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에 대한 꼬리표 가운데 '문턱이 높다' '나바론의 요새'라는 등의 표현이 있다.
한때, 일부에선 이같은 수식어를 우숫개 소리로 종종 사용하기도 했다.
이는 일부 진료의사들의 진료 형태와 소위 유명 의사 한테 진료 받기가 어렵고, 변화를 꺼리는 경영 시스템 때문에 벌어진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진단해 본다.
하지만 이제 그런 선입견은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서울대병원이 창조경영을 앞세워 강력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임 오병희원장은 서울대병원의 경우 바꿔야 할 부분이 많으며, 의료환경변화와 경영여건악화 등으로 톱 브랜드 병원으로서 지속경영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지만 혁신의 정신으로 힘을 모아 서울대병원의 창조적 미래를 향한 변화를 용기 있게 밀고나가겠다는 포부를 천명했다.
제 16대 서울대 병원장으로 취임한 오병희 원장은 3일 오후 서울대 병원 암병원 강당에서 병원운영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오원장은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의료원으로서 교육, 연구, 진료 등 모든 영역에서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을 세계 수준으로 올려놓는 견인차역할을 수행해왔다”고 자평했다.
오원장은 특히 “미래의 의료상황은 노령화, 만성질환 증가 등으로 의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재정의 고갈과 의료의 질이 떨어질 것이므로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진단치료중심의 현재의 의료모델에 첨단기술 기반인 질병관리 및 예방프로그램을 융합한 새 패러다임, 요컨대 창조의료를 도입함으로써 지속발전 가능한 국가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오원장은 이를 위한 일환으로 서울대학교와 함께 융복합형 교육과 연구를 위해 관악캠퍼스 내에 2,000억원규모의 융복합연구병원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 정부와 사전교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오원장은 또 “흔히 서울대병원은 문턱이 높다는 말을 듣고 있는데, 공감을 통한 국민과의 소통강화로 눈높이를 낮추겠다”고 밝히고, “서울대병원은 국가병원이지만 국민 바로 옆에 있는 병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원장은 서울대병원이 흑자가 난 해는 손꼽을 정도라며, 아랍에미레이트, 카타르 등 돈은 있지만 의료기술이 낙후되어 있는 나라에 대한 의료기술 수출과 함께 기부금 유치 등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오원장은 또 “서울대학교는 정부기관으로서 30%는 국가가 지원하지만 70%는 자체조달하게 되어있다”고 말하고, “서울대병원이 매출액 대비 적자가 5%나 10%에 미친다면 정부가 지원해주어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며, 서울대병원의 진료비는 타병원에 비해 87%정도라고 밝혔다.
오원장은 서울대병원은 미얀마, 베트남, 카자흐스탄, 몽골, 피지 등 저개발 국가의 환자들을 위해 지원하고 있으나 한시적인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자체의료수준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들 나라들의 의사들을 불러 교육과 트레이닝을 시키고, 우리병원 의사들이 같이 현지로 가서 의료기술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오원장은 이와 함께 서울대병원은 그동안 희귀질환 환자 지원, 어린이 병원 진료 등 국민보건의료를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고 말하고, 서울대학교와 국가의료가 나아갈 방향을 협의해서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손색이 없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원장 기자간담회에는 김희중 서울대학병원 진료부원장, 정진호 기조실장, 문주영 행정처장, 방우석 홍보실장 등이 배석했다.
대구출신으로 서울의대를 나와 기조실장, 진료부원장을 역임한 오원장은 2005년부터 국내연구진으로는 최초로 ‘글로벌 최초 신약등록을 위한 다국가 제3상 임상시험’총괄연구책임자로 선임되어 새로운 고혈압 약제가 미국 FDA에서 허가를 받는 임상시험에 주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국내 임상연구 수준의 국제신뢰도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