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0 (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의료ㆍ병원

논란의 중심에 선 갑상선암의 불편한 진실..

정재훈 대한갑상선학회 이사장,‘갑상선암 과잉진단 및 과잉진료’ 논란에 대한 입장 밝혀

최근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이 급증하고 있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갑상선암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고화질의 초음파기기가 갑상선종양의 진단에 적용되어 1 cm 이하의 작은 갑상선 유두암이 조기 진단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부정하는 전문가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국과 달리 쉽게 병원을 방문하여 큰 돈 들이지 않고 쉽게 원하는 검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2002년 이후 모든 병원마다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넣어 갑상선암의 조기진단이 급증하였다. 셋째, 민간보험과 관련되어 진단을 적극적으로 받고자 하는 환자들의 욕구, 진료권고안이 법적인 보호막이 되지 못하므로 실제 진료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못함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기진단만으로 급증하는 현상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미국의 국가암통계자료를 보면 1 cm 이하의 미세유두암의 증가도 있었지만 1-2 cm 이상의 큰 갑상선암도 더불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19세 미만의 소아 및 청소년층에서도 갑상선암이 최근 10년간 약 2.3배 증가하였다. 이들은 일부를 제외하고 일상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연령층은 아니다. 최근의 외국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면 갑상선암 발생에 환경적 인자보다 유전적 소인이 더 중요하고,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동아시아 지역 사람들이 갑상선암에 쉽게 이완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외에도 요오드의 과다섭취, CT나 PET 검사 등과 같은 의학적 방사선 피폭의 증가, 비만인구의 증가 등이 일부 갑상선암 발생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적인 후보인자들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1 cm 이하의 갑상선암은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은 근거가 있는가? 2010년 대한갑상선학회는 갑상선암 진단 및 치료에 관한 개정된 권고안에서 갑상선 종양이 우연히 발견되었어도 직경이 0.5 cm 이하인 경우 주위로 진행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한 세포검사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하였다.

이는 30년 이상 장기간 추적한 결과 등에 근거하였고, 추적관찰을 하다가 종양이 커지거나 주위로 진행되는 양상이 발견될 때에 비로소 세포검사를 하여도 무방하다. 물론 직경이 1 cm 를 넘는 암은 갑상선전절제술을 하여야 한다. 이는 사망률과 재발률을 의미있게 낮추기 때문이다. 직경 0.6 cm와 1 cm 사이 종양의 경우가 애매하다. 앞서 언급한 30년 이상의 장기간 연구결과 재발률을 낮추게 되고, 암의 크기가 0.6-0.8 cm 이상에서 원격전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는 경과관찰보다는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경우 미국갑상선학회에서도 수술을 권유하고 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 운운하는 주장은 올바른 표현인가? 먼저 갑상선암의 자연적 경과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미분화암처럼 진단 후 3-6개월 이내에 90% 이상이 속수무책으로 사망하는 극단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진행이 매우 느리기 때문에 소위 ‘뒤늦게 재발하고 뒤늦게 사망한다’. 즉, 누적 사망률은 진단 후 5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3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최소 10-30년 이상의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갑상선암의 자연적 경과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암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갑상선암을 바라본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더욱 최근에 문제가 되는 1 cm 이하의 작은 암의 경우 치료를 시작한지가 불과 몇 년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판단은 너무 이르고, 앞으로 최소 10년 후에나 판단하여야 한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대부분의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이유는 증상이 없는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장기간 치료하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증상이 있거나 손으로 만져지는 갑상선암만 치료하라’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있는가?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증상이 없다. 암이 매우 커서 주위 장기를 압박하거나, 크기에 관계없이 주위 조직으로 진행된 경우에야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암이 여러 장기로 원격전이되는 경우 전이 장소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서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이미 암은 많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완치 목적의 치료를 할 수 없다. 또한 갑상선종양의 위치와 크기, 목의 두터운 정도, 그리고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서 촉지되는 정도가 달라진다. 실제로 1 cm 이상의 갑상선종양도 의사의 촉진만으로는 절반도 발견할 수 없으며, 초음파검사로 발견되는 갑상선종양의 약 15%만 숙련된 의사가 촉진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조기발견 및 조기치료의 이득을 보게 될 상당수 환자들의 권리를 국가나 일부 단체 누구도 막을 수는 없다. 조기진단과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서 당하는 피해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갑상선암 발생율 세계 1위라는 기록은 확실히 불명예스러운 일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뒤틀어진 의료 현실을 일부 반영하고 있어 우리 모두 이에 대한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 과잉진단과 과잉치료는 절대적인 해악이므로 반드시 피하여야 하나, 이를 빌미로 비합리적이고 획일적인 제제가 가해진다면 이는 더 나쁜 해악이다.

