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블라디보스톡 루치'팀의 이리아 카르러젠코브(Iliya Kharloshenkov, 남, 25세)는 일본에서도 선수생활을 한 장래 유망한 프로축구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5월 말,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가볍게 부딪친 후 쓰러졌다. 다행히 당시 함께 있던 친구의 도움으로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뇌출혈과 수술 부작용으로 인한 반신마비라는 최악의 결과를 얻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절망에 빠져있던 이리아를 바라보며, 어머니 빅토리아씨(Victoria Kharloshenkov, 50세)는 한국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6월 30일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경기도 의료사업설명회에서 한국의료진을 만나고 나서였다.
이리아씨는 경기도 부천시의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외과 김범태 교수에게 뇌동정맥 기형(AVM)수술을 받고 인생 제2막을 열게 됐다. 반신마비 상태에서 수술 후 현재는 완전히 회복되었고 일 년 정도 재활치료를 받게 되면 사고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의료진들은 전망했다.
그는 싱가포르와 일본 등 다른 의료 선진국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주변지인들이 모두 의료 수준이 높은 한국을 추천했다고 한다. 또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좋은 병원을 찾을 수도 있지만, 비행기를 탈 수 없는 그의 상태에서는 배로 이동할 수 있는 한국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한국 병원에서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습니다. 5점 만점(러시아의 만점 기준)에 5점이에요. 특히 친절히 대해주신 것이 가장 큰 힘이 됐습니다.”
지난 7월 19일(화) 수술을 받은 이리아씨는 성공리에 수술을 마치고 재활 수술을 받았으며, 놀라운 속도로 건강을 회복해 지난 8월 28일(토)에 러시아로 돌아갔다. 귀국 후 약 1년간 재활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충분히 회복되면 축구선수로 다시 활동하고 싶다는 것이 이리아씨의 희망이다.
수술을 집도한 신경외과 김범태 교수는 “입국 당시 뇌출혈에 의한 좌측 상하지 마비상태였다. 뇌출혈 원인인 뇌동정맥기형의 근치적 제거, 뇌출혈 제거 그리고 두개골결손에 대한 두개골 성형술을 한 번에 시행했다. 현재는 일상생활이나 운동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귀국해서 꾸준한 물리치료와 운동요법을 병행하면 축구선수로 다시 뛰고 싶다는 소망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며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전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시 문화부 공무원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리아씨의 어머니 빅토리아씨는 “축구선수로 활약하며 그동안 너무 건강하게 지냈던 아들이 하루아침에 반신 마비가 됐을 때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며 “아들을 보통의 건강한 남자로 만들어줘서, 나의 아들을 돌려줘서 정말 고마워요.”라고 한국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감사의 인사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아 나중에라도 꼭 감사편지를 쓰고 싶다.”고 했다.
경기도는 지난 6월 30일(목) 극동러시아 블라디보스톡 해군해관에서 ‘경기관광공사’와 ‘경기국제의료협회(GIMA)’소속 10개 병원과 함께 통산 5번째 해외의료설명회를 가졌고,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관동대학교 명지병원, 세종병원,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안양샘 병원, 청심국제병원, 윌스기념병원, 이춘택병원, 사과나무치과병원 등 경기도내 의료기관 10개소가 대거 참여하여 선진화된 의료기술과 첨단시설과 장비 등을 소개하며 'Medical-korea'의 우수성을 다시 각인시켰다.
또한 당시 설명회에 참가한 도내 유수병원의 심장내과, 신경외과, 소화기내과, 내분비내과, 산부인과, 혈액종양, 영상의학과, 가정의학과 등 11개분야의 전문의 12명이 무료 진료와 상담을 진행하였으며, 상담 부스에는 연해주의 의료관광 에이전시, 현지 의료인, 한국에서 진료 받고자 상담소를 찾은 현지인 등 200여명이 자리해 북새통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