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7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김희수총장 자서전/73/나의 아내에 대하여

은행원 출신으로서 금전처리 분명하고 사치와 낭비 몰라



나의 아내는 스물세 살에 스물일곱 살인 나와 결혼하여 1남 3녀를 낳아 기르며 자상한 어머니로, 성실한 내조자로서 현모양처의 역할을 다해 왔다. 이만큼 가정을 꾸려오고 병원과 대학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내의 헌신적인 노력과 부지런함 때문이었다.


1954년 결혼할 때 나는 대전보건소에서 근무하였고, 전후 잿더미 위에서 모든 것이 다 부족하고 궁핍한 시절이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가장 어려웠던 그 시절이 가장 행복했던 것 같다. 결혼한 지 일 년 후에 장녀 용애를 출산하였고 첫딸에 대한 사랑과 처에 대한 정은 더욱 더 깊어져 갔다. 결혼 생활 3년여 되는 해 나는 가족의 생활 대책도 세워놓지 못한 채 도미(渡美) 유학길에 올랐다. 여유가 없는 생활이다 보니 가족이 걱정되면서도 청운의 꿈을 안고 미국을 향해 떠났다.

 

경상학관 앞에서 부인 김영이여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처와 딸아이의 생활비가 걱정되어 태평양 선상에서 대양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궁리를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생활비는 가끔 월급에서 절약하여 보내준 일이 있지만 그것으로 생활을 하자니 아마 의식주가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처는 한마디 불평이 없었다. 오히려 나의 미국 유학기간 동안 미용사 자격증을 받아 미장원을 개업하여 혼자 가사를 돌보며 아이를 키워냈다.


전형적인 한국의 가정주부이지만, 아내는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슬기로움과 용기를 지니고 있다. 내가 유학에서 돌아와 병원을 개업할 때나 요즘처럼 육영사업을 크게 벌여 놓아도 한번도 반대하지 않고 내조를 아끼지 않았다. 아내의 이러한 성품은 내가 여러 가지 큰일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에 많은 의지가 되었다.


아내는 결혼 초기부터 부모님에 대한 효성도 지극했다. 가끔 아버님 건강에 좋다는 보약도 지어다 드리고, 춘추복 등을 사서 버스 편을 이용하여 고향인 양촌에 다녀와서는 흐뭇해하곤 했다. 시부모님을 자신의 친부모 이상으로 정성껏 받들었으며 병간호도 하고 지성껏 봉양해 드렸다. 방이 여유가 있어 동생과 조카가 기숙을 하며 대학에 다닐 때도 단 한번 불평하는 일 없었다. 나로서는 마음 속 깊이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으나 밖으로 표현해 본 적이 없어서 미안할 따름이다.


1남 3녀를 기르는 일도 나는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전적으로 아내의 몫이었다. 아이들이 아플 때도 혼자 밤샘을 하며 간호했고,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혼자 따라다니며 남다른 열성을 쏟아주었다. 나의 처가 4남매 모두에게 가정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지만, 친척이나 이웃으로부터 아이들이 잘못되었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훌륭하게 키워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엄마는 일을 많이 해 손금이 닳아 없어졌을 거야!”라고 어느 날 딸아이가 안쓰러워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돈이 많을 터인데 사치를 모른다고 이웃들이 말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정말 부지런하고 검소하며 인정도 많은 아내였다. 나 자신이 늘 ‘검소’를 강조해왔지만 그것을 행동에 옮기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내는 손발이 닳도록 평생 일에만 매달렸다. 아내가 일밖에 모르는 건 어쩌면 천성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더 늙기 전에 편안하게 해주고 그간의 노고를 위로해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늘 미안하게 생각한다.


내가 아내를 가장 기쁘게 해 주었던 일은 지금 생각해 보면 김안과를 개업하고 2년 만에  대지 50여 평에 방이 3개, 부엌이 달린 집을 처음 사 들였을 때였던 것 같다. 큰 병원을 건립했을 때나 대학을 세웠을 때보다 더 기뻐한 것 같다. 내가 벌어 처음 구입한 집은 한옥이라 별로 볼품이 없었지만 아내는 손수 도배도 하고 방 살림과 부엌살림도 하나씩 장만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2~3년 후에는 좀 큰 집으로 방 4개에 대청마루도 있는 가옥을 구입하자 부모님께서도 시골에서 올라오셔서 꽤나 좋아하셨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주변에서 우리를 보고 ‘잉꼬부부’라 부러워하는 이도 있었다. 아내는 1남 3녀를 낳아 기르며 자상한 어머니로, 성실한 내조자로서 현모양처의 역할을 다해 왔다. 또 체구는 작지만 참을성이 많고 하는 일이 아주 야무진 면이 있다. 은행원 출신이어서 지금도 금전 처리가 분명하다. 아마 아내가 사치와 낭비를 했다면 대학 설립의 꿈은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와서 아내는 머리도 희어지고 허리도 구부정하지만 크게 아픈 곳은 없으며, 주말이면 청계 농장에 가서 조림수 손질을 하는 게 하루 일과가 되었다. 아내는 조림, 조경에 일가견이 있어 30여 년 손질한 농장은 제법 울창하고 조화 있게 가꾸어져 있다. 누가 보아도 훌륭한 휴양지로 느낄 만하게 정성을 쏟았다. 이 농장은 우리 가족의 주말 모임터이기도 하고 가끔 생일이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파티장으로 사용된다. 이 모두가 아내가 정성껏 심고 가꾼 덕분이다.


