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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노재영 칼럼/ 현장 외면한 응급의료 개혁은 실패한다

아무리 선의로 출발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면 그 정책은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특히 응급의료처럼 생명과 직결된 영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이 추진하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도 그렇다. 정책의 목표는 ‘응급실 뺑뺑이’ 해소라는 좋은 취지로 보이지만, 현장을 배제한 채 설계된 제도는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광주광역시의사회·전라남도의사회·전북특별자치도의사회는 지난  5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응급실 뺑뺑이라는 중대한 사회적 문제의 근본 원인에 대한 진단 없이, 현상만을 억지로 통제하려는 전형적인 전(前) 정부식 정책 추진”이라며 “시범사업안이 강행될 경우, 이미 뇌사 상태에 가까운 응급의료 전달체계에 사실상의 사망 선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응급실 뺑뺑이’는 단순히 이송 절차가 비효율적이어서 발생한 현상이 아니다.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원이 줄어들었고, 응급실 문을 열어두고도 환자를 받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된 결과다. 그런데도 이번 시범사업은 그 원인을 진단하기보다, 광역상황실 중심의 병원 지정과 사실상의 강제 수용이라는 방식으로 현상만을 통제하려 한다. 이는 응급의료가 왜 작동하지 않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을 회피한 정책이다.

해외의 응급의료체계는 다른 길을 선택해 왔다. 일본은 응급환자 수용 여부에 있어 의료진의 전문적 판단을 최대한 존중하는 대신, 불가피한 의료 결과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을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 연간 의료 과실 형사 사건이 100건에도 미치지 않는 이유다. 미국 역시 ‘의료 소송의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민사에 국한된 이야기다. 응급 상황에서의 의료 판단에 대해 형사 책임을 묻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며, 170여 년간 항소심까지 간 의료 과실 형사 사건은 손에 꼽힌다. 유럽 주요 국가들도 중대한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한, 응급의료 행위에 대해 형사 처벌을 자제하는 것이 공통된 기조다.

이들 국가가 응급의료를 방치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의료진이 두려움 없이 판단하고 치료할 수 있어야 환자가 산다는 인식이 제도의 출발점이다. 응급의료체계의 핵심은 통제가 아니라 신뢰이며, 행정 명령이 아니라 현장의 전문성이다.

반면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불가피한 악결과에도 형사 입건과 기소, 고액의 민사 배상까지 이어지는 사법 환경 속에서 응급의료 현장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 최선을 다해 환자를 살리려 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장기간의 소송과 형사 처벌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면, 어느 의료인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응급환자를 받으려 하겠는가. ‘응급실 뺑뺑이’는 의료인의 윤리 부재가 아니라, 제도가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다.

그럼에도 이번 시범사업은 의료진과의 실질적인 협의 없이, 수용 여부를 행정적으로 결정하겠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책임 전가에 가깝다. 응급환자를 받지 못한 원인을 시스템이 아닌 개인의 판단으로 환원시키는 순간, 현장은 더욱 방어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정책은 책상 위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특히 응급의료 정책은 회의실이 아니라 응급실에서 검증되어야 한다. 현장을 떠난 제도는 숫자와 보고서 속에서는 성공일지 모르지만, 실제 환자 앞에서는 실패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전이 아니라 방향 수정이다. 응급환자 이송을 강제하기에 앞서, 왜 병원이 환자를 받지 못하는지, 왜 의료진이 두려워하는지를 먼저 직시해야 한다. 의료진, 행정부, 수사·사법기관이 함께 참여해 책임의 경계를 재정립하고, 불가피한 의료 결과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 한, 어떤 이송체계 개편도 공허한 선언에 그칠 뿐이다.

응급의료는 명분이 아니라 신뢰로 작동한다. 지금 정부가 들어야 할 것은 지침서의 문장이 아니라, 응급실 한복판에서 터져 나오는 현장의 목소리다. 시범사업도 그런 목소리를 담아 지역의사회 등과  사전 충분한 협의 후 발표해야 정책의 효율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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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위고비·AI 가짜 추천까지”… 식약처,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 출범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식품 부당광고와 소비자 기만행위에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식품부당행위긴급대응단’을 3월 24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먹는 위고비’, ‘먹는 마운자로’ 등 의약품 명칭을 모방한 식품 광고는 물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문가가 추천하는 것처럼 꾸민 허위·과장 광고가 확산되며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통합 대응체계 구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식약처는 가짜·조작·왜곡 정보와 부당광고 등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긴급대응단을 구성했다. 대응단은 ▲부당광고 정보 수집 ▲현장 점검 및 기획 단속 ▲위해 우려 성분 검사 ▲제도 개선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대응체계로 운영된다. 오유경 처장은 발대식에서 “이번 긴급대응단 출범은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한 식약처의 적극적인 정책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부당 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정부가 더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남이 긴급대응단장도 “국민의 선택권과 알 권리를 보호하고 공정한 식품시장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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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경기지역암센터, 보건복지부‘2026 지역암센터 장비비 지원 공모사업’선정 아주대병원 경기지역암센터가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26년 지역암센터 장비비 지원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공모사업은 전국 지역암센터를 대상으로 암 진단 및 치료 역량을 강화하고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추진된 사업으로, 서면평가와 발표평가, 현장점검 등 단계별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 기관이 선정됐다. 경기지역암센터는 이번 선정으로 보건복지부 12억원, 경기도 3억원의 지원을 확보하고, 병원 예산을 추가 투입해 노후 방사선치료 장비를 최신 고정밀 방사선 암치료 장비로 교체·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센터는 그동안 축적해 온 중증 암 진료 경험과 고정밀·적응형 방사선치료 기술을 활용해 고난도 암종 및 재발암 치료의 정밀도를 높이고 치료 성과 향상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경기도는 인구 규모와 암 발생자 수, 노인 인구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암 치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중심의 첨단 암 치료 인프라 구축은 서울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집중을 완화하고, 도내 암 치료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장비 도입으로 경기지역암센터는 기존 트루빔(TrueBeam), 헬시온(Halcyon)을 포함해 총 4대의 방사선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