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병원(병원장 강명재) 소아외과 정연준 교수(사진)가 만든 영화가 22일 개막된 제3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 초청작으로 상영된다.
이번에 초청된 작품은 정연준 교수가 시나리오와 감독을 맡은 15분짜리 단편영화 ‘카데바’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패밀리 단편’ 부문에 초청됐다.
이 작품은 영화제가 열리는 기간 중인 24일과 25일 양일간 부산 현지 시네마테크( 24일 오후 6시)와 소극장(25일 오후 5시 30분)에서 각각 상영될 예정이다.
정 교수의 영화감독 데뷔작이기도 한 ‘카데바’는 2015년 전주 단편영화제작지원 선정작에 당선된 작품으로, 시신을 기증하는 분들이 시신 기증까지 이르게 되는 과정과 가족들의 고뇌를 통해 시신기증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카데바는 의학교육 및 연구 목적의 해부용 시체를 가리키는 의학 용어로 원래는 시체라는 뜻이다. 영화는 주인공이 아버지의 시신 기증에 얽힌 사연을 제3자로서 또 당사자로서 경험하면서 의학도로서 유가족으로서 느낀 복잡한 감정과 갈등을 겪으면서 훌륭한 외과교수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시나리오를 고민하는 와중에 중국에서 카데바로 장난을 쳐서 큰 파동을 일었던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을 보면서 시신기증에 대한 온전한 뜻을 전달하는 것이 영화를 찍고자하는 사명감으로 느껴졌고, 학생시절 시신기증자의 심장이나 유가족의 아픔을 되새길 겨를 없이 시신 자체에만 집중했던 저의 과오를 후배들이 밟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전북지역의 유일한 소아외과 전문의로 20년 넘게 외과의사로 봉직하고 있는 정 교수 자신의 성장사이기도 한 셈인데 영화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역시 외과의사의 첫발을 딛는 ‘집도식’ 영상을 만든 것이 계기가 됐다.
전공의들의 집도식 과정을 뮤직비디오로 만들었는데 일부 교수님들이 눈물까지 보이는 것을 보고 한편의 영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영상제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 영화제작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촬영일정에서 배우 섭외, 촬영현장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못했던 일들.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사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다.
“영화제작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시신 기증의 참의미를 찾고자 한 뜻에 흔쾌히 함께해준 학생들과 병원식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도움을 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이 영화를 통해 시신기증자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의료진이 의사윤리강령을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현재 전북대병원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하면서 병원 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도 한 정 교수는 환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는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울림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작품 활동도 계속하고 싶다는 영화감독으로서의 의지도 밝혔다.
한편 제33회째 부산국제단편영화제는 22일부터 26일까지 닷새 동안 영화의전당 일원에서 국내외 40개국 14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