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와 대한병원협회간 신경전이 '진실공방'으로 전이되는 양상이어서 의료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3일 대한병원협회 김윤수회장이 회원들에게 보낸 서신 가운데 의협 관련 내용의 상당부분이 '거짓'이라며 조목조목 반격하는 자료를 배포(아래 병원협회 김윤수 회장의 허위 주장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입장 전문 참조)했다.
의협은 공식 입장을 통해 "그 동안 병원협회 지도부의 망언에 대해 인내해 왔으나 병원협회 김윤수 회장의 고의적인 거짓 주장은 의사들의 정당한 투쟁을 방해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고, 병원협회 김윤수 회장에게 즉시 허위주장을 바로잡고 허위주장을 담은 서신을 발송한 사실에 대해 공개사과할 것을 엄중히 요청한다"고 촉구하고 "요청을 이행하지 않을 시 허위의 사실을 담아 서신을 보낸 김윤수 회장을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묻는 등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의료계의 한 원로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병협이 너무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의협 또한 병협을 의사단체가 아니라 경영자 모임이라는 등 포용하지 않은 면도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하고,지금은 모두가 한마음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하는 만큼 누구 탓을 떠나 허심탄회하게 양측이 대화를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 원로는 "병협은 의협이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찬물을 끼얹는 언행이나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고 말하고 "의협도 병협 회원 모두는 의료인이 아닐지 모르지만 소속된 인원 대부분은 의사인 만큼 너무 자극적 표현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로는 특히 양측이 진흙탕 싸움을 하면 '잘못된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운 만큼 '최고의 가치'를 위해 양측이 지혜를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병원협회 김윤수 회장의 허위 주장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입장 전문
첫째, 김윤수 회장은 “그 동안 병원협회는 의협의 비상대책위원회의 이해관계와 다른 부분을 제외하고 수가결정구조와 수가문제 등 공통분모를 찾아 공동 투쟁할 것을 제의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하여 투쟁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병원협회는 우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에 공동투쟁할 것을 제의한 사실도, 협의를 한 사실도, 그리고 불참하기로 결정한 후 이를 통보한 사실도 없습니다. 오히려 우리협회가 비상대책위원회에 공동참여할 것을 제안하였고 병원협회는 참여의사를 밝혀왔을 뿐 단 한 차례도 회의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김윤수 회장은 서신에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와 노환규 회장은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을 의료민영화 및 영리화라고 주장하면서 조건부 의료파업을 선언하였지만 대통령 및 복지부가 강력한 의료활성화를 주장하자 5일만에 조건부 파업을 취소하고 복지부에 협상카드를 내밀었습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김윤수 회장의 주장과 달리 우리협회 비대위와 노환규 회장은 정부의 정책이 의료민영화라는 주장을 한 사실도 없고, 5일 만에 조건부 파업을 취소한 사실도 없습니다. 이 또한 허위 주장입니다. 우리협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원격의료의 전면허용 저지, 영리병원 추진 저지, 그리고 비정상적인 건강보험제도의 근본적 개혁 등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위 총파업 출정식에서 투쟁계획을 결의한 바 있고 이에 대해 조금의 변동사항도 없으며 우리협회 비대위는 성공적인 투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협회가 의료민영화를 주장했다는 김윤수 회장의 주장과, 우리협회가 조건부 파업을 선언한지 5일만에 이를 취소했다는 김윤수 회장의 주장은 모두 터무니 없는 거짓 주장입니다.
셋째, 김윤수 회장은 우리협회가 조건부 파업을 5일만에 철회했다는 거짓주장을 펼치며 지난 번 포괄수가 반대투쟁 때에 파업을 선언하였다가 취소한 것과 같은 모습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번 포괄수가 반대투쟁 때에는 20여개에 이르는 각과 개원의사회 중 포괄수가제가 해당되는 안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외과 개원의사회에서 ‘비응급수술에 한하여 일주일간 수술을 연기’하는 것을 결정하였을 뿐 파업을 선언한 사실이 없습니다. 더욱이 당시 ‘일주일 수술연기’ 결정을 철회하게 된 배경은 4개과를 제외한 다른 개원의사회의 관심이 적었고, 4개과 중에서도 안과를 제외한 다른 진료과의 호응이 적거나 특히 이비인후과, 외과 개원의사들의 수술비율이 너무 낮아 안과만의 단독 투쟁이 될 가능성이 높아 첫 투쟁을 실패로 끝내지 않기 위해 집행부와 각의사회장이 함께 모여 어렵게 철회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었습니다.
병원협회는 병원을 대표하는 단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병원의 약 20%만이 회비를 내고 있는 활동회원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욱이 병원협회는 병원의 경영자들의 모임이므로 다수의 비의료인들이 회원으로 참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병원협회를 대표성 있는 의료인 단체라고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사정이 그러할지라도, 병원협회는 대다수 대학병원들을 비롯한 규모 있는 의료기관들의 대표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병원협회를 비록 의료인 단체 혹은 의사단체라고는 할 수 없으나, 회원들의 다수가 의사임을 감안할 때 병원협회의 대표는 발언에 매우 신중해야 할 것이며 그의 주장은 오로지 사실에 입각한 진실된 주장이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협회는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핸드폰 진료의 전면허용과 사무장 병원을 활성화하는 것과 다름없는 투자활성화대책 등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을 막아내고, 비정상적인 잘못된 건강보험제도를 올바르게 바꾸기 위해 총력을 모아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 투쟁에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대다수의 의사들도 참여 중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병원협회에서는 지난 2014. 1. 14 기자회견에서도 “의협의 논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누가 지지하겠나”, “의사협회의 투쟁 실패하게 되어 있다” 등의 망언을 서슴지 않으며 마치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말들을 쏟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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