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성 고혈압(Resistant Hypertension, RH) 환자의 상당수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항고혈압제를 여러 가지 복용하고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라면 반드시 수면무호흡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수면학회에 따르면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70~83%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을 함께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다.
수면무호흡증은 반복적인 기도 폐쇄로 인해 밤새 저산소증이 발생하면서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AAS)가 자극돼 혈관 수축과 체액 저류가 촉진된다. 이 과정은 염증 반응까지 동반해 혈압 상승을 유발한다. 특히 정상적으로는 밤에 혈압이 떨어져야 하지만, 수면무호흡 환자에서는 이러한 야간 혈압 하강이 사라지는 ‘논디퍼(non-dipper)’ 패턴이 나타나 심혈관 위험을 더욱 높인다.
한진규 전문의는 “저항성 고혈압 환자의 경우 단순히 약물 조합을 늘리는 것보다 수면무호흡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비만, 심한 코골이, 아침 두통, 주간 졸림이 동반되거나 약물 2가지 이상을 복용해도 혈압 조절이 어렵다면 반드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양압기(CPAP) 치료는 혈압 강하 효과가 입증됐다. 연구에 따르면 평균 5~10mmHg의 혈압 감소가 가능하며, 저항성 고혈압 환자에서는 일반 고혈압 환자보다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야간 혈압 패턴을 정상화시켜 뇌졸중, 심근경색, 심부전 등 주요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일부 환자는 항고혈압제의 용량이나 종류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한 원장은 이어 “저항성 고혈압 환자는 CPAP 치료와 항고혈압제를 병행하면서 체중 관리, 절주, 금연,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수면다원검사나 양압기 치료는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사전 진료를 통해 확인하고 검사,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