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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성모병원에 희망 주고 세상 떠난 러시아 화가 화제

“그가 남기고 간 그림이 큰 힘이 되고 희망이 됩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어요.”
인천 서구에 위치한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한 한 환자의 말이다.


화가가 남기고 간 생애 마지막 작품인 벽화가 잔잔한 희망과 감동을 주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러시아 극동 지방의 최대 도시인 하바롭스크의 유명 수채화가 타물예비치 브로니슬라프씨. 브로니슬라프씨는 하바롭스크시에서는 처음으로 전시회 디자인을 시도하고 지역 내 각종 박물관 및 미술관에 작품을 출품한 화가로 지역 내 미술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말 러시아의 한 병원에서 림프종 의심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더 이상 치료가 무의미하다’며 치료할 수 없다는 의료진의 설명에 그는 가족과 함께 한국행을 택했다. 이에 한국의 병원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그와 가족들은 인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로 했다. 지난 4월 22일 치료를 위해 한국에 입국한데 이어 4월 24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을 방문한 브로니슬라프씨는 정밀 검사 결과 몸의 여러 곳에 암 세포가 전이된 림프종 4기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주치의인 황도유 교수(혈액종양내과)는 가족과의 상담을 통해 최선의 치료를 다해보기로 결정했고 5월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그는 국제성모병원에서 3개월 동안 암투병 생활을 하면서 같은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호스피스 병동 환우들도 본인과 같은 처지에 놓인 것을 안타까워했다. 병상에서도 가끔 드로잉을 하던 브로니슬라프씨는 본인이 가진 재능을 통해 삶의 마지막에서 품위 있는 죽음을 맞는 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항암치료가 진행되는 동안 호스피스 병동의 한쪽 벽면 전체에 희망을 전달하기 위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항암치료로 몸이 힘들어도 그의 붓은 힘차게 움직였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는 그의 아내와 아들이 벽화 작업에 함께했다. 마침내 호스피스 병동의 벽화는 지난 7월 23일 완성됐다. 하지만 그는 벽화의 물감이 채 마르기도 전인 7월 31일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의 나이 만 60세. 국제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의 벽화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된 것이다.


이를 추모하기 위해 국제성모병원 원목실 김현석(야곱) 신부는 브로니슬라프씨의 가족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함과 동시에 벽화 앞에서 추모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국제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 장정화 수간호사는 “투병 중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작업을 한다는 게 힘들었을텐데 가족들과 함께 끝까지 그림을 완성시킨 그의 열정에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영인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장은 “그가 남기고 간 벽화는 우리 병원을 찾는 모든 환우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주게 될 것” 이라면서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며 그의 숭고한 봉사와 사랑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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