사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의료정보를 환자에게 처방하면, 환자는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PC 등을 통해 시청이 가능하다.
지난해 7월부터 1000여 종의 맞춤형 질병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의료진들이 해당 환자와 보호자의 휴대전화로 전송한 결과 환자와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올해 3월부터는 진료 후 제공하던 입원∙외래 이용안내 동영상을 환자가 입원하기 이틀 전, 진료일 하루 전에 발송해 병원 이용의 편의성과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병원 측은 “하이차트 서비스가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구두 설명에 따른 혼란을 줄임으로써,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고 의료진과의 소통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서비스의 확대 시행을 통해 병원 이용이 더욱 편리해지고 질병 이해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