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염병혁신연합(CEPI)은 대한민국 국회 글로벌 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 포럼 및 국제보건의료포럼과 함께 4일 국회 제1소회의실에서 ‘AI 시대 보건 ODA의 새로운 방향성’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인공지능(AI)과 생명과학 역량을 결합해 대한민국을 AI·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허브로 도약시키기 위한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대한민국 국회가 주최하고 외교부, 질병관리청, CEPI가 공동 주관한 이번 간담회는 전 세계적으로 AI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백신 개발과 팬데믹 대비 분야에서 기존의 전통적 원조 방식을 넘어서는 새로운 보건협력 모델을 모색하고 한국의 글로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정 의원과 박주민 의원을 비롯해 김미애·김윤·백혜련·이강일·이수진·차지호·최보윤 의원 등 양 포럼 소속 국회의원들과 국무조정실, 외교부, 질병관리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관계자,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 등 약 100여 명이 참석했다.
기조 발제를 맡은 리처드 해쳇 CEPI 대표는 CEPI와 파트너들의 지원을 통해 개발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내 최초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전 세계 승인 의약품 중 최초로 AI 기술을 활용해 설계된 사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를 “국제협력이 한국을 AI-바이오 분야 글로벌 혁신 선도국으로 이끌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해쳇 대표는 또한 한국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와 CEPI에 대한 기여가 단순한 원조를 넘어, 한국 바이오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며 양측 파트너십이 가져오는 강력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강조했다.
이어 CEPI의 향후 전략 핵심으로 ‘팬데믹 대비 엔진(Pandemic Preparedness Engine)’이라는 혁신적 AI 플랫폼을 소개했다. 이 플랫폼은 다양한 데이터셋을 하나의 안전한 시스템에 통합해 특정 병원체의 팬데믹 잠재력을 신속히 분석하고, 유망한 백신 후보 설계를 제안한다. 이를 통해 기존 수개월이 소요되던 연구 과정을 수분에서 수일 내로 단축함으로써, CEPI가 주도하고 한국이 동참하고 있는 ‘100일 미션(신종 바이러스 발견 후 100일 이내 백신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비전 실현을 위해 해쳇 대표는 KISTI가 보안이 확보된 지역 단위 슈퍼컴퓨팅 허브인 ‘AI 팩토리’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선도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그는 한국이 세계적 수준의 슈퍼컴퓨팅 인프라와 백신 개발 전문성, 제조 역량을 동시에 갖춘 국가로서 글로벌 AI-바이오 협력 체계의 이상적인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협력이 AI와 바이오를 핵심 미래산업으로 육성하려는 한국 정부의 국가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어진 청중 토론에서는 최재욱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과 교수(전 글로벌보건안보대사)를 좌장으로 CEPI와 국제기구 관계자, 정부 부처, 국내 바이오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해 AI 기반 백신 개발 협력, 기술 중심 보건 ODA 확대, 한국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연계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참석자들은 팬데믹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이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AI·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공동 연구개발과 현지 역량 강화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를 통해 한국이 글로벌 백신 개발 허브이자 AI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권용식 국무조정실 개발협력기획국 국장은 “팬데믹 관리 모델 공유와 글로벌 보건 선도를 위한 다자간 협력을 지속하고, 제4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에서 보건 분야 ODA를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규호 외교부 개발협력국 국장은 ODA의 진정성과 글로벌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 기업들도 공익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ODA 참여와 글로벌 연대에 적극 나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도근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센터장은 “AI 기술을 활용한 백신 개발 고도화를 위해 한국형 PPX 구축과 글로벌 컨소시엄을 통해 신속한 백신 개발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혁모 과기정통부 첨단바이오기술과 과장은 “AI와 바이오 융합을 통해 감염병 대응의 불확실성과 비용 문제를 개선하고, PPX와 슈퍼컴퓨터 활용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안인성 KISTI 책임연구원은 “슈퍼컴퓨팅 성능 고도화와 AI 기반 국제협력이 시기적으로 매우 적합한 시점에 와 있다”며 “이를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행정·제도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재정 의원은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바이오 연구개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AI와 보건 ODA를 전략적으로 결합하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간담회가 AI와 첨단 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보건 ODA 모델에서 한국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