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 설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랜만에 부모님과 마주 앉아 정을 나누는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다. 하지만 반가움도 잠시, 부모님의 걸음걸이나 표정에서 예전과 다른 불편함이 느껴질 때 자녀들의 마음은 무거워진다.
부천세종병원 정형외과·심장내과 전문의들과 함께 명절 기간 특히 주의해야 할 무릎 관절염과 심장질환에 대해 짚어봤다.
■ “걷는 속도 느려졌다면 의심”…무릎 통증과 퇴행성 관절염
고령의 부모님에게 가장 흔한 불편 증상은 무릎 통증이다. 70세를 넘기면 무릎이 전혀 불편하지 않은 경우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명절을 맞아 장을 보고 손님을 맞이하느라 평소보다 무릎 사용이 늘면 통증은 더욱 심해진다.
문제는 통증의 원인이 단순 근육통인지, 연골 손상이나 퇴행성 관절염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양쪽 무릎을 비교했을 때 아픈 쪽이 눈에 띄게 붓는다면 연골 손상이나 관절 내 염증을 의심해야 한다. 반면 활동 후 통증이 있다가 쉬면 호전되는 경우는 일시적 통증일 가능성이 크다.
주의해야 할 것은 퇴행성 관절염이다. 흔히 “무릎에 물이 찼다”고 표현하는 상태로, 관절액이 증가해 무릎 주변 압박감이 생기고 오금 저림이나 종아리 당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앉았다 일어설 때 옆으로 몸을 틀어 일어나거나, 통증은 심하지 않지만 무릎에 힘이 빠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대표적 증상이다. 병이 진행되면 무릎을 완전히 펴거나 굽히기 어렵고,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기가 힘들어진다.
최지원 정형외과 과장은 “어르신들은 자녀 앞에서 통증을 잘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님이 다리를 절거나 평소보다 걷는 속도가 느려졌다면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령 환자에서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라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한다. 다만 인공관절 수명이 10~15년인 점을 감안해 약물치료와 재활운동으로 조절이 가능하다면 수술을 늦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 과장은 “무릎 통증으로 활동이 줄어들면 허벅지 근력이 약해지고, 이런 상태에서 수술을 받으면 회복이 늦어진다”며 “70대 중후반이 인공관절 치환술의 적기로 본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에는 재활과 자세 교정이 필수다. 무리한 가사노동이나 장거리 여행은 피하고,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일상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특히 수술 전후 골다공증 관리가 중요하다. 뼈가 약하면 인공관절 고정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영이나 실내 자전거처럼 무릎 부담이 적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예방과 회복에 도움이 된다.
■ “흉통 30분 이상 지속되면 즉시 응급실”…명절 심장질환 경고
심장질환은 하루아침에 생기기보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같은 기저질환과 생활습관이 오랜 시간 누적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명절이라고 해서 특정 심장질환이 새롭게 생긴다기보다, 과식과 음주, 수면 부족, 활동량 감소가 겹치며 기존 위험요인이 표면화되는 경우가 많다.
장덕현 심장내과 과장은 “명절에는 기름지고 짠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며 “장기간 높은 콜레스테롤 상태가 유지돼 왔다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의해야 할 질환은 심근경색이다. 심장 혈관인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혀 심장근육 괴사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협심증 환자에게서 발생 위험이 높지만, 특별한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하기도 한다.
협심증은 주로 운동 시 가슴이 뻐근해지는 증상이 특징이다. 반면 급성 심근경색은 갑작스러운 흉통이 대표 증상이다.
장 과장은 “협심증 환자는 흉통 발생 시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투여하고 5분 내 호전이 없으면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며 “병력이 없는 사람도 30분 이상 흉통이 지속되면 지체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혈압 조절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운 날씨에 과도한 활동을 하면 대동맥 박리 같은 중증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장시간 차량 이동으로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하지정맥 혈전이 생겨 폐색전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결국 해답은 ‘평소 관리’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꾸준히 관리하고, 복용 중인 약을 거르지 않으며, 기존 생활 리듬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전문가들은 “명절의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건강관리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부모님의 걸음걸이와 표정, 작은 증상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큰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올 설 명절, 반가운 인사와 함께 부모님의 건강도 한 번 더 살펴보는 세심함이 필요한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