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3년 대한감염학회∙대한화학요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교 그레고리오 마라뇽 종합병원 에밀리오 보자 교수가 ‘MRSA 중환자에게 올바른 항생제의 선택’을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최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대한감염학회∙대한화학요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MRSA(Methicillin-Resistant S. Aureus,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 중환자에게 올바른 항생제를 투여하는 방법에 대한 최신 해외 지견이 공유됐다. 이 날 강연을 위해 방한한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교 미생물감염학과 교수인 에밀리오 보자(Emilio Bouza) 교수는 ‘MRSA 중환자에게 올바른 항생제의 선택(좌장: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을 주제로 국내 의료진과 견해를 나누었다.
에밀리오 보자 교수는 그레고리오 마라뇽(Gregorio Marañón) 종합병원 미생물감염학과 과장으로, 600여 편의 논문 및 저서를 집필한 미생물 감염학계에서 저명한 학자이다. 스페인 임상미생물감염병학회(Spanish Society for 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us Diseases)의 창립 멤버이자 전 대표이며, 유럽 임상미생물감염병협회(European Society of Clinical Microbiology and Infectious Diseases)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원내 MRSA 감염 빠르고 적절한 치료 필요, 기존 치료제로는 한계 있어
MRSA로 인한 원내 감염은 전 세계적인 보건 문제다. 보자 교수는 “MRSA의 원내 감염 및 이로 인한 심각한 질환이 늘면서 사망률과 치료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중환자들이 MRSA에 감염될 경우, 빠르고 적절한 항생제 사용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보자 교수가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MRSA로 인한 VAP(Ventilator-Associated Pneumonia,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환자에게 충분한 초기 치료를 시행한 경우 사망률은 15.4%~38%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사망률은 37%~91%까지 달했다. 특히 VAP 환자를 반코마이신으로 치료 한 경우 MIC(Minimum Inhibitory Concentration, 최소억제농도)가 증가하며 치료 효과가 감소했고 , 사망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보자 교수는 “MRSA 치료에 대해 반코마이신, 테이코플라닌과 같은 기존의 글리코펩타이드 계열 기존 항생제에는 한계가 있다. 반코마이신은 많은 중환자실에서 사용하고, 여전히 MRSA 1차 치료제지만, 황색포도상구균에 대한 MIC 가 증가하고 있어, 치료 실패율의 증가 및 신독성 발생 등의 문제점을 수반한다 ”고 설명했다.
그는 테이코플라닌의 불필요한 처방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에 따르면 테이코플라닌은 반코마이신에 비해 적은 이상반응, 1일 1회 투여 등 몇 가지 장점이 있다. 그러나 내인성 활성이나 살균 효과가 반코마이신보다 낮고, 내성 발생이 더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중환자, 특히 MRSA로 인한 심내막염이나 심각한 패혈증 등의 치료에는 권장하지 않는다.
한편 답토마이신은 균혈증 및 SSTI의 1차 치료제이나, 답토마이신으로 균혈증을 치료한 MRSA 환자의 내성 발생을 살핀 코호트 연구 결과, 39%에서 MIC가 두드러지게 증가했으며, 30일 내 사망률이 32%였다고 밝혔다.
자이복스, MRSA로 인한 폐렴에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치료 효과 보여
보자 교수는 특히 MRSA로 인한 원내 감염 폐렴 환자에 있어 치료제 선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관련 연구로 자이복스(성분명: 리네졸리드)와 반코마이신의 치료 효과를 1:1로 비교한 ZEPHyR(Linezolid vs. Vancomycin In the Treatment of Nosocomial Pneumonia Proven Due to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를 소개했다. ZEPHyR에 따르면 연구 1차 종료점에서 자이복스의 치료 성공률은 57.6%로 반코마이신의 46.6%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치료 효과가 높았다. 또, 원내 감염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자이복스와 반코마이신 혹은 테이코플라닌을 비교한 다른 메타분석연구에서도 자이복스의 치료 효과가 더 높으며, 이상 반응도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자 교수는 “다양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현재 사용되는 항생제 중 자이복스가 MRSA로 인한 폐렴, 특히 중환자의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에 대한 1차 치료제로 권장된다”고 말했다. 또, “스페인화학요법학회 등의 MRSA 감염 가이드라인에서 피부 및 연조직 감염과 뼈 및 관절 감염의 치료에 리네졸리드를 1차 치료제로 추천했다 ”고 전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반코마이신의 최소 억제 농도가 1.5ug/ml을 초과할 경우 리네졸리드의 사용이 권장된다.
덧붙여, “최근에는 검진 기술의 발달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만큼, MRSA 감염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 충분한 초기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빠른 진단과 적절한 초기치료제 선택이 환자의 생존률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