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대륙의 남동쪽 인도양에 위치한 마다가스카르. 1인당 국민소득이 500달러 이하로 절대빈곤층이 전체 인구의 반을 넘는 이곳은 현재 정부가 쿠데타로 집권하고 국민투표를 실시하지 않아 UN 및 아프리카 연합으로부터 정식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아프리카 최빈국이다.
이 황폐한 곳에 겉보기에는 작고 여리게만 보이는 한 여성이 간단한 의약품마저 부족해 고통 받고 있는 이들에게 사랑의 씨앗을 심고 돌아왔다. 그녀는 포항 우리들병원(병원장 이동엽) 전담간호팀을 이끌고 있는 김필현 간호팀장이다.
김필현 간호팀장은 최근 포항시와 새마을회가 함께 결성한 해외봉사단에 선발돼 7월 31일부터 8월 10일까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소아비나스-포항메디칼센터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의료봉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이번 해외 의료봉사는 포항메디칼센터를 거점으로 의료봉사와 새마을운동 보급, 아날라마이찌 미라주 초등학교 리모델링 공사 준공식, 농업용수개설공사(1000m) 준공식, 농업기술 보급 등 현지인들에게 단비 같은 여러 사업들을 이뤄냈다.
그녀는 마다가스카르에 처음 도착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아프리카라는 지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곳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니 같은 인간으로서의 동질감과 연민을 많이 느꼈다. 수도 도시에서도 헐벗고 맨발로 길거리를 생활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고 씻는 물이 부족한 것은 물론 거리의 아이들은 쓰레기 소각장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손으로 주워먹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교육을 받지 못해 가난이 되물림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의료봉사가 이루어진 포항메디컬센터에는 매일 천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루었다. 의료진을 만나기 위해 수십 km를 걸어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누구도 장시간 진료를 기다리는 것에 대해 불평하지 않았다. 간신히 진료를 받고 의약품을 건네 받으면서 ‘메시!’라고 봉사단에게 거듭 감사 인사하던 모습을 통해 얼마나 의료봉사단을 간절히 기다렸는지를 알게 했다.
김필현 간호사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아프거나 다친 몸을 제때에 치료하지 못해 고통 받고 있었다. 현지에서 의료봉사단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모른다. 가볍게 넘어진 무릎 상처가 곪아 찾아온 유치원생 아이가 생각이 난다. 마취도 없이 감염된 부위를 긁어내는데도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소리도 내지 않고 큰 눈에서 눈물만 흘리던 모습에서 이곳 아이들에게는 눈물도 사치인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라고 기억했다.
이번 의료봉사 경험에 대해 그녀는 “다친 지 오래되고 때와 범벅이 돼 지워지지도 않는 상처를 보고 있자니 봉사기간 내내 마음이 아팠지만 우리의 작은 손길 하나, 소량의 의약품 하나에도 간절한 감사함을 전해오는 그들을 보면서 오히려 나 자신이 치유를 받고 영혼이 맑아지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라며, “한번의 경험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의료교육을 비롯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모색되길 바란다. 개인의 작은 도움의 손길도 그 곳에서는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주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와 새마을회 해외 의료봉사는 국제사회 발전과 개발도상국에 새마을운동 경험전수를 위한 협력사업으로 매년 개최될 예정이며, 포항 우리들병원은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 지속적인 의료지원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