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씨가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와 협업을 통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SARS-CoV-2)의 뉴클레오캡시드(Nucleocapsid) 핵산 단백질 항체 음악을 발표했다.
원씨는 작년 MIT의 McAfee 엔지니어링 마르쿠스 뷸러(Markus Buehler) 교수가 AI를 통해 전환한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를 연주한 이후 올해 3월 ‘코로나19 백신 음악’을 세계 초연하였다. 원씨의 코로나 음악 작품은 ‘MIT 뉴스’와 ‘MIT CAST 심포지엄’에 소개되었고 이번에 발표되는 곡은 바이러스와 음악에 관련된 3번째 결과물이다.
뉴클레오캡시드는 바이러스의 유전체(genome)를 감싸서 보호하는 핵산단백질을 말한다. 여기엔 신종 코로나와 최근 잇따라 출현한 신종 코로나 변이도 포함된다. 즉 코로나19 환자의 항체가 이 단백질과 결합된 구조를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다.
대부분의 코로나19 백신이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기반으로 디자인된 것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신종 코로나의 감염 경로를 여는 역할을 하고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이것에 대한 방어 항체를 형성하는 원리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스파이크 단백질은 쉽게 돌연변이를 일으켜 변이 코로나가 생겨나게 한다. 바이러스 표면에 돌출한 스파이크 단백질과 달리 핵산 단백질은 바이러스 내부에 단단히 싸여 있어 환경적 압력을 덜 받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서 핵산단백질이 떨어져 나오면 혈액을 따라 떠돌고, 이런 핵산단백질은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방어 항체가 형성되게 한다.
이 원리는 여러 항체 중 바이러스의 특정 항원에만 결합하도록 분리해낸 단일클론항체(단클론항체)와 유사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해 만들어진 여러 항체 중 하나의 항체를 분리해 정제한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이번에 발표된 ‘코로나 바이러스의 핵산 단백질 항체 음악’은 피아노 삼중주 편성으로 구성되었고, 피아노가 바이러스 역할을, 그리고 바이올린과 첼로가 항체를 대신해 표현하게 된다. 총 134마디와 4분의 4박자로 연주 시간은 약 5분 30초 분량의 곡이다.
한편, MIT 뷸러 교수팀은 항체 음악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치료적 가치를 연구 중이며 올해 안에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씨 외 피아노 트리오 팀을 MIT로 초청하여 ‘코로나 바이러스 핵산 단백질 항체 음악’ 연주를 추진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