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토)

  • 구름조금동두천 5.7℃
  • 구름많음강릉 13.9℃
  • 구름조금서울 7.0℃
  • 흐림대전 9.5℃
  • 구름많음대구 11.9℃
  • 구름많음울산 16.7℃
  • 흐림광주 10.0℃
  • 구름많음부산 16.2℃
  • 흐림고창 9.2℃
  • 구름많음제주 14.3℃
  • 구름많음강화 4.9℃
  • 흐림보은 8.9℃
  • 흐림금산 10.7℃
  • 구름많음강진군 11.0℃
  • 구름많음경주시 12.0℃
  • 구름많음거제 15.5℃
기상청 제공

/김희수총장 자서전/68/미국 유학길에 오르다

15일만에 미국 서남부의 롱비치항에 도착

당시 대전보건소는 미국 정부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식 예방의학 제도를 도입하여 예방주사, 모자보건, 전염병 예방 및 치료를 주로 실행하였다. 나는 대전보건소의 첫 소장으로 근무하던 중 마침 미국 병원에 인턴 신청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미국의 잘 발달된 선진 의학을 배워올 수 있다는 벅찬 기대에 정성스럽게 서류를 갖추어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마음을 졸이며 그 결과를 기다렸다.

 

그러던 중 마침내 뉴욕에 있는 세인트 프란시스 병원의 초청을 받게 되었다. 당시는 해외유학을 가려면 정부에서 시행하는 해외유학 자격시험을 보아야 했는데 나는 도미 유학의 꿈을 안고 친구들 몇 명과 저녁이면 토니 박사라는 선교사로부터 영어 교습을 받아왔기 때문에 외무부에서 유학생들을 상대로 치르는 영어시험에 쉽게 합격을 할 수 있었다.

   

김희수총장은 미군 LST를 타고 미국유학길에 올랐다.


당시 나는 결혼해서 아내는 물론 딸 용애(당시 3세)까지 있는 몸이었다. 요즘 세상에는 가족이 함께 유학길에 오르는 경우도 많지만, 그때는 단신 유학조차 꿈같은 시절이었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간다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유학을 준비하면서도 아직 신혼이라 할 수 있는 아내와 재롱이 한창인 딸아이와 헤어져 몇 년 간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것이 마음을 뒤숭숭하게 했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유학이란 언제 다시 나에게 주어질지 모르는 크나큰 행운이자 기회였기 때문에 그같은 속마음을 드러내놓고 얘기할 수도 없었다. 그럴 때 집안걱정은 하지 말고 가서 잘 배우고 오라는 처의 격려는 큰 위안이 되었다. 그때 의연하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던 처에게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당시 한국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려면 지구의 반 바퀴나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가서 다시 서부에서 기차를 타고 미 대륙을 건너 동부 끝까지 가야 하는 복잡하고 머나먼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 유학을 주선해준 한미재단에서 마련해준 배편으로 태평양을 건너 캘리포니아의 롱비치로 가서 기차로 미 대륙을 횡단, 뉴욕에 가기로 계획을 세웠다.


1956년 6월 말, 나는 인천항 부두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딸의 환송을 받으며 일행 7~8명과 함께 미군 수송선을 타고 장도에 올랐다. 그 큰 배가 섬들 사이를 용케도 잘 빠져나가 서해안을 따라 힘차게 내닫는 것이 신기했으며 목포에 이르는 사이 아기자기한 우리 나라의 바다가 무척 아름답게 느껴졌다.

 

우리가 탄 배는 한국전쟁 때 미군을 실어오고 일부 군인을 대만, 오키나와에 수송하는 배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남쪽으로 향해, 대만 수도 타이페이의 외항인 기륭(基雄)항에서 일박하고는 다시 동쪽으로 항해를 계속, 오키나와에 잠시 기착했다.

 

오키나와는 미국의 지배를 받고 있었으며 몹시 후덥지근한 더운 여름 날씨에, 옛날식 일본 건물과 기모노 옷을 입은 여인들을 볼 수 있었다. 배는 다시 오키나와를 출발하여 망망한 태평양 횡단에 나섰다. 망망대해를 지나며 행여나 섬이라도 하나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가져 보았지만 검푸른 물결과 이따금씩 눈에 띄는 갈매기 외에는 둥그스런 수평선만 끝없이 펼쳐져 난생 처음 지구가 구형이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드디어 인천을 떠난 지 15일만에 미국 서남부의 롱비치항에 도착했다. 당시의 롱비치항은 인천항과 비슷한 규모로 도크까지 배가 입항할 수 있었는데 항구는 몹시 지저분했다. 그러나 전란중인 한국에서 벗어나 첫 경험한 외부세계인 롱비치는 전체적으로는 너무도 아름다운 도시였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휘황찬란한 롱비치의 밤경치였다.

 

그무렵 서울에는 대중버스조차 그리 많지 않은 데다 가정용 전기마저 시간제로 배전할 때여서 저녁이면 컴컴한 암흑 세계였는데, 롱비치의 야경은 정말 휘황찬란했고 거리 가득 명멸하던 자동차의 헤드라이트는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또 1956년 세계미인선발대회가 때마침 그곳에서 개최되고 있었는데 해군에 근무하다 미국 유학에 나섰다는 홍 교수는 여유있게 미인대회를 구경한다며 어디론가 달려가는 것을 보고 우리는 매우 부러워했다.

