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들이 긴 한숨 소리가 어느때 보다 크게 들리고 있는 요즈음이다.
의료계가 호황을 누린적은 없다고 하지만 몇년째 이렇게 심한 내우외환을 겪은 적은 드물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이다.
28일 오전 9시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 6층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대한의사협회 제65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도 이를 의식해서 인지 노환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 정부의 저수가정책으로 인해 질 좋은 의료를 포기해야 하는 일이 생기고 있느데다 설상가상으로 각종 규제와 의사면허를 위협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고 포문을 연 뒤 "의사가 양심적인 진료를 하고 합당한 대가를 받는 것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변 의장은 "의협은 모든 의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이지만 정부와의 만남에서 의협 스스로 의사들을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고 "의협이 모든 의사들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자"고 말해 눈길을 모았다.
노회장과 변의장의 지적처럼 개원의는 물론 이들의 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어려운 시기에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일부 회원들이 이날 총회장에서 과거의 끈을 놓지 못하고 사고의 역주행을 이어가 안타까움을 보탰다.
일부 회원들의 우발적 행동으로 넘길수도 있지만 '사항의 중대성은 있어 보인다'는 것이 총회 참석 복수 관계잘들의 전언이다.
문제의 발단은 총회에 내빈으로 참석한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이 축사를 하려고 하면서 비롯됐다.
일부 대의원들이 “어떻게 김용익 의원이 대한의사협회 정기총회에 내빈으로 참석할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인데 이어 김 의원이 축사를 하려고 하자 총회장 밖으로 나가버리는 소동이 빚어졌다.
큰 소란은 아니었지만 내빈으로 초대된 국회의원을 면전에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적 시각이 높은 가운데 총회는 예정대로 진행되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아 보인다.
소란을 피운 대의원들의 심정을 1백프로 이해한다고 해도 의약분업이 시행된지 15년째 접어들었고,최근 김용익의원의 의정 활동이 균형 잡힌 것으로 평가 되고 있는 마당에 공개적 거부감 표시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의료계가 어려운 파고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힘을 모아야 하며,그러기 위해선 과거지향적인 사고 보다는 미래지향적인 사고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창조적 리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날 총회에는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봇해 신학용의원(민주통합당), 유기홍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민주통합당), 김용익 민주통합당 의원, 이학영 민주통합당 의원,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 전현희 전 국회의원 등 정계 인사와 이경호 한국제약협회장, 조찬휘 대한약사회장, 성명숙 대한간호협회장, 강순심 간호조무사협회장,김동익 대한의학회장, 정영기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백성길 대한중소병원협회장,조순태 녹십자 사장, 이계용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 등 의약계 내빈 등이 참석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정부는 국민건강을 위해 최선의 진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올바른 의료환경을 반드시 보장하라!!'는 내용의 결의문(아래 결의문 원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결의문 전문
정부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며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하고 있는 저수가정책을 고집하면서, 성분명처방, 포괄수가제 확대, 총액계약제 등 국민의 건강을 더욱 큰 위험에 빠뜨리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국회는 국회대로 한의약단독법, 리베이트 쌍벌제 강화, 건보공단 심사권 부여 등 의료의 근본을 흔들고 의사의 인격을 침해하며 의료에 대한 규제의 수위를 높이는 악법들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의료의 질은 악화일로에 있고, 의료산업 종사자들은 저수가와 과도한 규제 및 각종 악법으로 인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현상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 대형병원은 공룡처럼 비대해져 가고 있는 반면, 중소병원과 의원들은 나날이 쇠퇴하여 국민건강을 뒷받침하는 의료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래 성장동력인 의료산업의 경쟁력 역시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국민을 위해 올바른 의료제도를 만들 책무가 있는 정부와 국회는 오히려 각종 규제와 악법을 환자는 물론 의료전문가의 동의도 받지 않은 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의사들은 환자와 의사의 동의를 얻지 않은 정부나 국회의 규제와 의료악법에 대해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요구하는 바이다.
하나, 우리는 환자의 행복이 곧 의사의 행복이며 의사가 행복해야 환자가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환자가 최선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현재 추진하고 있는 각종 규제 및 의료악법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의사들이 의료수가에 얽매이지 않고 정의로운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잘못된 의료수가체계를 즉각 개선하고, 무너진 일차 의료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라!
하나, 국민에게, 환자에게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해를 끼치게 될 한의약법안을 그대로 묵과할 수 없으며 향후 이 시간부터 우리협회 산하 의학회 및 본협회 회원 의과대학교수들은 한의대를 포함하여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강의, 연수강좌등을 전면 거부 할 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한다!
우리의 이 같은 요구사항이 조속히 반영되지 않을 경우 우리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대대적인 대국민 홍보에 나서는 동시에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며, 그로인해 닥쳐올 의료의 위기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정부와 국회에게 있다 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또한 정부와 국회의 규제 및 의료악법을 막아내기 위해 모든 직역의 의견을 정확하게 수렴하여 국민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전국 11만 의사회원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 대의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