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세대학교 보건 행정학과 정형선 교수가 맡은 보건복지부 용역 연구 “적정 의사인력 및 전문 분야별 전공의 수급추계 연구” 결과가 언론에 발표되면서 이를 반박하는 성명이 나오는등 후폭풍이 예상외로 커지고 있다.
특히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정교수의 연구 결과는 중소병원협회의 의사 증원 요구와 그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정형선 교수의 주장이 현 의료현실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며 조목 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병의협은 정형선 교수가 201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수가 1.99명이며 0ECD 평균인 3.1명과 단순 비교하여 의대 정원을 20% 증원하여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며 반박했다.
또한 고령화를 고려한 의료 서비스 수요를 측정하겠다며 “작업부하량 접근법”, “노동시장 관점 분석”이라는 난해한 통계분석 방법을 자의적으로 사용하여 계산한 뒤 의료인이 부족하다는 주장의 또 다른 근거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병의협은 2012년 OECD보고서는, 국민 1000명당 의사 수는 한국이 2004년에 1.6명에서 2010년 2.0명으로 0.4명 증가하였으며, OECD 평균은 2004년에 2.9명에서 2010년 3.1명으로 0.2명 증가하였음을 명시하고 있다며 정교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따라서 현재의 증가속도만으로도 향후 15년 후에는 1000명당 3.5명이상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의료인 공급상태가 올 것임은 초등학생이라도 산술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의협은 "의료인을 양성하는 데는 평균 10년이 소요된다. 따라서 지금 의대정원을 늘리는 것은 10년 뒤에 닥칠 의료인 과잉공급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만을 낳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 따라서 향후 의료인이 부족해서 의과대학 정원을 20% 늘려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그 근거가 매우 빈약하다."고 거듭 반박했다.
병의협은 또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도 문제 삼았다.
정교수가 한국의 의사 수 증가속도가 OECD 평균의 2배 이상으로 세계 최고인데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는 것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총 숫자가 작아서 비율이 높게 나오는 것 뿐”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대답한 것과 관련, "참으로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힌다"고 말하고 "한국 의사가 1000명당 0.4명 증가하고, 같은 기간 OECD 평균이 1000명당 0.2명 증가하였다는 것은 비율이 아닌 절대 수치의 비교이다. 정형선 교수가 뭔가 크게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라고 꼬집었다.
병의협은 보건의료서비스는 일반 시장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속성 중에 하나로서 모든 보건의료 교과서의 서두에 제시되는 것이 “정보의 비대칭성” 및 이로 인한 “공급자 유인수요(supplier-induced demand)”이다.
이러한 보건 의료서비스의 근본 속성 때문에 의사의 과잉공급은 국민 의료비 증가 및 건강보험재정 압박의 원인이 될 수 있어, 1980년대부터 OECD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의대입학정원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들 국가들에서는 의사들의 협박에 굴복하여 정원 증가에 인색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병의협은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인구 증가율은 2006년부터 2009년 3년간 0.3%로 세계인구증가율 1.2%의 1/4수준이며 2020년에는 -0.02%의 감소세로 접어들고, 2030년에는 -0.25%로 더욱 빠른 감소세를 보여, 세계에서 네번째로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는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교수의 이를 왜곡했다는 것이다.
병의협은 특히 단순하고도 직관적인 자료가 다수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근거도 신뢰도도 통계적 유의성도 뚜렷하지 않은 “작업부하량 접근법”, “노동시장 관점 분석” 따위의 분석방법으로 의료서비스 수요를 예측하겠다며 불필요한 통계작업을 할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공신력 있는 “인구수 변화율”을 먼저 찾아보고 “의사수 증가율”과 비교해 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