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秋分), 아침과 낮의 길이가 같아짐을 뜻하는 말로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됨을 알리는 절기다. 환절기엔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인체의 적응력이 떨어져 감기, 비염, 무기력증 등 몸에 탈이 나기 쉽다. 척추도 예외는 아니다. 기온과 척추 관절 건강의 상관관계 및 환절기 척추 건강 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몸 속 온도를 높여라! 관절이 따뜻해야 하는 이유
기온이 떨어지면 연골이 쉽게 굳는다.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골절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골은 물론 척추 관절 주변의 근육과 혈관도 수축되면서 유연성은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저하된다. 또한 날씨가 추워지면 열을 외부로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리게 되는데 이와같은 기온의 변화에 따른 무의식적인 습관도 척추의 통증을 더욱 배가 시키는 이유다.
추운 날씨에 급성 통증을 예방하고 허리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체온 조절이 중요하다. 허리와 배를 감싸 보온에 신경 쓰는 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날씨가 춥다고 외출을 꺼리게 되면 활동량이 줄어들어 근력과 뼈의 골밀도가 줄어들게 된다. 일상생활 속에서라도 몸을 자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지속적으로 허리를 쭉 펴주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이완하고 혈액순환을 돕는 것도 필요하다.
연세바른병원 박영목 원장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척추 관절의 온도를 체온보다 더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실내에서는 무릎담요를 덮고 외출할 때는 척추 관절을 추위로 보호할 수 있는 스웨터와 머플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재채기와 기침 한번으로 디스크까지?
환절기 대표 질환으로 독감과 비염을 들 수 있다. 주변에서도 기침과 재채기를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척추 관절 건강을 위해서는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기침과 재채기를 갑작스럽게 세게 할 경우 허리에 욱신거리고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 평소 허리가 약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기침만으로도 추간판탈출증이 발생할 수 있다. 기침과 재채기를 할 때는 자신도 모르게 배에 힘이 들어가 복압이 상승하고 재채기를 하는 순간 몸 앞뒤로 강하고 빠른 반동이 발생하면서 순간적으로 허리와 디스크에 큰 부담이 가해진다. 이때 척추뼈마디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의 압력도 함께 높아져 디스크가 돌출될 수 있다. 이미 디스크 수술을 한 경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디스크가 다시 파열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
연세바른병원 하동원 원장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것 같을 때 미리 배에 힘을 주고 몸을 앞으로 움츠리거나 무릎을 약간 굽혀 척추에 가는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며 “환절기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하루 8번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급격한 기온 변화 시에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마스크와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허리 통증 환자의 경우 찜질과 스파 온도에 주의가 필요해
날씨가 쌀쌀해지면 스파나 목욕탕을 많이 찾게 된다. 뜨거운 물과 강한 수압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게 하고 근육을 이완시켜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척추 관절의 온도를 무조건 높인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허리 통증 환자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바른병원 이용근 원장은 “허리 통증이 있는 사람은 반신욕의 경우에도 통증이 있는 부위까지 충분히 잠기도록 물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며 “너무 높은 온도가 허리 건강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37~39도가 적당하고 시간은 20~30분 정도가 알맞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