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송년회와 각종 모임이 이어지는 12월, 통풍 환자들에게 경고등이 켜졌다. 과음과 기름진 음식의 과다 섭취는 통풍 발작을 촉발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관리가 미흡할 경우 만성 관절염과 신장 질환으로 악화될 위험도 크다. 특히 겨울철에는 혈액 속 요산 결정이 관절에 더 쉽게 침착해 증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풍은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 결정이 관절과 주변 조직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갑작스러운 관절통, 부기, 발적이 특징적이며 특히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손가락 관절에서 자주 발생한다. 통증은 대개 밤에 시작되며 손을 대기조차 힘들 정도로 심해 ‘출산 통증에 버금간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반복적인 발작이 이어질 경우 관절 변형과 통풍 결절이 생기고, 만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통풍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통풍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20년 46만8천여 명에서 올해 55만3천여 명으로 4년간 약 18% 증가했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12배가량 많으며, 비만·고령·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잦은 회식과 운동 부족 등의 영향으로 젊은 남성 환자도 늘고 있다.
전상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겨울철 찬 공기와 체온 변화는 요산 결정의 침착을 촉진해 염증과 통증을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발작 빈도가 점차 늘고, 장기적으로는 관절 손상과 신장 합병증 위험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통풍 발작의 주요 원인은 과음과 퓨린이 많은 음식이다. 맥주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술은 요산 배설을 방해해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인다. 내장류, 붉은 고기, 등푸른생선, 치킨 등도 퓨린 함량이 높아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일부 이뇨제, 저용량 아스피린, 결핵약 등도 요산 수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치료는 약물요법과 생활습관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 급성 발작 시에는 항염증제(NSAIDs), 콜히친 등으로 통증을 줄이고, 요산 강하제(알로퓨리놀·페북소스타트 등)를 장기 복용하며 요산 수치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통증이 있을 때만 약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전문의들은 “지속적인 관리가 통풍 결절과 합병증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조깅·수영·등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요산 감소에 도움을 주지만, 격한 운동은 오히려 요산 생산과 젖산 축적을 증가시켜 발작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단은 내장류·육류·등푸른생선 등 퓨린이 많은 음식과 액상과당 음료, 가공식품을 줄이는 대신 저지방 유제품, 곡류, 채소, 과일, 달걀, 해조류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요산 배출에 도움이 된다.
통풍 발작이 생겼을 때는 해당 관절을 심장보다 높게 올리고 얼음찜질을 하며, 가능한 한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 교수는 “통풍 관리의 핵심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식단 조절”이라며 “연말 술자리나 겨울철 환경에서도 요산 수치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발작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