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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총장 자서전/34/부지 물색과 교사 건축

홍재식 전 산은부총재, 이규성 전 재무장관의 도움으로 어려운 고비 넘겨



이러한 건학이념을 확립하고 대학을 세우기 위한 부지 물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 무렵부터 나는 매주 주말이면 영등포에서 기차를 타고 논산을 오가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꼭 주말이 아니더라도 필요하면 당일에 다녀오는 적도 많았다. 주위에서는 승용차를 타고 다닐 것을 권유했지만 시간도 정확하고 차 안에서 일도 볼 수 있는 기차가 훨씬 효율적이고 편안했다.

 

지금도 서울에 갈 일이 있을 때는 기차를 타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부지를 물색하면서 몇 만평의 넓은 땅을 한꺼번에 구입하려니 어려움이 많았다. 그렇게 넓은 땅도 흔치 않았거니와 적당한 땅이라 해도 소유자가 많아 의견을 모으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반야산을 사이에 두고 시가지 외곽에 다소 높게 위치한 현 위치가 마음에 들었는데 땅의 대부분이 담양 전씨 문중 땅으로 되어 있었다. 문중의 허락을 얻어야 하는 난관에 부딪쳤는데 다행히 당시 전일순 부군수(후에 군수가 되었음)의 도움이 컸다. 전 부군수는 쾌히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했으며 논산의 발전을 위한 대학의 필요성 등을 역설, 문중의 일가들을 설득하여 땅 주인들의 동의를 얻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건양대학교 설립 당시의 인문학관 공사장면

 

그 중에 몇 사람은 끝까지 매매에 응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 특히 교문 옆 기백 평은 1987년도 당시에 시가 40배 이상을 주고 구입해야 했다. 그때 마지막까지 매매에 불응한 사람과는 웃지못할 논쟁까지도 벌였다. 그 땅주인은 이사장이 몇백 억을 투자하여 교육사업을 하면서 자기 땅 몇백 평 좀 비싸게 사 주면 되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고, 내 입장은 고향에다 뜻 깊은 육영사업을 하는데 지역주민의 협조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결국 내가 지고 말아, 그 땅을 비싼 가격에 구입, 울타리 공사를 하고 깨끗이 마무리 지었다.
부지 매입 후 학교 교사 신축공사를 서둘렀다. 그러나 1989년~1990년 무렵에는 정부의 분당 신도시 5만 세대 공사 때문에 건축 자재의 품귀 현상이 극에 달했다. 벽돌, 시멘트, 철근 등을 구입하는 데 이루 말할 수 없는 애로가 뒤따랐다. 하지만 어려울 때면 꼭 도와주는 분이 있어 나보고 인복이 있다고 말하는데 산업은행 홍재식 부총재가 시멘트 문제를 해결해주었고, 이규성 전 재무부 장관은 철근을 대주어 어려운 고비를 넘어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당시엔 모래도 달려 바다모래를 쓰는 데가 있었는데 바다모래는 염분 작용으로 철강의 강도를 약하게 하는 폐단이 있었다. 그 바람에 중국제 시멘트, 철근이 많이 들어오고, 바다모래가 판을 칠 때였으나 주변의 도움으로 좋은 자재를 써서 건물을 완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제1차 공사로 1989년 10월에 인문학관ㆍ경상학관ㆍ이공학관 및 기숙사 일부의 기공식을 갖고 이듬해 말에 인문학관과 경상학관 및 기숙사를 완공하여 최소한의 학교 모습이 갖춰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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