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맥고혈압(PAH) 환자단체들이 고가 혁신치료제 ‘윈레브에어(성분명 소타터셉트)’의 건강보험 등재 지연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부와 제약사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했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공동성명을 통해 “중증 희귀질환 환자에게 치료 지연은 곧 생존 가능성 감소를 의미한다”며 “시범사업 대상 약제임에도 급여 절차가 멈춰 있는 상황은 제도 취지를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폐동맥고혈압은 폐혈관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폐혈관 저항과 폐동맥압이 상승하고, 결국 우심실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히 호흡곤란과 운동 제한이 심해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운 환자들에게 치료 시기는 예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문제가 된 ‘윈레브에어’는 폐혈관 재형성에 관여하는 액티빈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로, 기존 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평가된다. 해당 약제는 2024년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았으며, 국내에서도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돼 2025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다.
그러나 환자단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상정조차 이뤄지지 않아 건강보험 등재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시범사업은 허가 이전부터 평가와 협상을 병행해 등재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환자단체는 특히 경제적 부담 문제를 강조했다. ‘윈레브에어’는 환자 1인 기준 월 약 1천만~1천3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치료제로, 급여 적용이 지연될 경우 환자가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는 것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분석에 따르면 국내 희귀질환 치료제는 식약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적용까지 평균 2년 11개월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환자들은 치료제를 알고도 사용하지 못하거나, 막대한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다.
환자단체는 “시범사업 대상 약제조차 초기 단계에서 멈춰 있는 현실에서 정부가 밝힌 ‘급여 평가 100일 단축’ 정책은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2026년 1월 ‘희귀·중증난치질환 지원 강화방안’을 통해 평가 및 협상 기간을 100일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정부에 대해 “급여 지연의 원인을 명확히 공개하고, 멈춰 있는 절차를 즉시 정상화해야 한다”며 “‘윈레브에어’의 건강보험 등재를 지체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제약사 책임도 함께 지적했다. 환자단체는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선정된 이후 자료 제출이나 협상 대응이 지연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며 “환자의 절박한 상황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서는 안 되며, 합리적인 재정분담 방안과 신속한 자료 제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단체는 끝으로 “신약은 중증 희귀질환 환자에게 생존과 직결된 치료 수단”이라며 “치료 접근 지연으로 환자가 기회를 상실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