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국내에 물질특허가 도입된 이후 신약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하지만 현실은 초라하기 그지 없다.

식약처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신약 가운데 보령제약의 카나브를 비롯,1-2개 신약만이 글로벌 신약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을뿐 대부분은 국내용 이거나 시장성이 없어 이미 생산 중단된 품목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기업의 경우 하나의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평균 약 1조 4천억 원의 막대한 금액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국내는 이를 충당할 재원이 턱없이 부족,이같이 초라한 성적표를 얻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상시험등에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는 현실을 감안할때 재원 부족은 신약개발의 활성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비용 투자에도 불구하고 후보물5,000~10,000종 중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물질은 5종 내외로 최종적으로 승인을 받아 출시되는 약물은 1종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성공하는 신약개발'의 장밋빛 꿈은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 

때문에 약물의 적응증 확대를 기반으로한 '신약재창출'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몇년안에 좋은 결과도 기대할수 있게 하고 있다. 

신약 개발과 비교해 25~35% 시간과 재원을 절약 할 수 있는 신약재창출은 이런 매력 이외에 성공 확률이 높아 국내 제약사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신약재창출의 성공 사례는 치료 중 우연히 새로운 약효가 발견되거나 기존 효능이 전혀 다른 치료 영역으로 확장되는 등 의외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비타민 A 활성 유도체 중 하나인 '트레티노인(Tretinoin)'은 동일한 치료 영역에서 적응증이 확대된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원래 트레티노인은 미세면포(microcomedones)와 염증성 여드름을 감소시키는 효과로 인해 1971년
FDA로부터 여드름 치료제로 승인 받은 성분이었다.

여드름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주름이 완화되고 피부가 매끈해지는 현상이 발견되었다. 이는 피부조직에서 현미경 등을 통해 관찰된 '광노화(Photoaging)'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주름, 색소침착, 그리고 거친 피부 등의 피부노화 증상[v]에도 효과적일 거라 판단되었다. 이후 트레티노인 성분은 광노화 질환으로 적응증의 확대를 준비해 1996년 미국 FDA에 의해 최초의 광노화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의 임상시험(아래.하반기 (6월1일부터 8월2일까지) 의약품임상시험 승인현황)건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약개발을 위한 경우 보다는 생동성시험을 위한 경우도 적지 않지만,적응증 확대 등 신약재창출을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 보다는 경제성이 뛰어난 신약재창출 쪽으로  신물질 개발 전략을 수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반기 (6월1일부터 8월2일까지) 의약품임상시험 승인현황

한편 국내 대학병원들도 국내 제약사들과 다국적 제약사들의 의약품 임상시험 의뢰 건수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기준 강화 등을 글로벌 스텐더드로 재정비 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인하대병원으로 구성된 연세의료원 임상시험글로벌선도센터 컨소시엄(SCI-C)가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공동심사시스템을 도입키로 한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공동심사시스템은 4개 병원 중 어느 한 병원의 IRB 심사를 거쳐 승인된 임상시험을 다른 병원에서도 별도의 심사 없이 승인해 신속한 임상시험이 가능하도록 하는 체계로 멀티 임상과는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존 ‘상호인정제’와 유사한 성격이어서 관련 제약사와 타 의료기관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