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병원장 고동현 신부)은 독립유공자 계봉우 지사의 증손자인 계 에두아르드 엔게로비치 씨의 치료를 위한 의료비를 지원했다고 14일 밝혔다.
계 에두아르드 씨는 지난 7월 국제성모병원에서 말초동맥폐쇄를 진단받았다. 대표적인 말초혈관질환인 말초동맥폐쇄는 다양한 원인으로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공급이 차단되는 질환으로 치료가 늦어지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에두아르드 씨는 발에 심각한 손상이 진행돼 즉시 치료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경제적 사정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 어려웠고, 이에 병원 사회사업팀이 발 빠르게 나섰다.
먼저 사회사업팀은 구청의 긴급의료비 지원을 신청했다. 이후 이주민 시민연대를 통해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와 NGO 단체인 희망친구 기아대책 등 사회적 자원을 연계해 의료비와 생계비를 마련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는 에두아르드 씨의 재활치료 비용과 주거비 및 생계비용을, 희망친구 기아대책에서는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제성모병원도 교직원 자선회인 국제성모자선회를 통해 의료비를 지원하며, 이들 기관과 함께 1000만원 상당의 치료비를 분담하기로 했다.
주치의인 심장혈관흉부외과 류상완 교수는 “에두아르드 씨는 발의 손상이 심하지만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며 “재활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일상생활로 조속히 복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병원장 고동현 신부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번 지원으로 에두아르드 씨의 회복은 물론 우리 사회의 나눔 문화 확산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지역 내 유일한 대학병원으로서, 도움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계 에두아르드 씨는 “저의 치료를 위해 지원과 도움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류상완 교수님, 정형외과 송명근 교수님, 영상의학과 정선화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건강을 되찾아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받은 사랑을 다시 나누고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계봉우(1880~1959) 지사는 우리말과 민족 정체성 보존에 헌신한 민족 교육가이자 항일 독립운동가다. 함경남도 영흥 출신으로 교사로 근무하다가 신민회에 가입했으며, 이후 북간도에서 광성학교를 세우고 교과서를 편찬하는 등 민족 교육과 한인 자치 강화를 위해 활동했다. 1937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 이주 정책에 따라 카자흐스탄으로 강제 이주 당했으며, 그 곳에서 22년 동안 한인들에게 한국어와 역사를 가르치며 ▲조선문학사 ▲조선문법 ▲조선역사 등 민족 기반 교육자료를 집필했다. 정부는 그의 공로를 인정해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