우리 집의 화목도 청계 농장처럼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와 정성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 하는 일들이 모두 잘 풀리고 자손들도 탈 없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 모두 아내의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늘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배너
배너

배너

행정

더보기
대한적십자사, 노인정책추진유공 대통령 기관 표창 받아 대한적십자사(회장 김철수)는 16일 열린 「제18회 치매극복의 날 기념행사」에서 대한적십자사 치매 예방 사업 등 노인 복지 증진 활동의 공로를 인정받아 ‘노인정책추진유공’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고 17일 밝혔다. 대한적십자사는 결연지원 활동을 시작한 2005년부터 노인 건강 모니터링, 정서 지원 등 치매 예방 사업을 추진해 왔다. 2024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치매 특화사업을 도입해 전국 15개 지사를 ‘치매극복선도단체’로 지정하고, 치매파트너 기본교육과 파트너플러스 교육과정을 통해 봉사원과 직원 8,544명을 전문 인력으로 양성했다. 또한 각 지역 치매안심센터와 협력해 지역사회 캠페인과 전문봉사단 활동을 추진하는 등 예방 중심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전국 단위 치매 예방 캠페인 ‘기적(기억을 지키는 적십자)’과 지역별 특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치매 예방 홍보 팸플릿 10만 부와 돋보기 3만 개를 제작·배포하고, 전국 봉사원 4,000여 명이 치매 극복의 날 캠페인에 참여했다. 또한 3,000여 가구에 기억력 퍼즐, 컬러링 북 등이 포함된 ‘치매 예방 키트’를 보급하고, 민간기업과 협업하여 배회감지기를 보급하는 한편,

배너
배너

제약ㆍ약사

더보기
신신제약, 노인 학대 예방 ‘나비새김 캠페인’ 6년째 동참 신신제약은 9월 창립일을 맞아 노인 학대 예방을 위한 ‘나비새김 캠페인’에 동참하며, 학대 피해 어르신들을 위한 통증케어 키트 600개를 후원했다고 17일 밝혔다. 올해로 창립 66주년을 맞이한 신신제약은 ‘국민 통증 케어’라는 창립 정신과 ‘노년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라는 기업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6년 연속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주관하는 ‘나비새김 캠페인’은 국민 참여형 노인학대 예방 공익 캠페인으로 올해 7회를 맞았다. ‘노인학대 예방은 함께, 신고는 즉시’를 슬로건으로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인식 개선과 신고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신신제약은 학대 피해 어르신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매년 수요자의 의견을 반영해 통증케어 키트를 구성하고 있다. 올해는 록소크린 플라스타, 신신에어파스EX, 신신아렉스로션 등 어르신 선호도가 높은 파스 제품과 함께 밴드류 및 건강기능식품 등을 담아 활용도를 높였다. 후원 물품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과 연계한 의료진의 관리 아래, 전국 40개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을 통해 학대 피해 어르신께 방문 전달될 예정이다.

배너
배너
배너

의료·병원

더보기
암 너무 진행 수술이나 이식 불가능했던 환자에... '이것' 했더니 뜻밖의 효과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원장 윤상욱) 암센터 종양내과 전홍재 교수(공동교신)와 김정선 교수(공동 1저자) 연구팀이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AB) 병용요법 치료의 ‘치유적 전환치료(Conversion Therapy)’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 결과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이탈리아, 일본 등 전 세계 48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진행한 대규모 국제 공동연구 결과로 간암 분야 권위 학술지 Liver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 치유적 전환치료는 처음에는 암이 너무 진행돼 수술이나 이식이 불가능했던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해 종양 크기를 줄인 후 간이식이나 간절제 같은 근치적 치료(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로 이어가는 방법이다. 이는 수술 대상이 아니었던 환자가 항암치료에 좋은 반응을 보이면 수술적 완치의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연구는 간세포암 환자 2,379명을 대상으로 1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AB) 병용요법과 렌바티닙(LENV)을 비교해 치유적 전환치료 가능성을 분석한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 기반 연구다. 연구팀은 초기에는 수술이나 이식이 불가능했던 환자들이 항암치료 후 암이 줄어들어 간절제나 간 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