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방역소독업체들이 대기업의 무리한 시장 진입으로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등 공정과 상생을 역행하는 문제들이 심각하다며 호소에 나섰다.
한국방역협회 대기업시장진입대책위원회(위원장 이철, 이하 ‘대책위’)는 18일 SK 본사를 방문해, 대기업의 방역소독시장 진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최태원 SK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에게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번 호소문은 보건복지부 산하 비영리법인인 방역협회가 최근 대기업의 방역소독시장 진입으로 발생한 업계 문제들에 공동 대응하고자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만들었다.
대책위는 호소문에서 “SK그룹이 대외적으로는 공정과 상생 등 ESG의 모범 기업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룹 산하 ㈜ADT캡스를 통해 기존 방역업체들의 생계를 위태롭게 하고 불공정 경쟁을 펴고 있다”고 꼬집었다.
ADT캡스는 전문 기술이나 인력 없이 지난해 12월 외국계 방역회사와의 파트너십으로 국내 방역소독시장에 진입했다. 당시에도 업계는 방역협회를 통해 우려를 전달했지만, SK 측은 70만 자사 고객과 140여 개에 달하는 SK 계열사를 대상으로 방역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이는 대기업의 전형적인 일감 몰아주기”라고 비판했다. 또한 “SK 자사 고객을 넘어 SK텔레콤 등 계열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무차별적으로 영업하고, ‘상생’이라는 명분으로 30여 개 방역업체와 제휴한 뒤 약 30%의 통행세를 징수하는 등 영세 방역업자들을 불공정 경쟁과 재하청업체 전락 등의 위기로 내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방역소독업은 총 매출 1조 원 정도의 소규모 시장으로, 대다수는 연 매출 1억 원 이하의 영세 소상공인이다. 전국 방역업체 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4,000여 개에서 최근 1만여 개로 급증했다. 업계는 이번 코로나19로 타업종에서 생계 절벽에 부딪힌 소상공인들이 다수 유입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