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시행에 옮겨 대한약사회와 개국약사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던 '약국외 일반약 판매'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데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유용하게 적용되는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약국외 판매 가능한 일반의약품 가운데 해열진통제 구매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졌으며,그 뒤를 이어 감기약 소화제와 파스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네약국이 문을 닫는 일요일이나 밤 시간대에 상비약 판매행위가 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대한약사회가 당번약국 등의 활성화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경우 일반약 수퍼판매 의약품 품목 수을 늘리려는 당국의 조치를 막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얼마전 사용기한이 2013년 5월(2011년 5월 제조) 이후로 표기된 해열진통제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시럽, 주성분: 아세트아미노펜)’ 전 제품에 대해 강제 회수·폐기할 것을 (주)한국얀센에 명령하면서 상비약 수퍼판매가 잠시 도마에 오르긴 했으나 큰 이슈로 부각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얀센은 식약처의 회수 폐기 명령에 따라 약국과 편의점 등에 출고된 해당 의약품 수거에 나섰지만 편의점의 회수율은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한국얀센은 주단위로 회수 결과를 언론에 공개했는데 약국의 경우 회수율이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편의점에 출고된 제품의 회수는 저조했다.
이같은 결과를 놓고 일부 전문가와 개국약사들은 '일반약 약국외 판매'정책을 즉각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큰 울림은 없었다.
한편 최근 편의점 업계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편의점 상비약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당초 정책 당국의 예측대로 약국이 문을 닫는 일요일이나 공휴일 등에 상비약 판매가 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대별로는 동네약국등이 대부분 문을 닫는 밤 8시부터 12시 사이에 상비약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 동안 안전상비약 판매 통계를 분석한 결과 이런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요일별 매출 비중을 보면 일요일이 23.9%로 가장 컸고, 토요일이 18.2%로 그 뒤를 이었다. 평일 중에는 금요일 비중이 12.7%로 가장 높았고, 목요일 11.8%, 수요일 11.5%, 월요일 11.3%, 화요일 10.6% 순이었다.
시간대별 매출 비중은 밤 8시∼10시가 18.1%로 가장 높았다. 밤 10시∼12시의 매출 비중은 17.7%였고, 저녁 6시∼8시는 12.8%, 오후 2시∼4시는 7.1%였다.
세븐일레븐도 요일별로는 일요일 매출비중이 23.2%, 토요일이 16.8%로 주말의 매출비중이 40%에 달했고 시간대별로는 밤 10시∼12시가 19.5%, 밤 8시∼10시가 18.4%를 차지했다.
상비약 종류별로는 해열진통제, 감기약, 소화제, 파스 순으로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CU의 경우 해열진통제 비중이 40.3%, 감기약은 30.2%, 소화제는 16.2%, 파스는 13.3%였다. 세븐일레븐에서도 해열진통제가 36.5%로 가장 비중이 컸고, 감기약(28.4%), 파스(19.0%), 소화제(16.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