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 1차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알파차단제가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안과 응급질환 ‘급성 폐쇄각 녹내장’ 위험을 최대 2.7배까지 높인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복용 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증가하는 ‘용량-반응 관계’가 확인되면서, 고령 환자 중심의 약물 처방 관행에 경고등이 켜졌다.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사진)팀과 한림대성심병원 백성욱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약 3만 명 규모 코호트를 분석한 결과, 알파차단제 사용자는 비사용자 대비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생 위험이 52% 높았다고 19일 밝혔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은 눈 속 방수 배출이 갑자기 차단되면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질환으로, 치료가 지연될 경우 시신경 손상과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 안과 응급질환이다.
연구 결과는 특히 복용 기간에 따른 위험 증가를 명확히 보여줬다. 단기 복용군(23일 이하)의 발생률은 0.15%였지만, 중기(24~202일)는 0.20%, 장기(203일 이상)는 0.41%로 증가했다. 6개월 이상 복용한 환자는 단기 복용자보다 약 2.7배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알파차단제는 전립선 평활근을 이완시켜 배뇨 증상을 개선하는 약물이지만, 눈의 홍채에 작용해 동공 확장을 방해하고 홍채를 이완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이로 인해 전방각이 좁은 환자에서는 방수 흐름이 막히며 급성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
그동안 이러한 위험성은 이론적으로 제기돼 왔지만, 전국 단위 대규모 인구 데이터를 통해 위험 증가와 용량-반응 관계가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특히 해부학적으로 전방각이 좁은 고위험군 환자에 대해 ▲약물 처방 전 안과 검진 ▲복용 중 정기적 안압 확인 ▲대체약(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PDE-5 억제제) 고려 등을 권고했다. 장기 복용 환자의 경우 예방적 레이저 홍채절개술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김영국 교수는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시작하거나 장기 복용하는 환자라면 안과적 평가를 병행하는 것이 환자 안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