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보다 빨리 찾아온 동장군. 전문가들은 독감 예방 접종을 서두르라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독감은 전염성이 강하고,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어린이, 심폐질환, 당뇨, 응고장애, 만성신장질환, 면역억제질환 등을 앓고 있는 사람이 걸리면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이 증가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청심국제병원 내과 김연경 과장은 “예방접종은 어린이만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쉬운데, 성인 예방접종도 필요하다”며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당뇨, 천식 등 만성 질환을 앓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독감 백신 등 유행성 질환에 대한 성인 예방접종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독감 백신을 접종하기 위해 보건소나 병의원을 찾은 의료소비자들은 최근 헛걸음 하기 일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중에 독감 백신의 재고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 경기 등 일부 병.의원의 경우 접종하는 곳도 없지 않지만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잇는 보건소 등은 언제 물량이 입고 될지 기약도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방의 경우 이같은 백신 품귀현상은 더욱 심해,급기야 대한의사협회가 나서 백신 생산업체인 녹십자 등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생산 및 수입 공급 업체들의 답변은 한결 같다. "재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지난 10월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김성주의원은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 최근 3년간 약 1천만명분, 700억원의 독감 백신이 폐기(아래 표 참조) 되는 등 백신의 수급 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재작년과 작년에도 각각 2천만명 분의 독감백신이 국내에 도입됐지만, 이 중 1/5인 400만명 분의 독감백신이 해마다 버려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왜 품귀현상이 일어나는등 독감 백신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가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생산 업체의 임원은 "올 독감 백신의 조달가격은 1개당 7479원으로 지난해보다 1100원쯤 올라 시·군·구의 구매 물량이 줄었다. 제약업체들은 1769만명분을 공급해, 지난해 보다 약 20% 중어든 444만명분을 생산 공급 했다"고 밝혔다. 공급량이 줄었기 때문에 '일시적 품귀'는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독감백신 공급 절대량은 줄었지만 예년 사용량과 비교할때 큰 차이가 없어 백신의 품귀현상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 이관계자의 진단이다.
이관계자는 "독감 백신은 2009년 신종플루 유행 이후 지난해까지 공급 과다 상태였다"고 말하고 "백신은 유효기간 1년을 넘기면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 및 수입 공급 업체가 매년 손해를 감수하면서 까지 물량을 풍부하게 공급할수는 없는 애로 사항이 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최근 5년간 독감백신 도입폐기 현황(김성주의원실 집계) (단위 : 도즈) 제조·수입사 출고량 12-13절기 11-12절기 10-11절기 09-10절기 08-09절기 계 20,374,554 19,461,579 16,404,650 10,980,890 13,036,150 ㈜녹십자 5,592,000 4,870,000 4,270,000 2,200,000 940,000 ㈜보령바이오파마 2,870,000 2,576,000 1,968,000 46,000 1,050,000 SK케미칼㈜ 5,030,000 2,200,000 4,626,000 4,084,000 2,800,000 ㈜LG생명과학 1,310,664 1,016,100 822,282 - 337,420 ㈜한국백신 2,654,520 3,550,020 2,586,568 1,570,700 3,467,980 동아제약㈜ 243,000 369,080 481,000 422,190 715,170 베르나바이오텍코리아㈜ 1,150 499,350 150,800 810,070 711,990 CJ주식회사 - - - - 1,000,000 글락소스미스클라인㈜ 1,003,220 804,779 - 247,930 963,590 사노피파스퇴르㈜ 1,500,000 1,200,000 1,100,000 1,600,000 1,050,000 한국노바티스㈜ 170,000 2,376,250 400,000 - - 폐기량 약 4,000,000 약 4,000,000 약 2,000,000 - 약 2,000,000
한편 일부에선 일부 독감백신 도매상이 일반 병의원 접종시 가격 폭등을 노리고 사재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품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의구심은 기우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독감백신의 경우 유효기간이 1년 이고,12월이면 접종을 모두 마쳐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뱃심이 좋은 도매상이라도 재고 물량을 안고 가격이 폭등할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 마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진단이다.
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출하 승인을 한 올 독감 백신은 지난해 공급량 2213만도즈보다 20% 감소한 1,769만도즈지만, 의료소비자들이 접종을 못할 정도의 부족분이 아니기 때문에 시중에 품귀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경우 '안전과 백신 수급 관리' 차원에서 생산 및 공급 업체와 도매상 등을 대상으로 '유통 등 전수 조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