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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ㆍ약사

제약산업이 지핀 ‘차량 5부제’…민간 에너지 절감 연대의 출발점

한미약품 선제 참여 계기, 산업 전반 확산 기대…금 모으기 운동처럼 ‘작은 불편의 연대’가 위기 극복 열쇠

노재영칼럼/ 최근 에너지 위기 조짐이 심상치 않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며 국제 유가는 다시 상승 압력을 받고 있고, 정부 역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차량 5부제 시행을 검토·확대하는 등 에너지 절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미약품 그룹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전격 시행하겠다고 밝힌 것은 단순한 내부 정책을 넘어, 민간 부문 전반에 던지는 상징적 메시지로 읽힌다.

이번 조치는 형식적 참여가 아닌 ‘선제적 결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가 함께 참여하고, 차량 운행 제한뿐 아니라 전 사업장의 에너지 사용 기준을 세분화해 관리하겠다는 점에서 실효성을 담보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여기에 출장 최소화와 화상회의 전환까지 포함된 점은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업무 방식 자체의 전환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주목할 지점은 ‘민간 기업 최초’라는 상징성이다. 정부가 유가 급등 시 민간 영역까지 차량 5부제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제약기업이 먼저 움직였다는 것은 정책 수용을 넘어 정책을 ‘견인’하는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노사 간 협의를 통해 자발적으로 시행됐다는 점은 기업 내부의 공감대와 사회적 책임 의식이 결합된 결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한미약품 그룹 등 제약산업, 왜 먼저 나섰나
제약·바이오 산업은 대표적인 연구개발 기반 산업이자 국민 건강과 직결된 공공성이 강한 분야다. 이러한 특성은 위기 상황에서 산업이 단순한 경제 주체를 넘어 ‘사회적 리더십’을 요구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에너지 위기 역시 마찬가지다. 생산과 유통, 연구개발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제약산업이 먼저 절감 노력을 보인다면,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게 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먼저 줄이겠다”는 선언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연스럽게 다른 산업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내포한다. 국내 70여 개 상장 제약사를 비롯해 식품, 화장품, 의료기기 등 연관 산업군이 유사한 조치를 검토하게 된다면, 민간 차원의 에너지 절감 효과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

‘금 모으기 운동’이 남긴 교훈
이 대목에서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전개됐던 금 모으기 운동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당시 대한민국은 국가 부도 위기라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에 의존해야 했다. 국민들은 이에 대응해 자발적으로 금을 모아 국가 채무 상환에 보탰다. 결혼 예물, 돌반지, 심지어는 평생 간직해온 귀금속까지 내놓는 참여가 이어졌고, 약 350만 명이 동참해 총 200톤이 넘는 금이 모였다. 이는 단기간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외화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며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시민 참여 사례로 기록됐다.
금 모으기 운동의 본질은 단순한 물질적 기여가 아니었다. 그것은 ‘국가적 위기 앞에서 개인의 불편을 감수하는 집단적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경제 회복의 속도를 높이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작은 불편의 연대’
차량 5부제는 분명 개인에게 불편을 준다. 출퇴근 방식이 달라지고, 일정 조정이 필요하며, 때로는 대중교통 이용이라는 추가적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금 모으기 운동이 보여주었듯, 위기 상황에서의 자발적 참여는 단순한 희생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는 힘으로 작용한다.
한미그룹의 이번 결정은 바로 그 ‘작은 불편의 연대’를 기업 차원에서 실천한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움직임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이는 단순한 에너지 절감 정책을 넘어 사회적 연대의 재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불씨는 이미 지펴졌다

이제 질문은 하나다. 이 불씨가 얼마나 넓게 번질 것인가.
제약산업이 시작한 민간 차량 5부제 참여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그리고 기업과 시민이 함께 만드는 에너지 절감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의 선택에 달려 있다.
위기는 반복되지만, 대응 방식은 진화할 수 있다. 과거에는 금을 모았다면, 지금은 에너지를 아끼는 방식으로 연대할 수 있다.
그 출발점에, 제약산업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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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진단까지 평균 9.2년…정부, 1,150명으로 지원 확대해 ‘조기진단’ 속도 낸다 질병관리청은 희귀질환 의심환자의 조기진단과 가족 지원 강화를 위해 2026년 ‘희귀질환 진단지원사업’을 본격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희귀질환은 질환 수가 많고 증상이 다양해 정확한 진단까지 평균 9.2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환자와 가족들은 장기간 고통을 겪을 뿐 아니라,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산정특례·의료비 지원 등 제도적 혜택과의 연계가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조기진단 지원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원 규모 42% 확대…정밀 진단체계 강화2026년 사업은 지원 대상을 기존 810명에서 1,150명으로 약 42% 확대해 운영된다. 대상 질환 역시 국가관리 희귀질환 1,314개에서 1,389개로 75개 늘어난다.진단지원은 기존과 동일하게 전국 34개 참여 의료기관을 통해 이뤄지며, 비수도권 중심의 접근성을 유지하면서 수도권 일부 기관도 포함해 운영된다. 다만 의료기관의 연간 진단 수요가 약 2,700건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지원 규모의 지속적인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특히 올해는 유전성 희귀질환이 확인될 경우 부모·형제 등 가족 3인 내외에 대한 추가 검사도 지원해 고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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