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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총장 자서전/64/중학교 졸업과 세브란스 의대 진학

의사인 큰 형님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의대에 진학

해방이 되던 1945년 나는 중학 졸업반이었다. 일본의 항복으로 세계 제2차 대전이 끝나고 새 정부수립까지 남북회담·좌우익 싸움·신탁통치 찬반 등을 외치는 시위가 연일 계속되어 사회는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당시 사회상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격동기였는데 하루는 누군가가 “해방이야. 일본이 손을 들었어!” 하고 외쳐대자 학교 안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직원실을 지나다 힐금 넘겨다보니 일본인 교장과 일본인 선생들이 좌불안석으로 ‘칙쇼!’를 외치며 얼굴엔 살기가 등등했다. 살아 있는 신이라던 히로히토(裕仁) 천황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연합군에 무조건 항복을 한다는 뉴스가 나온 직후였다. 그날 오후 징과 꽹과리를 앞세운 군중들이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가 하면 경찰서와 군청, 일인 상점을 찾아다니며 시위를 벌였다. 그것은 환희와 감격의 표출이었다.

 

김희수총장의 초등학교 시절.


일인들은 자기들끼리 쑥덕거리거나 집안에 틀어박혀 숨을 죽인 채 앞일을 걱정하는 듯했다. 이어 군대와 징용에 끌려갔던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오며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일인 순사와 일제에 협력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폭행을 서슴치 않았으며 일부 학생들은 일본인 교장을 관사에서 끌어내어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와 같은 행동은 과격파 학생들이 주로 저지른 일이었다.


일인들이 쫓겨난 후 젊은이들은 두패로 나눠지며 서로 목청을 높였는데 이는 좌우익 갈등의 시발이었다. 패거리 싸움은 학원도 예외가 아니어서 학련(學聯)과 학맹(學生同盟)으로 갈라져 반목을 했고, 학교간에도 으르렁댔다. 공주중학과 공주농전·영명중학 학생들 간에도 치고받는 일이 예사처럼 일어났다.

 

정당도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와 이승만·김구·여운형·송진우·박헌영·김규식·안재홍·장덕수 등을 필두로 목소리를 높였다. 그 무렵 덕수궁에선 미소(美蘇) 공동위원회가 열렸고 서울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생들이 ‘찬탁(贊託)’ ‘반탁(反託)’으로 갈라져 소요를 일삼았다. 공주에서도 공산성 놀이터, 금강 모래사장, 학교 운동장 등지에서 연일 좌우익의 정치집회가 열려 확성기 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그러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해방 후 한국어와 역사 등 교과과정이 많이 바뀌었다. 특히 국어와 역사는 새로운 것이 되어 초등과 중등이 비슷한 것을 배웠다. 교과서(국어) 내용도 일본어가 사라지자 ‘카프’와 문맹(문학가 동맹) 소속 작품으로 대립했다. 그 무렵엔 소련에 대해서도 우방 개념을 도입. ‘건설의 나라’로 우대했고 서점엔 생소한 정치 서적과 좌익 계열 작품이 판을 쳤다.


이러한 와중에서 우리는 중학 4학년으로 졸업을 하게 되었고 나는 대학에서의 전공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되었다. 중학 시절 내내 나는 의사로서의 큰형님의 모습을 자주 접하였기에 의사라는 직업에 친근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도 익히 알고 있었다. 마침 부모님께서도 의대에 가기를 원하셔서 나는 망설임 없이 의과대학 진학을 결정하였다. 경성의학 전문부(현 서울대 의대)와 세브란스의대 전문부(현 연세대 의대)에 원서를 냈다.


입학 시험은 8월로 기억되는데 그때 폭우가 내려 경부선 천안―평택 간 선로가 유실되어 공주에서 천안까지 트럭을 타고 가서, 성환에 사는 이정구 동창집에서 하루를 묵었다. 다음날 성환에서 도보로 평택까지 가서 평택에서 다시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가까스로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다.

 

둘째형님이 용산 문배동에 살 때여서 나는 용산역에서 내려 형님댁에 묵었다. 그 당시 논산에서 공주까지도 유학을 갔다고 생각할 때였는데 서울로 진학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지금은 고속철도 KTX가 개통되어 논산에서 서울까지 1시간 20분이면 도착하는데, 당시는 교통 사정에 따라 이틀이 걸릴 수도 있었으니 심적으로 서울은 먼 미지의 세계나 다름 없었다.


나는 전기시험에 실패하고 후기인 세브란스 의대에 합격, 1946년 9월에 입학식을 가졌다. 세브란스 의대는 사립이었지만 의사를 희망하는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에  입학이 용이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공부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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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 마련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이하 ‘공정위’),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이하 ‘식약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 기획재정부(장관 구윤철, 이하 ‘기재부’),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 이하 ‘중기부’)는 합동으로 12월 2일(화), 「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용량꼼수(슈링크플레이션)는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중량을 줄이는 방식의, ‘숨은 가격인상’ 행위를 말한다. 용량꼼수는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실질적 물가 인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민생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그간 정부는 가공식품분야와 일상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중량이 5%넘게 줄어들었는데도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행위를 규제해왔다. 적발 사례는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사례는 가공식품분야에 집중되어 왔다. 또한, 최근 일부 치킨 프랜차이즈를 포함하여 외식업계에서도 용량꼼수 행위가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관계부처(공정위, 식약처, 농식품부, 기재부, 중기부, 이하 동일)는 민생회복과 소비자주권 확립을 위한 「식품분야 용량꼼수 대응방안」을 마련하였다. 관계부처는 대책을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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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폭음, ‘급성 췌장염’ 위험 높여…구토, 메스꺼움, 발열 등 동반 연말이 다가오면서 회식과 술자리가 부쩍 늘어나는 시기다. 평소보다 음주량이 늘어나기 쉬운 때인 만큼 소화기질환 발생 위험도 커진다. 특히 짧은 시간에 많은 술을 마시는 폭음은 급성 췌장염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폭음 뒤 복부 통증이 지속된다면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에서 소화효소가 비정상적으로 조기에 활성화되면서 췌장 조직을 스스로 손상하는 급성 염증 질환이다. 정상 상태에서는 췌장에서 만들어진 소화효소가 췌장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이동하여 음식물 분해에 사용되지만, 급성 췌장염이 발생하면 소화효소들이 췌장 내에서 먼저 활성화되면서 췌장에 손상을 일으킨다. 이는 중증으로 진행할 경우 패혈증, 쇼크, 다발성 장기부전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담석과 과도한 음주다. 그 외에도 고중성지방혈증, 바이러스 감염, 외상, 유전적 요인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담석이 담관으로 넘어와 담관과 췌관이 만나는 지점까지 내려오게 되면 췌관도 막을 수 있다. 이 경우 췌장에서 분비된 소화효소가 췌관을 통해 배출되지 못하고 췌장 내부에 고이게 되면서 염증이 유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