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ㆍ화학 분야에서 최고 품질의 혁신적인 하이테크 제품을 만드는 선도 기업 머크가 네덜란드의 스마트 윈도(smart window) 전문업체인 피어플러스(Peer+)를 7월 1일자로 인수했다. 양사는 구체적 거래 조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머크는 액정 업계 글로벌 리더로서 혁신적인 액정 기술의 새로운 응용 분야를 개발하기 위해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머크는 장기간 파트너로 협력해 온 피어플러스를 인수함에 따라 미래형 액정 윈도 시장을 개척하는데 박차를 가하게 됐으며, 디스플레이 이외 분야에서 액정 소재의 기술과 혁신의 리더로서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됐다. 액정 윈도의 혁신성은 명 상태와 암 상태를 수 초 이내로 바꿀 수 있는 지속적 가변성에 있다. 액정 윈도를 이용하면 실내의 빛과 온도를 최적 상태로 조절할 수 있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스마트 윈도 기술을 적용해 전혀 새로운 건축 디자인도 가능해진다.
머크와 피어플러스는 액정 윈도의 상용화와 생산 컨셉을 개발하기 위해 2011년부터 긴밀히 협력해왔다. 2012년 양사는 지분 투자 계약을 맺고 머크가 피어플러스 전체 지분의 70%를 확보했다. 이번 인수는 남은 30% 지분을 머크가 모두 확보하는 것으로 여기에는 2008년 피어플러스를 공동 설립하고 지원을 해준 아인트호벤 공대의 지분 약 3%도 포함돼 있다.
앞으로 머크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 있는 피어플러스에서 액정 윈도 기술의 연구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머크는 액정 윈도 제품 자체를 생산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발터 갈리나 머크 본사 기능성 소재 사업부 대표는 피어플러스의 인수 배경에 대해 “우리의 역할은 업계에 자문을 하거나 기술 협력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스마트 윈도 생산에 필요한 액정 소재의 리더가 되고자 한다. 우리의 액정 기술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수 십 년 동안 인정을 받아 왔다. 스마트 윈도와 같은 획기적인 새로운 응용 분야는 잠재력이 매우 크다. 우리는 기술 선도 기업으로 이러한 새로운 시장을 강력한 파트너 기업과 함께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이클 헤크마이어 머크 본사 기능성 소재 사업부 액정 연구 개발 부문 대표는 “우리는 유리와 파사드 기술 부문의 협력 파트너와 함께 양산을 위한 액정 윈도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연구 개발과 시험 생산 분야의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는 스마트 윈도 시장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 기술이 양산으로 이어지도록 관련 업계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다”고 했다.
피어플러스는 이미 아인트호벤에서 소규모의 R&D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이는 액정 윈도의 컨셉이 어떻게 산업 현장에 녹아 들어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반 우스텐 피어플러스 대표는 “다음 단계로 우리는 파트너들과 함께 프리미엄급 유리 파사드 부문에서 맞춤형 프로젝트를 위한 시범 라인을 계획하고 있다. 첫 시범 프로젝트를 통해 2015년 모델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크는 효율화 운동 외에 “Fit for 2018” 변화 성장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투자 활동을 벌이고 있다. 피어플러스는 이 가운데 하나다.
액정 윈도는 수 마이크로 미터의 틈을 유지하는 2장의 유리판을 맞댄 구조를 기본으로 한다. 각 유리판의 안쪽 면에는 전도성 산화물과 폴리이미드로 코팅되어 투명 전도층과 함께 방향성을 갖는 층이 형성된다. 이렇게 층이 형성된 유리판 사이에 특수한 액정 혼합물이 채워지면, 전압을 통해 유리판의 광 투과율이 조절되는 액정 윈도를 만들 수 있다. 머크와 피어플러스가 개발한 액정 윈도 기술(현재까지의 명칭은 머크 스마트 에너지 글라스 테크놀러지 (MSEGT))은 수 초 내에 명/암 상태를 전환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등, 독특한 특성을 가진 뛰어난 기술이다. 향후에는 광 투과율을 미세하게 조절하거나 창문의 특정 부분만 광 투과율을 변화시키는 기술이 가능할 전망이며, 이러한 기술은 기존의 유리창에 손쉽게 적용될 수 있다. 액정 윈도는 큰 면적의 창문 혹은 독특한 모양의 창문에 적용되거나 각각에 다른 색을 구현할 수 있는 창문에 적용하는 등, 전혀 새로운 파사드 디자인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액정 윈도를 통해 투과되는 광량과 이로 인해 온도가 조절됨으로 인해 건물 내부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여기에 태양 전지까지 장착이 가능하다. 액정 윈도는 매우 견고하고 극한의 기후 조건에도 적합하다.
피어플러스는 2008년 아인트호벤 공대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공동 설립자인 캐스퍼 반 우스텐과 테운 와제나는 이 대학의 화학공학/화학과(딕 브로어 교수와 알버트 셰닝 교수 연구팀)와 건축물리학과는 물론 머크와의 협력을 통해 피어플러스를 단시간 내에 스마트 유리 기술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