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메드트로닉의 복부대동맥류(AAA) 스텐트 그라프트인 엔듀런트(Endurant)의 장기적인 치료효과를 보여주는 임상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2014 셰링 크로스(Charing Cross)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두 개의 연구 즉 판도라(PANDORA) 연구와 인게이지(ENGAGE) 연구의 결과가 최초 발표됐다. PANDORA 연구는 독일의 2개 연구기관에서 독립적으로 진행됐으며, ENGAGE 연구는 메드트로닉의 후원 하에 세계 각국의 79개 연구기관에서 시행됐다. 연구의 규모와 대상 등 여러 측면에서 전혀 다른 두 개의 연구에서, 엔듀런트는 광범위한 환자 유형과 해부학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고 일관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발표된 주요 내용은 대동맥류로 인한 사망률과 재시술률, 스텐트 그라프트의 이탈, 개복술로의 전환 여부 등에 대한 3년에서 5년사이의 추적 결과에 대한 것이다.
PANDORA 연구
PANDORA 연구는 모든 내원 환자에서 엔듀런트 스텐트 그라프트의 장기 임상 효과를 보기 위한 것으로, 총 277명의 복부 대동맥류 환자들을 2007년 1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전향적으로 관찰했다. 환자 제외 기준(exclusion criteria)은 없었다. 이 연구는 엔듀런트 스텐트 그라프트의 장기적 효과를 보기 위한 최초의 독립 연구다.
관찰된 환자군은 대동맥 경부 길이(neck length)가 10~15mm 사이로 짧은 환자(49%), 증상이 있는 대동맥류 환자(7%), 대동맥류 파열 환자(2%) 등을 포함했다. 추적관찰 과정에서 환자 순응도는 99%에 육박했으며, 총 273명의 환자가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연구 참여 환자의 복잡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PANDORA 연구는 1차 연구목표를 달성했다. 추적관찰 기간(중간값 42.1 개월) 동안 복부 대동맥류 재시술률은 9.5%로 나타났다. 카플란 마이어 측정법(Kaplan-Meier estimate) 기준으로 봤을 때 5년 시점에서 87%의 환자가 2차 시술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2차 연구목표에서도 이에 상당하는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 스텐트 그라프트의 이탈(proximal migration)은 전혀 없었으며, 1형 혹은 3형 혈류 누출(endoleak)은 2%의 환자에서 확인됐다. 복부 대동맥류와 관련해 사망한 환자는 1명(0.3%)이었다.
PANDORA 연구 결과는 독일 모인스터 소재 성 프란치스쿠스 병원의 지오바니 토르셀로(Giovanni Torsello) 교수를 통해 셰링 크로스 심포지엄에서 발표됐다. 토르셀로 교수는 “이번에 독립적으로 진행된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은, 단일 스텐트 그라프트 제품에 대한 현존 최대의 시판 후 임상인 ENGAGE 연구의 결과와도 일치한다”면서 “모든 내원 환자군에서 엔듀런트 스텐트 그라프트의 임상적 우수성이 장기 데이터를 통해 재확인됐다”고 평했다.
ENGAGE 연구
ENGAGE 연구는 대동맥 질환에 대한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 (EVAR)에 있어 메드트로닉의 기존의 유례가 없는 강력한 연구 의지를 상징한다. 이 연구는 엔듀런트가 유럽 씨이(CE) 마크를 획득한 2008년 6월부터 6개 대륙 79개 연구기관 1,2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어 왔다. 모든 연구 참여 환자들에 대해 10년간 추적연구를 진행할 예정으로, 지금까지 진행된 어떤 스텐트 그라프트 관련 장기 연구보다도 탄탄한 근거기반을 자랑한다.
최근의 ENGAGE 연구 데이터의 부분 분석(subset analysis)을 통해 3년 추적기간의 환자 예후에 있어 대동맥 경부 길이의 영향에 대한 비교가 진행됐다. 여기서 경부 길이란 대동맥류 맨 윗부분에서 신장동맥까지의 건강한 대동맥 조직의 길이에 해당하며, 시술을 통해 안전하게 막을 수 없는 부위다. EVAR 시술 가능 여부에 있어 환자들에게 해부학적인 제한요소가 될 수 있는 이 대동맥 경부 길이가 스텐트 그라프트가 대동맥 내에 안착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한다.
ENGAGE 연구의 3년 데이터에서는 이 제품이 경부 길이가 짧은 (10~15mm) 환자부터 일반적인 (15mm 이상) 환자까지 유사하게 우수한 예후를 보였다. 역사적으로 대동맥 경부가 짧으면 환자가 EVAR 시술을 받기 어렵고 이상반응 발현률도 높았다. 엔듀런트 스텐트 그라프트는 해당 제품의 대동맥 경부가 10mm 이상인 환자에 대해 사용을 허가 받았다.
이번에 시행된 부분 분석은 대동맥 경부 길이 10~15mm인 환자 48명, 15~20mm인 환자 79명, 20mm 이상인 환자 364명을 대상으로 했다. 3년 추적 후 세 군간에 아래의 결과에서 통계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대동맥 경부가 짧아 예전에는 EVAR 시술이 어려웠던 환자에서도 엔듀런트를 사용했을 경우 임상적 유효성이 비슷했다.
대동맥류 파열 (0.0%, 0.0%, 0.3%)
개복술로 전환 (0.0%, 0.0%, 1.1%)
2차 시술 (4.2%, 10.1%, 8.5%)
1형/3형 혈류누출을 바로잡기 위한 2차 시술 (0.0%, 1.3%, 3.0%)
스텐트 그라프트 이탈 (0.0%, 0.0%, 0.0%)
ENGAGE 연구의 대동맥 경부 길이에 따른 부분 분석결과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소재 에라스무스 병원의 헨세 페르하겐(Hence Verhagen) 교수는 “엔듀런트 스텐트 그라프트는 예전에는 EVAR를 받지 못했을 환자들이 이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ENGAGE 연구결과는 짧은 대동맥 경부를 가진 환자에서 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ENGAGE 연구는 시판 후 연구로는 임상적으로 매우 엄격하게 디자인됐다. 예를 들어 모든 데이터는 연구자들의 독립적 검토와 검증을 거치며, 정기적인 연구현장 감시를 통해 데이터의 질과 일관성이 확인된다. 연구계획서 상의 연구목표에 100%의 환자를 모니터하는 것이 포함되며, 시술 후 5년내 발생한 사망사례와 30일내 발생한 중대한 이상반응에 대해서는 독립적인 임상 위원회에 회부해 판단을 맡긴다.
엔듀런트는 2008년 최초 소개되어 전세계적으로 약 15만명의 환자에게 사용되었다. 대동맥 질환에 대한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 시술을 받은 복부 대동맥류 환자의 2명 중 1명은 이 제품으로 시술했다. 차세대 제품인 엔듀런트 II는 2011년 12월 유럽에서 CE마크를 획득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2012년 5월에 받았다. 대한민국에서는 2013년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보험급여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