2013년 대한갑상선학회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선암 선별검사의 유용성’에 관한 공동연구에서 이와 관련한 1차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갑상선암의 초음파 선별검사를 권고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결정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결론지었다. 개인이 자기 돈을 내고 자신의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일종의 기본권이다. 이를 어느 누구도 잘못된 행동이라고 비판 할 수는 없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이다. 만약 갑상선종양이 발견되었다면 지금까지 입증된 자료에 근거하여 제시된 진료지침에 따라서 환자를 치료하면 된다. 치료 계획은 각 개인의 의학적 상태, 동반 질환의 유무, 정확한 진행 상태 파악 및 기대 여명 등을 고려하여 환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경제 논리가 아닌 순수한 의학적 판단에 근거하여 수립되어야 한다. 의료 행위는 효율의 문제가 아닌 환자의 생명과 안위만을 위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배너
배너

배너

행정

더보기
치은염이나 치주염 예방 하려면... 염화나트륨, 초산토코페롤, 염산피리독신, 알란토인류 등 함유 치약 도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6월 9일 ‘구강보건의 날’을 맞아 구강에 자주 사용하는 의약외품인 치아미백제, 구중청량제, 치약의 올바른 선택과 사용법, 주의사항 및 온라인 부당광고 사례 등 안전사용 정보를 안내한다. 치약미백제, 구중청량제 및 치약은 제품의 형태에 따라 사용법이 다르므로 제품의 용기·포장이나 첨부문서에 기재된 용법·용량과 주의사항을 반드시 확인한 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할 때 효능·효과에 관한 거짓·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의약외품’ 표시와 식약처에 허가(신고)된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아미백제> 치아미백제는 착색 또는 변색된 치아를 미백기능이 있는 물질(과산화수소, 카바마이드퍼옥사이드)을 이용해 원래의 색 또는 그보다 희고 밝게 만들어주는 제품으로, 겔제, 첩부제, 페이스트제 등이 있다. 겔제는 치아에 흐르지 않을 정도로 바른 후, 제품마다 정해진 시간동안 겔이 마르도록 입을 다물지 말고 기다렸다가 30분 후에 물로 헹궈낸다. 첩부제는 박리제(치아부착면에 붙은 필름)를 떼어내어 치아에 부착했다가 제품 설명서의 사용시간에 맞춰 제거하며, 페이스트제는 적당량을 칫솔에 묻혀 칫솔

배너
배너

제약ㆍ약사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의료·병원

더보기
심방세동, ‘피 한 방울’로 예측?...프로테오믹스 기반 "심혈관질환 정밀의료 시대 앞당겨" 연세의대가 혈액을 분석해 심방세동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정보영·김대훈·박한진 교수(심장내과), 의생명과학부 양필성 조교 연구팀은 혈액 속 단백질 정보를 기반으로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써큘레이션(Circulation, IF 35.5)에 최근 게재됐다. 심방세동은 가장 흔한 심장 부정맥으로 뇌졸중과 심부전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기 쉽다. 이에 따라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위험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고위험군을 선별해 예방적 치료를 시행하는 정밀의료 전략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약 6만 3천 명의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데이터를 대상으로 혈액 속 단백질과 심방세동 발생 여부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심방세동 발생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단백질 후보군을 식별했다. 이후 미국의 ARIC 코호트 연구자들과 협력해 식별한 단백질 후보군이 동일하게 잘 작동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프로테오믹스 모델의 단백질 정보를 이용했을 때 기존 임상예측모델보다 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