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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ㆍ병원

“두근거림만으로 판단 금물”…부정맥, ‘증상’보다 중요한 건 ‘패턴’

심장, 쉬지 않고 일하는 장기인 만큼, 작은 이상 신호라도 놓치지 않는 세심한 관리 필요

심장은 우리 몸 전체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엔진’이다.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분당 60~100회 박동하며, 하루 약 10만 회에 달하는 활동을 이어간다. 이러한 심장은 전기적 신호에 따라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며 혈액을 전신에 고르게 전달한다.

하지만 심장의 구조적 이상이나 전기 신호의 오류가 발생하면 박동 리듬이 깨질 수 있다. 이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은 원인과 종류, 증상이 매우 다양해 단순한 컨디션 문제와 혼동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증상은 심장 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럼증 등이지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증상의 ‘패턴’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박영선 과장은 “부정맥은 증상 자체도 중요하지만, 언제 발생했고 얼마나 지속됐는지 등 패턴을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증상이 심해도 경과 관찰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있는 반면, 증상이 거의 없어도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맥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종류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정상’ 심전도라도 안심 금물…정밀 검사 필요
부정맥은 환자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질환이다.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지만 심전도 검사에서 ‘정상’ 판정을 받아 혼란을 겪는 사례도 흔하다.
이는 일반 심전도 검사가 약 10초간의 심장 리듬만을 기록하는 데 따른 한계 때문이다. 검사 순간에 부정맥이 나타나지 않으면 결과는 정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박 과장은 “단순 심전도 검사만으로 부정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정밀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표적인 정밀 검사로는 24시간 동안 심장 리듬을 기록하는 ‘홀터 검사’가 있다. 이 외에도 증상이 나타날 때 버튼을 눌러 기록하는 이벤트 홀터 검사, 피부 아래 기기를 삽입해 장기간 관찰하는 이식형 루프 레코더 검사 등이 활용된다.
또한 운동 시 맥박이 빨라지는 것을 부정맥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운동 중 심박수 증가 자체는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지만, 가벼운 활동에도 심박수가 과도하게 증가하거나 흉통, 어지럼증, 실신이 동반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이 경우 운동부하 검사를 통해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연령별로 다른 부정맥…유전성은 ‘조용한 위험’
부정맥은 연령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고령층에서는 노화와 관련된 심방세동, 심방조동, 서맥 등이 흔하다. 반면 젊은 층에서는 카페인 섭취, 음주,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일시적 부정맥이 주로 발생한다.
문제는 드물지만 치명적인 ‘유전성 부정맥’이다. 젊은 나이에 갑작스러운 실신이나 급사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복적인 실신, 운동 중 쉽게 피로해지거나 어지러운 증상, 또래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운동 능력 등이 있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계항진이 자주 느껴지거나, 가족 중 젊은 나이에 급사한 사례가 있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를 통해 유전성 부정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부정맥을 단순한 ‘두근거림’으로 넘기지 말고, 발생 시점과 지속 시간, 반복 여부 등 패턴을 기록하는 습관이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심장은 쉬지 않고 일하는 장기인 만큼, 작은 이상 신호라도 놓치지 않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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