우리 일행은 롱비치에서 각자의 행선지로 흩어졌고 나는 우석의대의 서 교수와 기차를 타고 뉴욕까지 동행했다. 광활한 미대륙을 사흘낮 사흘밤을 달리고 또 한나절을 더하여 3박 4일 동안 횡단하여 종착역인 뉴욕 맨해튼 42번가에 있는 그랜드 스테이션(Grand Station)에 도착했다.

 

며칠을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는 드넓은 땅은 농작물도 심어져 있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는 곳이 많았다. 한국에선 공터만 있으면 한 뼘의 밭이라도 일구려고 애를 쓰고, 땅이 없어 높은 산비탈까지 논으로 밭으로 경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을 볼 때 신이 계시다면 너무나 불공평한 처사라고 느꼈다.

 

석탄의 경우도 우리 나라 같으면 지하 수백 미터씩 갱도를 파내려가 어렵게 캐내는 데 비해 이곳에선 석탄으로 뒤덮인 산이 지표에 드러나 있어 지하로 파내려갈 것도 없이 지상에서 퍼담고 있었다. 이런 광경들을 보며 서 교수와 나는 식사는 거의 역구내에서 해결했다. 햄버거도 먹고 간혹 핫도그도 사 먹으며 충격 속에 미대륙 횡단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배너
배너

배너

행정

더보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3년 연속 ‘소비자 이에스지(ESG) 혁신대상’ 수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강중구, 이하 심사평가원)이 2025년 소비자 이에스지(ESG) 혁신대상에서 소비자안전상(어린이안전 부문)을 받으며 3년 연속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24년 7월 전면 시행된 출생통보제·보호출산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구축한 ‘출생정보 연계시스템’의 운영 성과가 소비자 안전 향상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받은 결과다. 심사평가원은 진료비 심사, 의료서비스 평가, 보험급여 정책관리 사업 등을 수행하는 국민의료관리 전문기관으로, 진료·출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청구자료와 진료정보를 정확하게 파악·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출생정보 연계시스템 구축·운영하며, 출생통보제·보호출산제 운영에 있어 ‘핵심 연계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출생정보 연계시스템은 의료기관, 대법원, 아동권리보장원 간 정보를 연계해 출생신고 누락을 방지하고, 모든 아동이 공적 보호체계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출생통보제 시행 이후 약 36만 명의 신생아 출생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연계했으며, 이를 통해 출생등록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아동의 기본권 보장에 기여했다. 특히 출생정보의 오류·누락을 능동적으로 점검하는 모니

배너
배너

제약ㆍ약사

더보기
모더나코리아, ‘엠레스비아프리필드시린지’ 국내 허가 획득 모더나코리아는 자사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mRNA 백신 ‘엠레스비아프리필드시린지’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허가는 RSV 예방을 위한 mRNA 플랫폼 백신으로는 국내 최초다. 엠레스비아프리필드시린지는 60세 이상 성인과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RSV 고위험군 성인에서 RSV로 인한 하기도 질환(LRTD) 예방을 목적으로 허가됐다. RSV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부터 폐렴 등 중증 하기도 감염으로 진행될 수 있는 바이러스로, 특히 고령자와 기저질환을 가진 성인에서 질병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더나코리아 김상표 대표는 “RSV는 고령층과 기저질환을 가진 성인에게 입원과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주요 호흡기 질환”이라며, “엠레스비아프리필드시린지는 한국에서 허가된 모더나의 두 번째 제품으로, 코로나19 에 이어 RSV 예방까지 모더나의 mRNA 기술로 공중보건에 기여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더나코리아는RSV를 포함한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해 앞으로도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엠레스비아프리필드시린지의 허가는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에서

배너
배너
배너

의료·병원

더보기
화순전남대병원, 환경보건 사전감시체계 구축 완료 화순전남대학교병원 전라남도환경보건센터는 최근 화순군 동면 폐석탄광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추진한 ‘2025 환경보건 사전감시체계 구축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환경오염 취약지역 주민의 생활환경과 건강 우려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조사 결과와 주민 의견을 지자체와 공유해 향후 환경보건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라남도환경보건센터는 의료진이 직접 마을을 방문해 1:1 상담과 검진 결과 설명, 환경성질환 예방 교육을 실시하며 주민 설명과 상담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환경보건 이해도를 높이고, 지역사회와의 신뢰 형성에도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 또한 무등산국립공원 동부사무소와 협력해 ‘전라남도 환경보건 캠프’를 운영하며 환경교육과 자연 체험을 결합한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환경보건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주민과 센터 간 소통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업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와 주민 의견은 화순군과 공유됐으며, 지자체는 이를 토대로 폐석탄광산 지역 특성을 반영한 환경보건 지원 정책을 검토하는 등 협력 체계를 이어가고 있다. 전라남도환경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