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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보령제약그룹 자서전/22/난산(難産) 끝에 세상에 나온 용각산

용각산은 내가 제약회사를 창업한지 4년 만에 최초로 생산한 신약이었다. 첫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나오는 순간 그동안 일본 측과 펼친 지루한 기술제휴 교섭과정, 그리고 성수동 공장이 준공되기까지 모두가 함께 땀 흘린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갔다.


성수동 공장에서 최초로 용각산이 생산된 것은 1967년 6월 26일이었다. 일본인 기술자들이 입국하여 기술자문을 한지 20여일 만이었다. 첫 생산량은 5만 갑이었다.
용각산을 만든 후 내가 느낀 감회는 실로 남다른 것이었다. 우선 용각산은 내가 제약회사를 창업한지 4년 만에 최초로 생산한 신약이었다.

첫 제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나오는 순간 그동안 일본 측과 펼친 지루한 기술제휴 교섭과정, 그리고 성수동 공장이 준공되기까지 모두가 함께 땀 흘린 과정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갔다.
아울러 용각산은 국내에서 생약제제의 효시를 이루는 제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었다. 앞서 잠시 언급한 바와 같이 용각산은 18세기 중엽 일본에 들어와 있던 서양의학과, 예로부터 중국과 일본에서 전해 내려오는 생약이 만나 제조된 약품이었다.
그 주성분은 동식물성 생약에서 추출된 것으로서, 본래 인간의 신체가 지닌 기관지와 목의 정화 능력을 자연스럽게 보조하고 호흡이나 발성, 체력을 지켜주는 데 탁월한 효력을 발휘했다. 특히 속효성(速效性)이면서도 약리(藥理)작용이 온화하여 신체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이 같은 특징을 지닌 용각산이 생산되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 영업부서였다. 20여명 정도였던 당시 영업사원들은 신약이 생산되자마자 마치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바쁘게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사실 약전품 만을 가지고 했던 그동안의 영업은 영업다운 영업이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생약제제 약품을, 그것도 일본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기록되고 있는 약품을 ‘보령’의 이름으로 만들게 되자 영업사원들에게는 모든 약국과 소비자들이 다 자신만만한 시장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발매가 시작되자마자 용각산은 제품 자체가 가진 기존의 명성만으로도 큰 화제 거리가 되었다. 일제 때 인기리에 팔렸던 바로 그 해소 천식약이 국내 제약회사와 일본 원(原) 제조사와의 기술제휴로 시장에 나왔다니, 세상은 확실히 많이 달라졌다는 소리도 들렸다.

또한 그런 약이 국내에 상륙한 것은 이제 우리나라도 대기 공해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한 반증이 아니겠냐는 촌평도 있었다. 하여튼 이러한 기존의 인식과 새로운 갖가지 해석 덕분에 용각산은 발매 직후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보령제약이 창업 이후 4년만에 성수동 공장에서 생산한 용각산.


그런데 정작 판매활동에 들어가게 되자 일이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예기치 못한 뜻밖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보령제약의 새로운 용각산이 나오기 이전에 일제 용각산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이들은 아무래도 보령의 용각산이 품질 면에서 일본 제품과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는데, 이것이야말로 선입견에서 나온 근거 없는 속단이었다.

그 같은 품질시비에는 그동안 무조건 외제만을 선호하던 당시 국민 의식도 단단히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 같은 선입견을 버리도록 하기 위해 제조원(製造元)인 일본 용각산 측 기술진이 나서서 “일본과 똑같은 원료와 기술로 만들었으며, 일본제품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해명을 했는데도 그들의 반응은 좀처럼 달라지지를 않았다. 여전히 “일제 때 복용했던 그 용각산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심지어 “친지가 일본에 다녀올 때 구입해 와 복용한 적이 있는 그 용각산과 품질이 다르다”는 식이었다.

제품의 품질에 대한 이런 어이없는 평가가 나오게 된 또 다른 요인 가운데 하나는 약의 인쇄와 포장 상태였다.
용각산은 둥그런 알루미늄 용기를 사각의 종이 갑에 넣은 형태였다. 그런데 알루미늄 용기의 재질도 그렇지만 케이스의 질적 상태, 특히 인쇄상태가 기존 일본제품과 다른 점이 있었다.
이런 문제는 포장 과정까지 제휴선에 함께 맡기지 않고 국내 하청업체를 선정해 맡겼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다. 국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일은 가급적 우리 쪽에서 해보자는 의도에서 하청을 맡겼던 것인데, 막상 제품이 나오자 일본제품과 차이가 나버리고 말았고, 결과적으로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만 것이다.
용각산에 관한 시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보령제약이 일본 약을 들여와 돈을 벌고 있다’는 비난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당초 기술제휴 방안을 모색할 때부터 ‘일본 회사와의 기술제휴’라는 점 때문에 우리 회사가 져야 할 크고 작은 부담에 관해 우려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정작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자 그 비난은 예상보다 더 심각한 파문을 일으키며 곧 확산되어갔다. 사실 그 같은 비난 아닌 비난의 출처는 일반 소비자들이라기보다 우리를 견제하는 동종(同種)업체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렇듯 용각산은 국내 시장에 나오자마자 편견과 오해, 질시와 시기라는 큰 파고(波高)에 휩싸였다. 그야말로 난산(難産)이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산고(産苦)가 크다 한들 공들여 잉태한 옥동자를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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