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이상흔, 이규엽 교수)와 경북대 생명과학부(김언경 교수)팀이 동아시아 최초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법을 이용하여 유전성 난청의 원인 유전자를 밝혀냄으로써, 난청의 조기진단에 대한 획기적인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유전성 난청은 현재까지 밝혀진 원인 유전자만 50개 이상에 달하는 유전질환으로, 이 중 한 유전자에만 변이가 발생해도 난청으로 이어진다.
현재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기법으로는 흔한 유전자 이상인 경우에는 쉽게 진단이 되지만 흔한 난청유전자 돌연변이가 아닌 경우 그 원인 유전자를 밝히기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며 검사를 마쳐도 원인 유전자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기존의 유전자 검출 기법은 정확한 난청의 가족력과 많은 가족 구성원의 유전 정보가 요구되므로, 핵가족이 지배적인 현대 사회에서는 그 적용이 극히 제한적이며, 더욱이 각 환자마다 수 십개에 달하는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모두 분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현재 여러 병원에서 실시되고 있는 난청 유전자 검사 또한 비교적 빈도가 높다고 알려진 단 몇 개의 유전자 변이를 대상으로 하는 것에 불과하여, 실제 검사를 통한 진단 및 예방 효과는 미미하다.
상기 환자의 경우에도 일차적으로 수행한 기존 유전자분석방법으로는 원인 난청 유전자를 찾을 수 없지만 기존의 유전자 분석 기법의 한계를 극복한 인간이 가지는 수 만 개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동시 다발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혁신적인 분석 기술인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법 (Next Generation Sequencing)을 유전성 난청에 적용, 그 원인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검출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경북대 팀은 8 가계(家系)를 대상으로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하여 5가지의 희귀한 난청 유전자에 대한 분석에 성공하였으며 향후 유전자의 기능과 유전자 치료에 대한 연구를 수행 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의 유전자 분석 방법으로는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난청 가계를 대상으로 하여 원인 유전자를 검출함으로써, 분자유전학 기술의 적용을 통해 유전성 난청의 조기진단 및 예방이 실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나아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술의 대중화와 함께 향후 지속적인 데이터의 축적 및 분석 시스템의 구축을 이룸으로써, 이 연구가 유전성 난청의 극복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유전성 질환 연구 분야의 유명 국제 학술지인 ‘Orphanet Journal of Rare Diseases’에 게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