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둘째 주는 ‘세계 녹내장 주간’으로 녹내장의 조기 발견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다. 녹내장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질환이다.
녹내장이라는 명칭 때문에 “눈 색이 녹색으로 변하는 병”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용어의 어원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녹내장은 눈 색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다만 일부 급성 형태에서는 안압이 갑자기 크게 오르며 각막이 부어 뿌옇게 보이거나 빛이 번져 보이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녹내장은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 결손이 생기는 질환이다. 특징적인 시신경 형태 변화와 함께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기능적 이상이 동반되고, 한 번 손상된 시야는 회복이 어려워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녹내장은 되돌리기 어려운 시력 손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황형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는 만성 질환으로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거의 없다”며 “증상이 느껴질 때는 이미 시야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녹내장의 원인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형태는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으로, 눈 속 액체(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의 저항이 증가해 안압이 오르거나, 혹은 안압이 높지 않아도 시신경 손상이 진행되는 형태다. 이 외에도 방수 배출 구조가 갑자기 막혀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급성 폐쇄각 녹내장,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 폐쇄각 녹내장,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과 관련된 녹내장, 백내장·포도막염·당뇨망막병증 등 다른 안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이차성 녹내장 등이 있다. 드물게는 영유아기에 발견되는 선천 녹내장도 나타날 수 있다.
녹내장의 가장 큰 특징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방각 녹내장은 시신경 손상이 서서히 진행하면서 주변 시야부터 좁아지고, 중심 시력은 말기까지 비교적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이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시야가 상당히 좁아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 진행되면 계단을 헛디디거나 주변 사물을 자주 놓치고, 운전 중 표지판이나 신호를 놓치는 일이 늘어나는 등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급성 폐쇄각 녹내장처럼 일부 형태는 갑작스러운 눈 통증, 두통, 시력 저하, 빛 번짐(무지개처럼 보임), 심한 충혈, 구역감 등이 동반될 수 있어 빠른 평가가 필요하다.
황형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양쪽 눈에 모두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진행 속도가 서로 달라 덜 손상된 눈이 시야를 보완하면서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야 결손은 한 번 발생하면 회복이 어려운 만큼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녹내장은 안압만으로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기본 진료에서 의심되면 시야 검사를 통해 시야 손상 정도를 평가하고, 시신경 사진 촬영과 망막신경섬유층 평가, 광간섭단층촬영(OCT) 등을 통해 구조 변화를 확인한다. 경우에 따라 눈의 방수 배출 구조를 확인하는 검사, 각막 두께 측정, 안압의 변동 양상을 보는 추가 검사가 시행될 수 있다. 최근에는 OCT 혈관조영검사(OCTA) 등으로 시신경 주변 혈류 정보를 보조적으로 참고하기도 한다.
치료는 녹내장의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는 점안약을 사용해 안압을 낮추는 약물 치료다. 약물만으로 안압 조절이 충분하지 않으면 레이저 치료로 방수 배출을 돕거나, 수술을 통해 안압을 낮춘다. 최근에는 회복 부담을 줄이기 위한 최소 침습 녹내장 수술 등 치료 선택지도 다양해지고 있다.
녹내장 치료의 목표는 ‘완치’보다는 진행을 억제해 시야를 보존하는 것이다. 조기에 발견해 안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발견이 늦을수록 시야 손상이 누적돼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황형빈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녹내장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되기 쉬운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치료하면 시야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며 “40세 이상이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